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1.10.31 11:56수정 2001.10.31 15:05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우리 학교에는 부모를 따라 낯선 나라에 와서 공부하고 있는 어린 소녀가 한 명 있다. 몽골에서 온 소녀로 몽골에서는 아버지는 회사원으로 어머니는 의사라는 전문직업을 가진 비교적 넉넉한 집안이었지만, 코리안 드림이라는 열풍을 쫓아 우리 나라에 왔다. 이곳에 와서는 아버지와 어머니는 조그만 가구공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곳에서 벌어들인 돈은 그 나라에서 받는 월급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이어서 이렇게 고생을 해도 보람으로 여기고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라고 한다.
2학년에 다니는 이 아이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해 9월 부임을 한 뒤 며칠이 지나지 않아서였다. 아직 정식으로 학적을 갖지 못한 아이가 있음을 발견한 것이었다. 담임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직 국적이 없고, 정식 서류도 없어서 학적을 만들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마침 지난해 12월이었던가 '무국적의 불법취업자의 자녀라도 학교에 정식 입학시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라'는 정부의 시책이 발표되고 나서 이 아이를 정식으로 학적을 만들게 하고 우리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는 것이 너무 고마워서 내가 쓴 책을 한 권 서명까지 하여서 들려 보내 준 적이 있었다. 그 이후에도 가끔 만나면 학교 생활이 재미있는지 묻곤 했지만 별로 도와줄 만한 일은 없었다.
그런데 지난 8월 초순 난데없이 방송국에서 전화가 와서 주소를 물었다. 이유를 물은 즉 지난 8월 1일 저녁 "함께 가는 저녁 길"이라는 프로에서 <소문냅시다>에 나의 이야기가 소개되었다는 것이었다. 무슨 내용이었으며 어떤 일로 소개가 되었는지 물었더니, "그 학교 2학년에 다니는 몽골 소녀 박가연 양의 학교 생활을 소개하다가 다른 학교와 달리 학교에서 여러 가지로 배려를 해주어서 고맙다는 이야기를 소개하였다" 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이야기를 써서 알려주신 분은 누구인지 알려 달라고 하였으나 전혀 알 수 없는 분이었다. 간신히 전화 번호를 알아서 5,6회 전화를 하다가 간신히 연락이 되었다.
나의 이야기를 소개해주신 분은 (충현)교회<본인이 밝히기를 꺼리시기에 밝히기 어렵지만 소개합니다>의 전도사로 일하고 계시는 민경윤이란 분으로 이분은 우리 나라에 와 있는 몽골인들의 어려운 일을 돕는 일을 하고 계시다는 것이었다.
그 분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우리 나라에 와 있는 외국노동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분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소위 말해 3D 업종에서 일하고 있지만 자기 나라에서는 인텔리 층에 속하는 분들로 적어도 대학졸업을 하고 자기 나라에서는 비교적 존경을 받으면서 안정적인 직장(의사, 교사 등 전문직)을 가지고 계시던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우리 나라에 와서 온갖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하는데도 잘못 생각을 한 기업체의 경영자들이 이들에게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들이 자기 나라로 되돌아가면 바로 우리 나라를 소개하고 우리 나라와 끈이 되어줄 민간외교관이라는 생각들을 못한 겁니다. 그래서 이런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을 돕기 위해 조그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교장선생님께서는 그 학교에 오는 몽골 아이를 조금도 차별하거나 안 받는다는 등의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잘 보살펴 준다는 말을 듣고 감사해서 소개 드린 것입니다" 하고 참으로 겸손하게 자신의 한 일을 별거 아니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나는 단지 우리 나라에 와서 고생하는 부모님 때문에 배우고 싶어도 못배우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해서 기회를 주도록 한 것뿐이었는데, 칭찬하는 방송이 나갔다니 좀 겸연쩍었다. 진짜로 칭찬을 받아야할 분은 바로 나를 소개하신 민경윤 씨가 아닌가 싶었다.
우리 나라에 와 있는 외국근로자들 특히 불법체류자들에게 일부 너무 경제적인 문제에만 매달려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하는 기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직접 찾아가서 따지기도 하고, 밀린 임금을 받아 주기도 하는가 하면, 자녀들의 학교 취학 문제가 생기면 직접 학교를 찾아가서 해결해 주는 등 우리 나라에 와 있는 몽골인들을 위해 밤 낮 없이 발로 뛰는 분이었다. 이렇게 자신의 선행은 감추고 남의 조그만 자랑을 소개하면서 남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라면 우리 사회에도 희망이 있다고 생각되었다.
이렇게 낯선 나라에 와서 민경윤 씨 같은 고마운 분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착하게 자라고 있는 우리 학교 2학년 몽골소녀 박가연 양이 더욱 즐거운 학교 생활이 되고, 우리 학교가 영원히 추억에 남는 고장이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 혹시 악덕 기업주라도 만나서 고생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면서도 가정사를 꼬치꼬치 묻는 것도 그 댁에 실례가 되는 일이 아닐까 싶어서 아직 알아보지도 못한 내가 부끄럽기만 하다.
보름달 같은 둥근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묻는 말에 차근차근히 대답을 하는 이 착한 어린이가 만리 타국에서 와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밝고 상냥해서 늘 안심이 되고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 나라에 이런 어린이들이 얼마나 되며 이들이 나중 자라서 우리 나라를 어떻게 생각하게 될까?
우리 모두 이렇게 먼 장래를 생각하며 우리 나라에 와있는 외국근로자들에게 푸대접하지 말고, 우리 민족 본래의 모습대로 정이 넘치는 가족으로 대해준다면 그들이 얼마나 좋아하며 또한 그들이 얼마나 열심히 일해 줄 것인가? 그리고 먼 장래에 우리 나라에 대해 얼마나 고맙게 여기고 우리 나라에 대한 민간외교관 역할을 해줄 것인가 한 번쯤 생각을 해보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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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