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지사, 도지사 재출마도 어려울 듯

등록 2001.10.31 13:46수정 2001.10.31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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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연일 대권 도전설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는 김혁규 경남도지사가 대권 도전은 고사하고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마저도 힘들게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유는 지난 10월 25일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3곳 모두 싹쓸이 압승을 함으로써 이회창 총재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뛰었고, '이 총재 대안론'이 꼬리를 감추었는가 하면, 지난 27일엔 한나라당 신임 도지부장에 도내 출신 의원들이 만장일치로 강력한 도지사 후보로 거론되어 온 이강두(함양. 거창) 의원을 추천함으로써 재공천 가능성이 옅어진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경남도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공천을 받지 않으면 해보나 마나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김 지사의 대권 도전설은 지난해부터 호사가들의 입에서 솔솔 풍겨나오다, 자유 기고가인 문모(동남일보 문화부 기자출신) 씨가 월간 조선 4월호에 기고한 인터뷰 내용이 게재됨으로써 최초로 공론화 됐다. 문 씨는 "김 지사가 대권도전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저울질을 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인터뷰 당시를 거슬러 술회했다.

이후부터 지방 신문을 비롯해 일부 중앙언론에서도 김 지사의 대권도전설을 부각시키는 보도로 일관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최근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내년 도지사 재공천을 의식한 몸집 부풀리기 전략 아니냐'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올 연말쯤 대권 도전설 입장 표명

이에 김 지사는 최근 한 지방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 연말쯤에 확실한 입장 표명을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올 연말을 기점으로 입장정리를 하겠다는 데는 최근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YS-JP 신당 창당'과 상당한 연관성이 짙다는 분석이다.

영남권의 대권 찬탈 열망이 '이회창 총재'로는 악재가 산재해 비관적이어서 대안이 불가피해질 것이란 주장이 한나라당 내외부를 통해 서서히 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당락의 결정을 짓는 TK지역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YS와 충청권 기반을 가진 JP의 연합은 현 1여 1야의 양당 구조에 커다란 지각 변동을 가져올 것이며 내년 대선에서의 막강한 '캐스팅 보드'역할도 가능하다는 기대에서 신당창당이 가시화되면 대권도전 주자로서 해볼만하다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여진다. 신당창당 작업을 위해 지방방송국 아나운서 출신 모 인사가 경남지역내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조직 구성에 착수했다는 소문도 자자하게 들려나오고 있다.


그러나 'YS-JP 신당' 창당은 현실성이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신당 창당을 위해서는 YS의 적극성이 뒤따라야 하는 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 창당이 되더라도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의 참여가 관건이다. 현재로선 자민련 소속 의원외 한나라당에선 박종웅 의원외엔 이탈 가능한 의원이 없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따라서 신당이 창당되더라도 지난 해 총선시 공천탈락에 불만을 품고 창당한 민국당 수준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경우 김지사의 대권 도전은 '제2의 이인제' 역할을 하는 셈이 된다.

도지사 재공천도 힘들 것


그러면 대권 도전이 아닌 도지사 재출마는 가능성이 있는가. 이 역시도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한나라당 출신 의원중 도지사 자리를 탐낸 이는 하순봉, 윤한도, 이강두 의원이었다. 이중 하·윤 의원은 일찌감치 미련을 버리고 이강두 의원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도지부장 추천 역시, 도내 출신 의원들이 서울 모식당에서 이강두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천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증명하고 있다. 기초 단체장 공천이 해당 지구당 위원장에게 있듯이, 광역단체장 역시 출신 국회의원들이 추천하는 관례를 보면 내년 지방 선거 지사후보 공천은 누구에게 주어질 것인지는 짐작할 수 있다.

과오없는 도정 수행 평가만으론 미흡

김 지사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관·민선 지사 2기 도정을 별 무리 없이 완수하고 있고, 폭넓은 대인관계는 도내 많은 유력인사들과 탄탄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고 '경영도정' 마인드도 부분적으로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대권에 도전장을 던지기에는 미흡하다. 독자적으로 전국 조직을 엮어 내기에는 자금과 인맥이 충분치 않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선 붕당에 의존해야 한다.

김 지사가 소속된 한나라당은 이회창 총재가 군림하고 있어 바늘도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유일한 돌파구는 YS를 주축으로 한 새로운 정당이지만 앞서 설파했듯이 'YS가 창당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점에 비춰 그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설사 창당되더라도 그 영향력이나 파괴력이 민국당 수준 이하가 예상되지만 김 지사가 대권주자가 되기 위해선 앞서서 점고되어야 할 정치인사들이 산재해 있다.

민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인제 최고위원이 '팽'당할 경우, YS의 정치적 아들이라는 명분과 지난 대선에서 5백만 표를 얻은 점등을 감안할 때, 유력한 대권주자로 대두된다. 따라서 대권 도전을 전제로한 김혁규 지사의 입지는 결코 이 시점에서 제반 여건이 희망적이지 못함을 역설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 같다.

특히 대권 도전설이 불거질 대로 불거진 현 시점에서 김 지사가 대권도전설을 일축하고 선회한다고 해도 대권 도전설로 이 총재의 심기를 불편케 한 이상 한나라당이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물론 "내가 언제 대권 도전한다고 말했느냐"고 하면 그 누구도 반박할 사람도 없겠지만.....

한편 미국에서 허리용 가방 '혁백'을 개발해 엄청난 부를 쌓아 기업가로서 탄탄한 반열에 오른 김혁규 지사는 지난 YS 재미상공인 후원회장으로서 92년 대선당시, 원고용 투명 연설대(연설자만 원고를 볼 수 있고 맞은 편에선 투명하게 보임)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해 YS의 열변 모습을 전국민이 볼수 있도록 한 공로를 인정받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청와대 비서관으로 발탁되었고, 관선 마지막 도지사를 역임한 인연으로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에도 무난하게 도지사직을 유지해 온 그가 'YS'의 퇴임과 더불어 파란만장한 정치생명을 마감해야 할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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