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에 '약' 걸렸네, 약대추 주렁주렁

곡성 배기섭 씨, 대추밭에서도 화학비료 억제

등록 2001.10.09 10:50수정 2001.10.09 11:07
0
원고료로 응원
어느 한 분야에서 치열한 직업정신을 갖고 일하는 사람을 우리는 '프로(직업적 전문가 Professional)'라 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프로 농사꾼'이다. 고향에서 1만평에 대추나무 3000그루를 재배하며 '곡성 약대추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배기섭(裵奇燮·42·전남 곡성군 오곡면 미산리) 씨.

곡성종고를 졸업하고 군대를 마친 후 경남 경주에서 2년동안 직장생활을 하던 그는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도시생활에 실증을 느꼈다. 해서 '뿌린만큼 거둔다'는 소박한 신념으로 82년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했다. 학창시절부터 군입대 전까지 열성적으로 활동했던 4-H회를 기반으로 영농에 대한 자심감도 있었다.

논작물에서부터 배, 양잠 시설딸기와 소·돼지사육까지 한꺼번에 했다. 대추재배는 84년 첫걸음을 시작, 18년째 하고 있다. 농산물 가운데 건강에 특히 좋고 값도 좋은 작물이지만 전문적인 재배농이 없다는 점에 도전정신까지 발동했다. 결심이 서자 그는 논밭을 갈아엎고 2000평에 대추나무 500그루를 심었다.

처음엔 전문기술이 없어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때마다 농촌지도소 등 관계기관과 상의하고 관련책자를 탐독하며 극복해 갔다. 지금은 대추나무 1만평에다 매실 2000평, 거봉포도 400평, 배 500평, 그리고 흑돼지·한우·닭사육 등 골고루 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일년내내 한가할 때가 없다. 봄에는 매실을 수확하고 여름에는 거봉포도, 가을에는 대추와 배를 수확한다. 겨울철에는 과수원 퇴비주기와 가지치기 등 영농준비로 눈코 뜰 새 없다.

배 씨는 대추나무의 키를 3∼4m로 제한하는 '왜성재배'를 하고 대형관정(105m)을 뚫은 '점적관수'로 재배조건을 완벽하게 맞췄다. 또 나무 모양을 삼각형으로 만들어 햇빛을 골고루 받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퇴비다. 그가 과수와 축산을 병행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배 씨는 축산부산물을 퇴비로 만들어 과수원에 뿌려준다. 또 화학비료는 최대한 억제하고 땅이 산성화되지 않도록 한다. 대추나무의 불치병으로 통하는 '빗자루병' 등 병해충도 예방위주로 철저히 방제한다.


이렇게 해서 배 씨가 지난해 수확한 대추는 수확·세척·건조과정을 거쳐 상품화된 것만 6t정도. 생대추로 환산하면 10t은 족히 넘는 분량이다.

배 씨는 이 대추를 등급별로 선별해 '곡성약대추'를 만든다. 출하는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농협직판장과 우체국 주문판매를 통해서만 한다. 특히 명절 전후에는 선물용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주문량을 감당하기 힘들 정도다.


수입개방으로 아무리 값싼 과일이 밀려들더라도 품질만 좋으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배씨. 그는 오늘도 온갖 정성과 노력을 기울여 고품질 생산을 위한 연구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30대 나이로 오곡농협 조합장에 재직하던 95년 거봉포도를 보급, 곡성 특산품으로 정착시키는데 기여한 배 씨는 “앞으로 농장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농민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지역실정에 맞는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에 온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배우 활동의 마음 3% 정도... 무당으로서 우선 잘하고 싶어" "배우 활동의 마음 3% 정도... 무당으로서 우선 잘하고 싶어"
  2. 2 '참교육' 본 아이들의 예상 밖 반응...교사를 당혹케 한 한마디 '참교육' 본 아이들의 예상 밖 반응...교사를 당혹케 한 한마디
  3. 3 대문 열자마자 감동 받은 집, 가구 보고 놀란 이유 대문 열자마자 감동 받은 집, 가구 보고 놀란 이유
  4. 4 '멸종' 일본 수달이 돌아왔다? 유전자 검사 결과 '반전' '멸종' 일본 수달이 돌아왔다? 유전자 검사 결과 '반전'
  5. 5 "날 왜 낳았어" 폭발한 사춘기 아들 무장해제 시킨 남편의 한 마디 "날 왜 낳았어" 폭발한 사춘기 아들 무장해제 시킨 남편의 한 마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