결실의 계절 가을을 만끽하는 이들이 있다면 농민들일 것이다. 봄,여름내내 구슬땀을 흘리며 애지중지 가꾸어온 오곡백과를 추수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가을 농민들의 표정은 예년의 밝은 표정이 아니다. 지난 여름 태풍 한번없이 순조로운 날씨속에 풍년의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으나 쌀값 하락 소식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 까닭이다.
가뜩이나 정부의 양곡보관창고에는 수년된 묵은 쌀들이 그득한데다 해외 쌀수입마저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이고 보니 올가을 우리 농민들이 애써 가꾼 우리 쌀의 수매가격이 떨어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정상 수매가격으로 되팔아도 농약값이니 인건비니 빼고나면 근근히 자녀학자금 대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정부수매가격이 하락한다면 정말 적자농사가 아닐 수 없다. 더욱이 여름내내 흘린 땀방울은 누구한테 보상받을 수 있을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다 요즘 경주에 있는 한 시골에서 겨우 농삿꾼으로 자리를 잡은 김주호(38) 씨는 초보 농삿꾼의 결실을 앞두고도 한숨으로 고개를 떨군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의 학원비라도 내야 할텐데 시중 쌀값으로는 풍년농사속 흉년이 되어버린 느낌이란다.
김 씨처럼 그래도 대부분의 농삿꾼들은 농삿일을 천직으로 알며 정부가 어떤 대책을 세워주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졸이고 있으나 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정부나 정치인들의 소식은 연일 수백억을 부정대출했느니, 권력형비리니 하는 정말이지 속터지는 소리만 가득하다.
도대체 국민없는 정부가 어디있으며 농사꾼 자식아닌 국민이 또 어디있겠느냐는 것이 정국을 바라보는 이들 농민들의 푸념이다.
농민이 믿을 수 있는 안정된 정부, 거짓이 없는 땅의 진실이 현실화 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언제 이룩될 것인지 그들은 오늘도 허공을 바라보며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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