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고 급증에 따른 쌀값 하락과 정부의 쌀 산업 정책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정읍지역 농촌에서 농지투매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본격적인 추수기를 앞두고 부동산 중개업소마다 문의가 잇따라 무더기 매물홍수 사태로 인한 '농업기반 붕괴'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질 우려를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4일 정읍지역 일선농민들에 따르면 수확기를 앞두고 쌀값 폭락우려와 자유무역협정 재추진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쌀 농사를 포기하려는 농민들이 증가하면서 농지매물이 증가하고 있으나 거래는 이뤄지지 않은 채 땅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최근 소비량의 감소로 농가소득이 떨어지고 정부의 증산정책 포기, 미곡종합처리장(RPC)의 경영난 등으로 농업기반이 급격히 무너지면서 농사에 대한 이렇다할 희망을 찾을 수 없게 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농민 김모씨(52)는 "추수가 끝나는 대로 논을 팔려고 내놓으려 해도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현재 지난 해보다 30∼40% 가량 농지값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올해는 매물 홍수사태로 농지값 폭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모씨(67)도 "그 동안 적자 영농에 허덕여도 손을 그냥 놀릴 수 없어 농사를 지어왔는데 이제는 힘도 부치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며 "동네 일부 청년들은 이번 농사를 망치면 논을 팔아 도시로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농민들이 크게 동요하면서 농지값의 계속된 하락에도 불구하고 읍면 부동산중개업소에는 농지 매물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나 농지에 대한 저평가로 매입을 희망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매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농정관계자는 "정부가 2004년 WTO 쌀 재협상에 대비해 쌀 증산정책을 포기하고 질 위주의 쌀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역의 '생명산
업'이라고 할 수 있는 쌀 산업이 큰 타격을 받게 됐다"면서 "결국 농민들의 잇따른 농사포기로 쌀의 기반산업이 급격히 붕괴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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