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장 판공비 공개하라" 판결

등록 2001.10.30 03:17수정 2001.10.30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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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역시민연대(상임대표 이종태)가 안양시장을 상대로 낸 `판공비 정보공개거부 처분취소청구소송'에서 재판부는 “개인 주민등록번호를 제외한 나머지 업무추진비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수원지방법원 행정1부(재판장 주경진)는 지난 17일 오전 열린 재판에서 안양지역시민연대가 공개를 요구한 기관 및 시책추진운영업무추진비(각 부서나 특별회계에 배정된 금액 포함) 지출·지급 결의서, 품의서 등의 공개요구에 대해 “업무추진비는 지출용도가 공적 목적에 제한돼 있고 지출성격이 기밀성을 띤 것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따라서 국민의 알권리 보장과 예산집행의 합법성, 효율성 확보라는 공익 실현 및 국민들의 행정에 대한 관심과 참여정신을 고양, 지방자치제도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한편 예산이 사적인 용도에 집행되거나 낭비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국민의혹을 해소한다는 등 측면에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업무추진비가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임의로 운영되는 등 자의적이고 방만한 예산집행의 여지를 미리 차단하고 시민감시를 보장함으로써 집행의 합법성 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집행증빙을 공개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시하고 “설사 추진비 수령자나 참석자 이름이 기재된 부분이 공개된다 해도 정보공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비공개를 통한 개인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 보호라는 이익을 압도하고도 남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로 안양시장은 판공비 사용에 대한 일시, 장소, 금액 등 세부적인 내용뿐 아니라 판공비를 사용해 선물이나 격려금, 식대를 지급하는 경우 당사자가 공무원이 아닌 개인이라 하더라도 그 인적사항을 공개해야 한다.

법원의 이번 판결은 자치단체의 판공비 사용내역 공개와 관련해 "행정절차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제고하려는 정보공개제도의 목적과 취지에 비춰볼 때 공개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이 개인의 사생활 비밀과 자유의 보호라는 이익을 압도한다"라는 그 동안의 판례를 중요시한 것으로 보인다.

안양지역시민연대는 "판공비공개운동 전국네트워크"가 전국 114개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동시에 진행한 전국지자체 정보공개성실도 조사에 참여, 지난해 8월22일 안양시장과 시의회의장을 상대로 기관운영추진비, 시책추진업무추진비의 지출결의서, 예산집행과 지급결의서, 품의서, 지출과 관련된 영수증 등의 공개를 요구하는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시민연대는 9월 29일 정보공개 거부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였으나 안양시와 시의회는 업무추진비의 유형별 예산규모와 포괄적인 사용내역만을 공개했을 뿐 사본공개나 열람을 허용하지 않아 공개행정, 투명행정, 열린행정을 펼쳐야 할 자치 행정이 차단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안양지역시민연대는 “시와 시의회가 업무추진비의 유형별 예산규모와 포괄적인 사용내역만 공개했을 뿐 지출결의서 등 예산관련 서류의 공개 또는 열람을 허용하지 않아 열린행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지난해 10월25일 안양시장과 시의회의장을 상대로 "판공비 정보공개거부 처분취소청구소송"을 낸 후 그 동안 재판을 진행해왔다.


한편 이번 판결에 대해 시민연대 이종태 상임대표는 안양시의장에 대한 판공비공개 판결에 이어 이번 안양시장에 대한 판공비 공개판결을 내린 재판부의 결정에 환영한다고 말하고 “시민이 낸 세금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감시하는 것은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이며 자치단체장이 공적으로 사용하는 업무비 역시 그 집행과 사용여부에 대한 시민이 알아야 할 권리라고 말했다.

또한 전국적으로 판공비 공개판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을 준수하고 투명한 행정을 위해 자치단체장 역시 이번 판결을 존중해 떳떳하게 공개하는 자세로 조속히 판공비 ‘집행내역’ 및 ‘집행계획’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낭비성 예산지출을 막기 위한 정보공개운동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안양시장에 대한 판공비 정보 공개판결은 지난 9월12일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안양시의회 의장에 대한 판공비 정보공개 첫 판결을 시작으로 성남과 평택시장에 대한 판결에 이어 4번째로 진행된 재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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