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성남시 일대 붕어빵 가게에서 대량의 개인정보가 유출되고 있는 것이 지문날인 반대연대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세상뉴스의 조사결과 사실로 확인되었다.
붕어빵을 담아주는 봉투가 동사무소에서 전산대조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작성된 '개인별, 세대별 주민등록대사대조표' 및 전출입 관련서류, 통합 공과금 체납 수용가 내역서, 종합토지세 과세 내역서 등으로 만든 봉투로 밝혀 졌다.
또한 이 봉투들은 금융기관에서 사용되는 '기한부예금만기도래명세(잔액100만원이상), 채무추심상황진행 내역, 신용카드발급대' 등으로 추정되는 문서들까지도 이용되고 있어 큰 파문이 예상된다.
주민등록 대사표란 전입을 할 경우 주민등록등본상 기재되어야 할 항목이나 내용등이 정확히 기재되었는지 또는 전산 입력이 재대로 되었는지 조사하기 위한 말 그대로 대조표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표만 있어도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개인의 정보를 가지고 수많은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로 인해 확인된 사항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개인정보관리의 헛점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것과 더불어 한번 밝혀지면 인터넷 상에서 더 많은 정보의 유출로 이어질 것이 뻔함에도 마땅히 대처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는데 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는 약 4일간의 조사과정에서 봉투가 발견된 지점으로부터 조사에 들어가 봉투 도매상을 거쳐 문제의 봉투를 만든 공장 주인이 전산용지를 보관하던 창고를 찾아내고 시흥시청으로부터 정왕동의 주민등록대사표가 유출되게 된 경위까지 확인하였다.
하지만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들이 단순히 붕어빵 봉투로만 쓰였는지, 아니면 정보를 수집하는 업체를 통해 이미 수많은 개인정보들이 누군가에게 팔려나간 후에 빵 봉투로 쓰이게 되었는지는 의문이다.
테러보다 더 심각한 대량정보유출
성남시 일대에서 붕어빵봉투로 발견된 문서들은 전부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이 보관하고 있는 개인의 기초정보들이 담겨 있는 문서들이다.
가령 '주민등록 대사표'에는 87가지의 정보가 담겨 있는데 주민등록번호, 세대주, 세대주성명, 혈액형, 혼인관계, 호주정보, 병역사항, 영장발부일자, 자격면허번호, 주민등록발급일자 등의 정보가 담겨 있으며, 종합 토지세과세 내역서에는 토지소재지, 면적, 토지형태, 취득일, 토지관련 세금내역 등 25가지 정보가 담겨 있었다.
특히 채무추심과 관련된 자료와 기한부예금만기도래명세서와 같은 자료는 개인의 재산상황과 더불어 사회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정보들이 포함되어 있어 이를 악용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사생활의 침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
심지어 추적과정에서 만난 성남 수진1파출소의 이병호 경장은 "요즘 테러 문제가 한참 심각하다고 하지만 이 정도 분량의 개인 정보 유출문제는 테러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또한 시흥시청 폐기물 처리관련 담당자도 "이런 식의 정보 유출 문제는 있어서는 결코 안될 일"이라고 밝혀 관공서 직원들까지도 이 문제의 심각성에 고개를 흔들었다.
이전에도 주민등록관련 문서가 붕어빵봉지로 쓰였다
그런데 이번 붕어빵 봉투사건이 이번 한번만이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문제의 봉투공장에서 바로 봉투를 사와 노점상등에 팔던 ㅇㅇ상회 박종렬 씨는 "전에도 이런류의 공문서가 봉투로 나온 적이 없느냐"는 질문에 "전에도 이런 주민등록용지가 나왔었으며 그때는 봉투로 만들어져 나온게 아니라 아예 용지자체가 나오면 직접 가게에서 만들어 팔았는데 한동안 안 나오다가 이번에 다시 나왔다"며 "기존의 백색 흰 종이로 만든 붕어빵 봉투는 100장에 800원인데 비해 주민등록대사표 등 전산용지로 만든 붕어빵봉투는 100장에 650원에 사온다"고 밝혔다.
특히 박 씨는 "이런 내용들이 있어도 설마 국가가 내보내서는 안 되는 내용이 담겨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밝혔다.
이미 누출된 정보! 누가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
87가지 개인 정보가 담겨있는 주민등록 대사표의 경우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의 전산용지가 무더기로 발견되었다. 정왕동 동사무소에 확인해 본 결과 시흥시청에서 최종적으로 관공서 밖으로 나간 것이 확인되었다.
시흥시청 자치행정과 ㅇㅇㅇ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된 바를 간추려 보면 △이미 대사작업이 끝난 서류는 바로바로 소각하거나 절단했어야 한다는 것 △ 주민등록 온라인 전산화 과정에서 별로 사용할 일이 없어지면서 98년도에 각 동마다 대사 했던 문서들을 폐기하지 못하고 서고에 쌓아 놨다는 점 △서고에 있던 소각, 절단 해야할 문서들이 일반문서에 섞여 폐기 처리할 때 같이 섞였다는 것 △정부차원에서 '재향군인회' '상이군경회' '장애인회'등에 폐기물 위탁처리를 맡기고 있다는 것 △일단 시청밖을 나가면 폐기물처리 감시는 없고 신용을 바탕으로 용해했을 거라는 믿음만 있다는 것 △ 현재로서는 배포된 봉투를 다시 수거하기는 어려운 조건 이라는 것"등이다.
종합해 보면 한번 유출되면 파악할 수도 없으며 위탁업체를 믿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시흥시와 6월 5일 1톤 정도의 문서폐기를 46만여원에 위탁 받은 '경기도 재향군인회사업본부'는 "트럭운전사가 봉투제작업자와 짜고 유출시킨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처리를 잘못한 업체가 일단 문제이겠지만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지문날인 반대연대는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과 관련한 성명서를 내고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취급하는 전국의 모든 공공기관 및 금융기관을 비롯한 사기업과 이들로부터 폐지를 위탁받아 처분하는 업체들이 허술하게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감출수가 없으며 이에 대한 정부의 확실한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하였다. 또한 집단 소송등 법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지 법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
허술한 정보보호법
공공기관의 경우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시행령,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시행규칙을 통하여 개인정보의 분실, 도난, 유출, 변조, 훼손 등을 막고 있는 바, 붕어빵봉지사건에서처럼 개인정보의 유출이 극명하게 나타난 경우 이 법률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그러나 정보보호법은 물론 시행령과 시행규칙에도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며, 책임범위가 어디까지이고 벌칙이 어떻게 되어야하는지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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