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쌀은 단순히 팔고 사는 하나의 농산물이나 상품이기 전에 우리 민족의 혼이며 삶 그 자체이다. 쌀을 빼놓고는 우리 역사와 삶을 생각할 수 없다. 밥을 기본으로 반찬과 함께 먹는 쌀 중심의 식문화는 사람에게 고른 영양을 섭취케 한다.
요즈음 우리나라도 식생활이 서구화되어 밀이나 과일 특히 육류의 소비량은 점점 늘고 있으나 우리의 주식이며 풍부한 영양을 가지고 있는 쌀 소비량은 매년 줄고 있다. 국민1인당 쌀 소비량은 1970년도에 136.4㎏이던 것이 2000년에는 93.6㎏으로 31%나 줄었다. 매년 1%씩 준 꼴이다.
고른 영양 섭취케 해
영양학자들은 건강유지를 위하여 쌀을 적어도 1백㎏은 먹어야 된다고 권장하고 있다. 1인당 6.4㎏은 더 먹어야 되는 양이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쌀은 529만1천t이고, 재고가 97만8천t으로 이는 1천만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이다. 연속되는 풍작과 소비량 감소로 창고마다 재고미가 쌓여 금년 수확할 쌀도 처분이 어려울 정도라고 한다. 과거 '보릿고개'를 겪어야 했던 우리가 쌀이 남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제일 큰 문제는 쌀값의 하락으로 농촌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쌀 생산에 필요한 자재 인건비는 오르는데 쌀값은 오히려 떨어지니 농민들이 아우성이다. 농민들의 쌀 생산 의욕이 떨어져 생산기반이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는 극히 어렵다. 특히 충청남도는 쌀 농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쌀 농사가 연속 풍년농사만 오는 것이 아니고 흉년도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우리나라는 평균 526만t의 쌀을 생산하는 풍작 속에서도 93년과 95년에는 평년보다 10%가 적은 흉작을 맞았다.
특히 냉해가 심했던 1980년에는 355만t을 생산하여 평년보다 33%나 떨어지는 극심한 흉작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흉년이 또 올 수 있다는 점을 온 국민과 정부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쌀 농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다함께 쌀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쌀 소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먼저 쌀 중심의 식탁을 다시 찾아야 한다. "쌀밥이 보약"이란 옛말이 있다. 가족들이 하루 세 끼 쌀밥을 먹고 균형된 영양을 섭취할 수 있도록 가정주부들이 앞장서야 한다.
최근 식생활이 서구화됨에 따라 어른은 물론 어린이들까지도 성인병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우리의 식생활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점검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농업인은 밥맛 좋은 쌀을 생산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정부에서는 젋은층이 선호하는 라면 국수 빵 등에 쌀가루를 혼합하여 만든 쌀가공식품을 개발하여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현재 크고 작은 기업에서 쌀밥 쌀과자 쌀라면 쌀국수 쌀음료 등 220여 개의 쌀가공품을 시판하고 있으나 전체 쌀소비량의 3%에 불과하다.
지구 위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는 지금도 식량부족으로 헐벗고 굶주리는 사람이 많다. 같은 민족인 북한도 식량지원을 받아야 먹고 살 수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뭐니뭐니해도 배고픈 설움이 제일 크다고 하는데 다행히 2백만섬을 지원해주자는 정치권의 의견도 있는 것 같다. 거저 주는 것만 아니라면 잘하는 일같이 생각된다.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현재 쌀이 좀 남는다고 해서 쌀의 소중함을 잃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주식이며 우리의 생명양식인 쌀을 우리 모두 귀하게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 모든 국민이 우리쌀을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며 소비촉진을 위해 노력할 때 국민의 건강도 지킬 수 있으며 쌀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
쌀문제는 현미경으로만 보지 말고 망원경으로도 보아야 한다. 쌀이 남는다고 자만하지 말고 먼 장래에 부족하게 될 때를 생각해서 현명하게 대처하면 좋겠다.
우리 모두 면류나 빵 피자 햄버거보다는 쌀밥과 쌀식품을 많이 먹도록 노력하자. 금년 추석에는 송편도 더 많이 빚고 이웃·친척에게 쌀을 선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 농업인들은 풍년농사를 지어 놓고서도 기뻐하기보다는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고통받는 농업인을 다시 한번 생각하자. 그리고 쌀을 먹자. 쌀 농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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