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명 데리고 수업을? 꿈만 같다"

앞으로 30명, 20명으로 줄여나가야 한다

등록 2001.10.08 16:07수정 2001.10.0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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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중간고사가 시작되었다. 교실에 들어가서 빨리 조례를 하고 감독하기 위해 시험지와 답안지를 가지고 3학년(고등학교) 6반 교실에 들어갔다. 평소에 1주일에 한 시간씩 수업을 들어가는 반이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답답함이 순식간에 느껴졌다.

교사가 간신히 교탁 있는 곳까지 걸어갈 정도로 아이들이 빽빽하게 시험대형으로 앉아 있었다. 수업을 할 때에는 네 개 분단이 6줄 내지 7줄로 앉아서 잘 몰랐는데, 시험을 보는 오늘은 6줄로 8명 내지 9명이 앉아서 칠판 바로 앞까지 앉아 있었다. 정원이 50여명이기 때문에 그렇게 앉을 수밖에 없다. 아이들도 나도 긴장감 속에서 50분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책상 위에 있는 교원공제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을 보았다. 2면에 한 학교의 담임 선생님이 95명이나 되는 반 학생들과 소풍을 끝내고 학교 연못가에서 찍은 옛 사진이 실려 있었다.

거짓말 같다.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다닐 때의 학생 수는 70명 정도로 기억한다. 1975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의 학생 수는 63명이었다. 처음 교편을 잡았을 때가 1989년인데 56명이었고, 올해 2001년에는 47명이다. 그것이 내년부터는 전국이 모두 35명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믿기 어려운, 정말로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1975년부터 1989년까지 14년 동안 학급 인원은 7명이 줄어들었다. 1년에 0.5명이 줄어든 셈이다. 1989년부터 2001년까지 12년 동안 9명이 줄어들었다. 1년에 0.75명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현재 47명이 내년에 35명이 된다니 1년에 12명이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학교 건물도 여기저기에 짓고 예산도 모두 확보되었다고 하고 교원도 2만 명 정도 충원한다고 하니 이번에는 확실히 그렇게 되는 것인가 보다. 그 동안 숱하게 학급당 인원 감축을 선거 때마다 교육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제대로 된 적이 거의 없어 이번에도 나는 여름에 처음 발표했을 때에 믿지 않았었다.

학급당 인원 감축에 대해 모두가 동감하면서도 너무 급하게 서두른다고, 그래서 많은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높다.


맞는 말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1975년부터 2001년 올해까지 26년 동안 16명이 줄어들었다. 1년에 1명도 안 되는 셈이다. 그런데 내년 2002년까지 1년 동안에 12명에서 15명까지 줄인다고 하니 졸속 행정이라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줄여나가자는 견해가 설득력을 갖는 것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수많은 교원 가운데 한 사람인 나의 견해는 그 의견에 대해 수긍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좀 부작용이 초래되더라도 이렇게 대폭 인원을 줄여나가는 것이 교육에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13년 째 교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교육 개혁의 알파요 오메가는 학급 인원 대폭 축소라고 늘 생각해 왔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느 교육부 장관이 학교 교사와 학원 강사를 비교하여 학원 강사가 학교 교사보다 실력이 뛰어나고 공부도 많이 한다고 발언한 것이 큰 문제가 된 적이 있다.

난 그 말을 듣고 먼저 학급 인원이 머리에 떠올랐다. 아이들 말을 들어보면 보통 학원의 한 교실 정원이 10명에서 20명이라고 한다. 학교는 그 두 배가 넘는 50여 명이다.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 아니겠는가?

학급당 학생 수가 35명이 되면 교육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있으리라 본다. 학생들과 교사와의 접촉이 지금보다 한결 많아져서 학습 효과가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이다. 담임 교사나 혹은 교과 선생님이 학생들과 만나는 시간이 많아지고 좀더 긴밀하게 이야기를 나누게 될 것이다.

생활 지도라든지, 성적에 관한 상담이라든지 정신적인 부담이 훨씬 적어지고 효율적으로 다양하게 지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네 개 분단이 여섯 내지 일곱 줄로 되어 있는 구조가 세 개 분단이 여섯 줄로 되는 구조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수업 시간에 그 동안 많은 학생수로 거의 불가능했던 토론 수업, 발표 수업 등이 지금보다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그리고 현재 엄청난 양 때문에 제대로 하기 힘든 수행평가가 한결 깊이 있게 객관적으로 잘 되리라 본다.

그리고 정기 시험 때에도 감독이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현재 한 줄에 8∼9명씩 6줄로 된 시험대형이 앞으로는 한 줄에 7명씩 5줄로 변화하게 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시험 볼 때에 문제가 되고 있는 커닝이 근본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현재 50여 명이 반 인원이기 때문에 뒤에 앉아 있거나 옆 가장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수업 시간에 다른 데 정신을 파는 경우가 많다. 교사의 눈길이 그곳까지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수업할 때에 이동하면서 가르치는 교사의 경우 양 옆 가장자리는 갈 수가 없다. 두 개의 양 옆 분단이 교실 양 옆에 밀착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 개 분단으로 되면 자유롭게 이동할 수가 있어 그만큼 수업할 때의 학습 지도가 용이하게 된다.

학생들과 같이 있으면서 어려운 경우 가운데 하나가 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할 때이다. 단체 활동을 하러 먼 곳으로 갈 때에 버스를 이용하는데, 지금까지 늘 문제가 되는 것이 한 차에 한 반이 전부 타지 못하게 돼 꼭 아이들 말로 '짬뽕차' 혹은 '잡차'라는 버스를 타는 인원을 정하는 일이다.

대부분 그 차를 타지 않으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제비뽑기를 하여 억지로 몇 명씩 그 차에 보내곤 했다. 아이들도 담임도 그럴 때에는 정말 괴로웠는데 내년부터는 한 차에 한 반이 다 탈 수 있어서 매년 되풀이되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학급당 학생 수가 35명으로 대폭 줄어든다고 해서 우리나라 교육에 별천지가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일선에서 일하는 교사들의 일이 지금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배전의 노력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가만히 앉아서 '뭔가가 달라지겠지'라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될 것이다. 여러 외적인 환경이 변화된다고 하더라도 궁극적으로 열매를 맺는 것은 바로 일선 교사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기 때문이다.

집 옆에 한 고등학교가 있는데 몇 달 전부터 걸려 있는 플래카드가 오늘도 나의 눈길을 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명의로 된 플래카드이다.
"학급당 학생 수를 반으로 줄이면 4배로 사랑을 줄 수 있습니다."

내년에 35명이 된다고 해서 다 끝난 것이 아니다. 더욱 알찬 공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30명, 아니 20여명으로 인원을 줄여나가야 한다. 위의 글귀처럼 반으로 줄이면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지금의 4배가 넘을 것이다.

그럴 때에 문제가 되고 있는 공교육의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위기가 많이 해소될 것이다. 교육을 중요시하고 관심을 갖는 많은 관계자들이 핵심적인 이 문제 해결에 교육개혁의 사활을 걸고 매진해주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내년이 기대된다. 내 생애에 35명 데리고 수업할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다. 아이들과 많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려 한다. 따뜻한 사랑도 많이 주려고 한다.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든 만큼 아이들에게 그만큼 여러 가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덧붙이는 글 내년이 기대된다. 내 생애에 35명 데리고 수업할 수 있게 되다니 꿈만 같다. 아이들과 많이 만나서 이야기 나누려 한다. 따뜻한 사랑도 많이 주려고 한다. 학생 수가 많이 줄어든 만큼 아이들에게 그만큼 여러 가지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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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즈음 큰 기쁨 한 가지가 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마이뉴스'를 보는 것입니다. 때때로 독자 의견란에 글을 올리다보니 저도 기자가 되어 글을 쓰고 싶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우리들의 다양한 삶을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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