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 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유명한 속담이 있다. 최윤희 씨의 글을 읽다보면 천냥빚을 한마디 말로서 갚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바로 '그녀'라는 생각이 든다.
카피라이터 출신인 최윤희 씨의 <고정관념 와장창 깨기>는 막힘이 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이 남겨 놓고간 여운과 물결치는 감동의 파장은 예상외로 길게 가슴속에 남았다.
책 소개를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편의상 책을 크게 두 분류로 구분해 보자. '내용이 다소 어려워서 끙끙거리면서 읽었지만 결국엔 진한 감동을 주는 책'과 '웃으면서 쉽게 책장을 넘겼지만 쉽사리 잊혀지지 않는 책'으로 말이다. 이렇게 단순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책을 구분해 놓고 보면 당연히 이 책은 후자쪽에 포함될수 있는 책이다.
통통 튀는 '아줌마'의 튀는 이야기
버리고 싶어 몸부림치지만 쉽사리 버려지지 않는 것이 인간이 자신의 내면에 깊숙이 숨겨둔 고정관념일 것이다. 그렇다면 고정관념이 무서운 이유가 뭘까. 이 책을 선택한 동기가 바로 이 질문에서 비롯되었다.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고 있는 고정관념이 무엇인지를 알면서도 쉽사리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한 '그 자체'가 고정관념이었다는 사실을 이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와 같은 논리로, 자신의 성격탓에 고정관념인 줄 알면서도 그것을 과감하게 깨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런 분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우화같은 실제이야기 즉, 작가가 생활 속에서 경험한 삶의 이야기와 작가의 주장이 어우러져서 묘한 하모니를 이루고 있는 책이다. 작가는 '당돌'하게도 자신은 어떤 사람과도 금세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작가의 이런 호언장담을 보면서 처음에는 '이 사람 지금 제정신인가. 그렇게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하는 의심부터 해 보았다.
그러나 뒤늦게 내린 결론은 '거짓말이어도 좋다. 이 사람이 한 말이니 무조건 믿어보자'라는 방향으로로 생각을 돌리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느낀다. 그의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최윤희 씨는 한때 소극적이고, 조용한 성격을 지닌 평범한 주부였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그녀는 생각 하나를 바꿈으로서 인생 전체를 바꾼 이 시대의 성공한 커리어 우먼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녀가 그렇게 성공하게 된 비결이 고정관념을 완전히 버렸기 때문만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그녀가 고정관념을 버리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일 것이다.
문체에서 묻어져 나오는 고정관념의 '탈피'
이 책을 읽다보면 내용도 내용이지만, 통통 튀는 문체의 화려함과 기발한 발상을 보면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이런 내용을 어떻게 하면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녀의 직업이 카피라이터였기 때문일까.
'당신을 3청교육대로 보내라'(126쪽)라는 제목의 글은 무심코 보면 지극히 '선동적'이다. 그렇다고 이 글의 내용이 그 무시무시했던 5공시절의 '3청 교육대'를 일컫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한자의 맑을 '청'을 이용한 언어유희의 일종인 것이다.
이런 언어유희는 단순히 문장을 그럴 듯하게 꾸민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한 위치에 적절히 내려앉음으로서 문장 전체를 흔들리거나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다. 작가가 이런 문장을 구사하기까지는 수많은 책을 읽고, 사색에 빠져 본 노력의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작가의 '자유로운 사고'에서 비롯된 생활 습관이 그런 글을 쓸 수 있는 힘에 한몫 거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정관념을 그냥 깨는 것도 아니고, '와장창' 깨자고 주장하는 작가의 주장이 강하면서도 반면에 그에 따른 거부감이 크지 않은 것은, 모든 사물을 한번쯤 뒤집어 생각해보고 돌려 생각하는 과정 속에서 '중심'을 찾아내는 작가의 사물과 인간에 대한 '공감력'이 크게 작용 때문이라고 생각한 때문이다.
책의 말미에는 경향신문 유인경 기자가 작가에 대해 써놓은 글이 눈에 들어 온다. 유 기자는 작가의 문체에 대해 "로맨틱하면서도 산뜻한 문장들, 활어처럼 펄펄 뛰는 생동감이 느껴진다"고 평가한다.
아무튼 이 책을 내 나름대로 규정해 본다면 여자친구와 커피 한잔 마시는 자리에서 슬며시 선물하고 싶은 책이다. '작가 같은 생각을 가진 여자가 바로 내 스타일 이야'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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