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YS 회동, '회춘'의 서곡인가

"연말쯤엔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 김종필 명예총재의 언중유골?

등록 2001.10.08 22:01수정 2001.10.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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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에 이어서, 이달 7일 밤에 한 시간 가량 김종필 씨와 김영삼 씨의 회동이 있었다.

회동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연말쯤엔 정치권에 지각변동이 있을 것..." 이라면서 미소짓는 김종필 씨의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이에 대해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를 잠식시킬 것으로 예상하면서 지켜보는 형국이고, 한나라당은 애써 태연한 척하는 모습들이다. 그러나, 몇 가지 측면에서 그 정치적 영향력의 무게는 배제할 수 없다.

실패한 전직 대통령과 노쇠한 구세대의 인물로 국민들의 마음 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는 김종필 씨의 회동이 그토록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두 사람은 이미 지난 1992년 대선에서 공조하여 대권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그런 경험은 이후 상처를 주고 받으며 결별했던 과거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에게 희망적인 요소이다.

수십년 동안 정치권에 몸담은 이들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이고,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될 수 있다'는 냉정한 정치논리를 어느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공동운명체적 정서를 가지고 있다.

최소한 대선후보를 내고 당선까지 이끌지 못하더라도 대한민국 현대정치사를 이끌어 온 3김의 위력은 한 사람을 떨어뜨릴 수는 있는 힘을 갖고 있기에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다.

둘째, 김영삼 씨의 모습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국당에 대한 암묵적인 묵인의 모습이 그리 큰 역할을 못하고 오히려 한나라당의 약진을 가져왔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김영삼 씨가 단지 뒷전에서 미소만 짓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정치권에 등장한다면, 그 여파는 어디까지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김영삼 씨의 적극적인 등장은 무엇인가? 그것은 진전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한나라당 내의 민주계 인사들과 부산 경남지역 의원들, 자민련의원들이 모여서 만드는 신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 후보로 되지 못할 경우, 이인제 최고위원의 가세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보수대 개혁구도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한물간 인물들인데 무슨 소리인가 하겠지만, 김종필씨의 자민련을 주축으로 보수대연합의 기치하에 중도우파인 김영삼 씨 지지세력과 합치면서, 당선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제시할 경우, 현재의 양당구도는 무너지기 쉽다는 것이다.

또한, 그것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에는 부담을 갖고 있지만, 현재의 구도로 재집권에 어려움을 감지하고 있는 김대중 대통령을 포함한 민주당 측에서 개혁세력이라 하여 중도우파와 진보의 집결을 통한 신당으로의 행보를 걸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는 것이다.

게다가 김대중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내의 인사'가 아닌 '민주당의 정강과 이념에 동의하는 인사'는 누구라도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고 선언한 점은 그 가능성을 더욱 높여주고 있다.

위와 같은 가능성은 곧 현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의미하며, 현재 10% 전후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의 대권행보에는 상당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회창 총재가 장악한 한나라당의 경우, 정치이념에 의한 결속보다는 집권가능성에 따른 이합집산으로 탄생한 정당인 까닭이다. 물론, 민주당 역시 집권 프리미엄에 의한 잡탕세력들이 많은 것이 우리 정치의 현실이며, 이회창 총재보다는 덜 하겠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위와 같은 3김씨 대결구도인 편가르기의 재판이 과연 오늘날에도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의 목소리도 크다. 그러나, 그것은 새 시대에는 "어찌어찌 되어야 한다"는 당위의 목소리일 뿐, 실제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주류로부터 소외된 정치인들에게 있어서, 새롭게 공천받을 수 있으며, 어쩌다가 집권하면 한 자리 할 수 있는 자리인지라 쉽게 뿌리치기 어려운 합류제안인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의 연합신당은 국민의 뜻이나, 새시대의 당위성과는 무관하게 진행될 공산이 크다. 아울러, 현재의 지역구도에 의존하는 정치권의 풍토는 그것을 더욱 조장한다.

두 김 씨의 회춘으로 표현되는 연합신당론의 연기는 이해득실에 따라 쉬쉬하고 있지만, 그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대한민국의 현대정치, 질식될 만큼 국민의 불신이 심화된 정치권의 모습. 어쩌면, 이제는 뒷전으로 물러나서 묵묵히 회고록이나 작성해야 할 정치인들이 회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상황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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