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통죄 폐지, 여성이 더 찬성?

다시 떠오르는 간통죄 존폐 논란

등록 2001.10.31 14:13수정 2001.10.31 17:12
0
원고료로 응원
구약성서(舊約聖書) 잠언 30장 20절에, "세상에는 증표(證票)가 없는 일이 네 가지가 있으니, 그것은 곧 독수리가 하늘을 지나간 자리와, 뱀이 바위 위를 기어간 자리, 또 배가 바다 가운데를 지나간 자리와, 사내가 젊은 여인을 거쳐간 자리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러면서 "간음하는 여인도 그와 같아 먹고도 안 먹은 듯 입을 씻고 '난 잘못한 일 없다'고 시치미를 뗀다"는 말을 덧붙였다. 여자의 간음(姦淫)에 관하여 아주 흥미로운 표현을 나타낸 것이다.

'로마서' 13장 10절에는 "사랑의 의무를 다하려면 간음하지 말고"라는 말이 나오고, 또 사도(使徒) 바울(Paul·10∼67)이 제3차 전도 여행 중, 에페소에 3년동안 머물면서 16장으로 나눠 집필했다는 '고린토전서' 6장 9절에는, "간음하면 하느님의 나라에서 추방된다"는 구절과, '히브리서' 13장 4절에 "음란한 자와 간음하는 자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걸 보면, 간음은 죄 중에도 아주 큰 죄가 된다는 것을 꾸짖고 있다.

신약성서(新約聖書) 요한 복음 8장 11절에는, 예수가 간음한 여자를 타살(他殺)되기 직전에 구출하는 아름답고 극적인 에피소드도 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Pharisees) 사람들이 간통 현장에서 붙잡아 온 여자를 모세(Moses) 법에 따라 돌로 쳐죽이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물어오자, 예수는 "너희들 중에 누구든 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먼저 저 여자를 돌로 쳐라"고 말한다. 결국 아무도 돌을 던지지 못하자 그녀는 죽음을 면한다는 내용이다.

"간음하지 말라"는 말은 불교의 오계(五戒)에도 들어 있다. 아마 그러고 보면, 간통(姦通)이나 간음은 아주 오래전서부터 익히 있어 왔던 모양이다.

1850년, 미국의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1804∼1864)이 펴낸 '주홍글씨(원제 : The Scarlet Letter)'도, 17세기 중엽, 보스턴(Boston)에서 일어난 간통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늙은 의사와 결혼한 젊은 여인은 남편보다 먼저 미국으로 건너와 살고 있는데, 남편으로부터는 아무런 소식이 없고 그러는 동안 그녀는 사생아를 낳았다. 그녀는 간통한 벌로 'A(adultery의 첫머리 글자)'자를 평생 가슴에 달고 살아가야 하는 형(刑)을 선고 받는데, 이 소설은, 17세기 미국의 어둡고 준엄한 청교도 사회를 배경으로, 치밀한 구성과 심오한 주제로 죄지은 자의 고독한 심리를 묘사했다 해서, 19세기 미국문학의 걸작으로 꼽힌 작품이었다.


1995년 영화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출연한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원제 :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도, 4일간의 사랑을 아름답게 묘사했지만, 그것 역시 유부녀와 간통하는 위법행위 영화였다.

1999년 1월, MBC TV 청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과, SBS 인기 오락프로그램인 '호기심 천국'에서의 보조 MC를 맡아, 엉뚱하지만 재치 있는 애드립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탤런트 이선정(23) 양은, 모재벌 유부남 아들과 간통한 혐의가 있어 연예생활을 중도 하차해야 했고, 2000년 1월에는 인기 탤런트 강남길(43) 씨의 부인(39)이 내연의 남자와 정을 통하다 결국 이혼을 해야만 했다.


또 2000년 7월에는 전남 광주에 사는 어느 여대생이, 파출소 소장으로 있는 어머니의 불륜을 인터넷에 글을 올려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도 있었다. 그러나 간통 사건이 어디 그 뿐이랴! 메스컴을 통한 사건보다 숨어있는 사건이 더 많은 것은 세상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난 10월 25일 헌법재판소는 "간통죄 처벌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간통죄 조항을 삭제하는 외국의 입법 추세와 간통죄 악용 사례 등을 고려해 입법부는 간통죄 폐지 여부에 대해 진지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밝혀, '간통죄 폐지'의 여운과 함께 사회적으로 성에 대한 개방풍조를 어느 정도 수용하는 인식의 변화를 보였다.

헌재는 1990년과 93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간통죄에 대한 합헌결정을 내렸다. 형법 상의 간통죄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린 것은, 아직은 간통죄가 건전한 가정, 사회를 유지하는데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부부(夫婦) 이외의 이성과는 절대 성관계를 맺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이를 위반시에는 간통죄가 성립되어 처벌을 받게 돼 있지만, 설사 간통한 사실이 있다 해도 가정의 평화와 아이들을 생각해서 묵인하고 넘어가는 일도 또한 많다.

간통은 한마디로 배우자가 있는 남녀가 배우자 이외의 남녀와 성관계를 갖는 행위를 말한다. 형법상의 '간통죄'는 남편의 외도(外道)에 맞서 부인쪽에서 나름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한 안전장치 기능을 해 왔다.

그러나 지금은 "남편을 고소하는 아내보다 아내를 고소하는 남편이 더 많다"는 얘기이고 보면, 여성의 성의식이 놀랍도록 변화해 간통죄의 원래 취지가 무색한 지경에 이른 것이다.

세상 참, 남편을 공경한다는 '거안제미(擧案齊眉)'는 고사하고, 해로동혈(偕老同穴)도 사라져 가는 세상이니 부위부강(夫爲婦綱)이란 말도 새삼스럽게 들릴 뿐이다.

덧붙이는 글 | 위 칼럼은 11월 7일, '강남내일신문'에 게재될 내용입니다.

덧붙이는 글 위 칼럼은 11월 7일, '강남내일신문'에 게재될 내용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땅 파고 나온 늑대에 시민들이 남긴 말...분명 달라지고 있다
  2. 2 오봉옥 금양 소액주주대표 "80만가족 상폐열차에 올라 벼랑 향해" 오봉옥 금양 소액주주대표 "80만가족 상폐열차에 올라 벼랑 향해"
  3. 3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단독] 김성태 '수발' 박상웅, 연어 술파티 그날...소주 반입 정황 출입기록 확인
  4. 4 처참한 통계... 어느 지자체에서 태어났는지가 아이 삶 바꿨다 처참한 통계... 어느 지자체에서 태어났는지가 아이 삶 바꿨다
  5. 5 "환율 1500원 위기 아니다, 돈의 흐름이 바뀐 시대다" "환율 1500원 위기 아니다, 돈의 흐름이 바뀐 시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