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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최갑진은 택시에서 내려 황급히 청사 안으로 사라졌다. 실로 대단한 순발력이었다. 9시에 자신의 이름이 인터넷에 올랐는데, 불과 2 시간만에 공항에 나타났다. 그는 일단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외국에 나가 있기로 했다. 혹시 누가 자기를 알아 볼까봐 그는 캐주얼 차림에 모자까지 눌러 썼다. 안으로 들어선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주위를 살폈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아서 수속하는 데 시간이 꽤 많이 걸렸다. 그 때문에 그는 수속을 마친 뒤 곧장 출국장으로 향해야만 했다. '후유! 그 놈들이 이곳까지 따라오면 어떡하나 했는데, 다행이다.' 그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건 그의 착각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내리는 순간 그의 얼굴은 백짓장처럼 하얗게 변했다.
그곳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진은 물론이고, 시민들도 상당히 많았다. 그 중에는 면도날과 우석도 끼여 있었다. 두 사람은 최갑진을 미행하면서 그가 외국으로 도주할 준비를 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그래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미리 와 기다린 것이다.
"최갑진이다!"
최갑진을 가장 먼저 알아본 사람은 우석이었다. 그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지르자 사람들은 일제히 최갑진을 향해서 달려가기 시작했다. 당황한 최갑진은 몸을 돌려서 도망쳤지만 짐이 많아서 멀리가지 못했다. 그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꼼짝할 수가 없었다.
"최 의원님, 지금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그리고 이번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되셨는데 한 말씀해주시죠."
"최강조와 오동민, 두 사람을 불법 구금하도록 직접 지시하......."
기자들의 취재 경쟁은 치열했다. 그들은 최갑진에게 한 마디라도 더 들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대답을 듣는 것은 고사하고 봉변만 당하고 곧바로 물러나야만 했다.
"정치 사기꾼 최갑진! 이 땅에서 네 놈이 숨을 곳은 없다."
"이 비열한 인간아! 분노의 계란이다. 받아라!"
수백 개의 계란이 일제히 최갑진을 향해서 날아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최갑진의 몸은 계란으로 뒤덮였다. 만약 공항이 아니고 다른 곳이었다면 계란이 아닌 돌이었을지도 모른다.
"우욱! ...... 어... 엇! 크윽!"
충격 또한 만만찮았다. 한 두 개는 그냥 맞을 만하지만 숫자가 많다보니 충격에 최갑진의 몸은 휘청거렸다. 게다가 계란이 깨지면서 바닥이 미끄러워 그는 그만 넘어지고 말았다. 기자들의 고통도 만만찮았다. 특히 카메라맨은 렌즈를 보호하기 위해서 온몸을 던져야만 했다.
시민들의 분노는 그 정도로 진정되지 않았다. 바닥에 쓰러져 있는 최갑진을 끌고 다니면서 폭행을 하기 시작했다. 만약 그 때 공항 경찰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는 외국이 아니라 황천길로 바로 갔을 것이다.
그날 저녁 TV뉴스에는 그를 보호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공항 경찰의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도되었다. 기자의 말에 의하면 그의 여행용 가방 속에는 미화 30만 달러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다음 날 아침 모든 신문에는 최갑진의 비리와 이번 사건에 대한 기사가 일면 톱 뉴스로 실렸다.
덧붙이는 글 | (이 소설에 나타나는 지명과 인명 등은 특정 지역이나 인물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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