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전민특위 회의에 갔다가 전날 서울에서 있었던 유족대회 및 위령제 이야기를 듣게 됐다. 전민특위와 범국민위원회가 함께 모여 유족회를 꾸려 처음으로 전국적으로 모여 행사를 가졌다고 한다. 어차피 한국전쟁 시기의 민간인 학살이라는 공통의 주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특별법 제정을 위해서는 함께 힘을 합쳐야 한다.
그건 그렇고 중요한 것은 여의도에서 집회를 하고 천막을 세우려했던 유족들에 대한 정부의 태도다. 연로한 분들이 많이 다치기도 했고, 천막을 아예 부숴버려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예 정부는 여의도에서 천막 농성을 못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고 한다. 싸늘한 바람을 맞으며 몇 시간동안 힘겨운 몸싸움을 했던 유족분들의 괴로움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으리라. 육체적 힘듬 보다는 정권의 태도에 대한 울분이었으리라.
"늙은 내가 뭘 바라겠는냐. 진실규명 하나 바라보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힘겨운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던 할머니의 마음이 전해진다. 이렇게 노인들에게 무차별적인 폭행을 일삼았다는 전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이 땅 청년들의 역사의식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베일에 감싸여 있는 현대사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학창시절 현대사는 공부할 필요가 없는 부분으로 치부되곤 했다. 수능에 있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을 뿐더러, 교과서 마지막 부분에 잠깐 언급됐을 뿐이니까 말이다. 우리 청년들이 현대사를 철저히 공부했다면 유족들에게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정권을 잡고 있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다. 결여된 역사의식으로 말미암아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그른지 모르고 있으니 이 얼마나 통탄할 일이오. 국가보안법은 당시의 친일적, 친미적 의원들조차도, 한민당 의원들조차도 무리한 법이라며 반대를 했었다고 한다. 잠시 동안만 그 법을 활용한다는 것이 어느새 정권에 맞서는 사람들은 무조건 국가보안법이란 이름하에 잡아들이고 있지 아니했는가? 현재까지 말이다.
일부 당의 국회의원들은 국보법 철폐란 말을 언급하는 것 만으로도 '빨갱이'로 매도하고 있으니 이 땅을 살아가는 이들의 역사 의식 부재는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국영수가 필수 과목이 되는 것이 마땅한가? 난 과감히 '아니다'고 말하고 싶다. 교육의 필수과목은 역사다. 특히 현대사의 이해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역사의식이 없는 사람들이 정권을 잡으니 거기서 생산된 정책은 다시금 국민들의 삶에 반영된다. 백년도 안되는 현대사의 위치를 왜 망각하고 있는가.
덧붙이는 글 | 난 앞으로 현대사를 전공하는 사회학자가 되고 싶다. 나 역시 많은 부분에서 알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이것 만으로도 분노를 느끼는데, 현대사에 대한 젊은이들의 무관심을 볼때면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왜 인식하지 못하는 걸까?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