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윌리엄 S. 놀즈(84)와 K. 배리 샤플리스(60), 일본의 노요리 료지(63) 등 3명이 각종 의약물질 등 특수구조의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와 그 반응법을 개발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왕립 스웨덴 과학원은 10일 광학활성 촉매를 이용한 수소화반응을 개발한 전(前) 몬산토사 연구원 놀즈 박사와 일본 나고야 대학의 노요리 교수, 그리고 광학활성 촉매를 이용한 산화반응을 개발한 미국 스크립스연구소의 샤플리스 박사가 올해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한다고 발표했다.
스웨덴 과학원은 놀즈 박사와 노요리 교수팀이 수상업적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나머지 절반은 샤플리스 박사에게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스웨덴 과학원은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들은 화학반응에서 광학 이성질체 가운데 하나만 합성할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를 개발함으로 새로운 성질을 가진 분자와 물질을 개발할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분야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천연 또는 합성 분자 중 상당수는 오른손과 왼손처럼 거울에 비쳤을 때는 똑같은 것처럼 보이지만 두 개를 포개려하면 절대 겹쳐지지 않는 구조(광학 이성질체)를 갖고 있고 화학반응에서도 두 가지가 동시에 생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체 세포 등 자연계에서는 보통 두 가지 광학 이성질체가 모두 존재하지만 한 가지가 월등히 많으며 의약물질의 경우도 합성할 때 대부분 광학 이성질체 관계의 두 가지가 모두 만들어진다.
그러나 문제는 이런 광학 이성질체 중 하나는 인체에 해가 없고 질병 치료효과도 좋지만 다른 하나는 생명을 위협할 만큼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광학 이성질체인 두 분자는 구성 원자와 분자구조, 특성 등이 매우 흡사해 정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합성할 때 원하는 한가지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화학계의 오랜 숙원이었다.
놀즈 박사는 몬산토사 연구원 시절인 1968년 전이금속을 이용해 광학 이성질체중 원하는 한가지만 만들 수 있는 광학활성 촉매를 개발, 현재 파킨슨병 치료제로 쓰이는 `L-도파(L-Dopa)' 합성의 토대를 마련했다.
일본 나고야대학의 노요리 교수는 1980년 놀즈 박사의 연구를 한층 확대, 발전시켜 광학활성 물질 합성법을 산업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다.
스크립스연구소의 샤플리스 박사는 전이금속인 티타늄(Ti)을 이용해 원하는 광학활성 물질만 만들 수 있는 산화반응을 개발, 현재 고혈압 등 심장질환 치료제에 사용되는 `글라이시돌(Glycidol)'이라는 물질을 합성했다. 그의 연구는 화학 합성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로 인정받고 있다.
스웨덴 과학원은 또 "수상자들의 업적은 이미 제약분야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이들의 연구가 신약 개발과 관련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과학원은 또 "현재 세계 각국의 많은 연구진이 이들의 성과를 토대로 광학활성 물질 합성법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들의 발견은 화학 뿐 아니라 재료과학의 빠른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노벨의 사망 기념일인 오는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에서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프 16세로부터 상을 받고 100만 크로네(94만3천 달러)의 상금을 나눠 받게 된다.
일보 노벨상 산실 교토 대학
(도쿄=연합뉴스) 김용수특파원 = 일본 교토(京都) 대학 출신의 노요리 료지(野依良治.63) 교수가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노벨상의 산실' 교토 대학의 명성이 한층 높아지게 됐다.
노요리 나고야(名古屋)대학 교수의 이번 쾌거는 지난 해 시라카와 히데키(白川英樹.65) 쓰쿠바(筑波)대 명예 교수에 이은 2년 연속의 일본인 노벨 화학상 수상. 그의 수상으로 일본인 수상자는 모두 10명으로 늘어났다.
문학상을 수상한 가와바타 야스나리(川端康成.68년) 및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94년)씨와 평화상을 받은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74년.작고) 전 총리를 제외한 7명이 물리, 화학, 의학 등 자연 과학 분야에서 노벨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중 5명이 교토대학 출신이다. 나머지 2명 가운데 1명도 교토대학 교양학부 전신(前身)을 거쳤다.
교토대학이 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학을 제치고 노벨상의 요람으로 군림하게 된 배경으로는 자유로운 학풍이 꼽힌다.
자유롭고 활달한 학풍과 기초 연구, 독창성을 중시하는 설립 당시의 전통이 계승되면서 국제적으로도 저명한 연구 업적과 인재들을 배출해 왔다는 지적이다. 교토대학이 도쿄에서 떨어져 있어 시대의 주류와는 다소 벗어난 독창적인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여유가 노벨상 산실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인 노벨 화학상 3호인 노요리 교수는 노벨상을 정조준, 30년간 연구에 몰두해온 `실험 벌레'였다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그에게 전화를 걸어 '과학 기술 창조 입국에 격려가 되는' 경사라고 축하했다.
일본인의 2년 연속 화학상 수상은 '무언가 희망이 생겼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축하 인사가 상징하듯, 제도 피로와 무력감에 빠진 기술 대국 일본의 건재와 잠재력을 재확인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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