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29일 중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난 27일 발생한 북한군의 총격사건과 관련, 대북 항의 성명을 발표하고 북측에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국방부가 정부차원의 대북 항의 성명을 낸 것은 현 정부들어 99년 6월 서해교전 사태때에 이어 2번째이다.
국방부는 황의돈 대변인(육군 준장)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금번 북한군의 총격사건은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로 남북간 긴장고조와 군사적 충돌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북한군은 이번 사건을 논의하기 위한 유엔사의 접촉제의에 즉각 응하고, 빠른 시일내에 그 진상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성명은 이어 "앞으로 DMZ에서 이러한 정전협정 위반행위 일체를 금지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런 행위로 인해 초래될 어떤 결과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북측에 그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성명은 또 이번 총격사건과 관련, "유엔사 특별조사단이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중대한 정전협정 위반 사안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황 대변인은 "이번 성명은 남북한 긴장완화와 6.15 공동선언 정신에 위배되는 북측의 행위를 개선하기 위해 최근의 총격 사건에 대한 북측의 해명을 정부 차원에서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사측은 이날 오후 북측에 군정위 비서장급 접촉을 재차 제의한 대북 전통문을 발송했다.
대북 항의성명 배경과 파장
국방부는 북한군이 지난 27일 중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내 우리 군 경계초소(GP)에 기관총 사격을 가해온 사건과 관련, 29일 대북 항의성명을 내고 경위 해명과 재발방지를 강력히 요구했다.
국방부가 `군사적 충돌'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이같은 강경한 성명을 채택한 것은 현정부 들어 지난 99년 6월 서해교전 이후 두번째로, 앞으로 군사부문을 비롯 전반적인 남북관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비록 성명의 주체는 국방부이지만, 남북 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 완화 분위기 및 6.15 남북공동선언이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정부 차원의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건이 있던 날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정전협정 위반'임을 들어 제의한 비서장급 접촉을 거부한데 이어 항의 서한 수령 마저 거부하는 등 북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군 수뇌부의 의지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북한군이 우리측 GP에 왜 기관총 사격을 가했는지는 북측의 경위설명이 없는 한 규명하기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국방부가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었다는게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방부가 성명에서 "북한은 유엔사 정전위 비서장급 접촉에 즉각 응하고,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대화를 거듭 제의하고 나선 것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또 제6차 남북 장관급회담 결렬 이후 경색국면을 틈타 `남측이 DMZ내에 곡사포와 전투장갑차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의도적으로 긴장상태를 조성하려는 북측 움직임에 쐐기를 박자는 뜻도 배어있다고 국방부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그것도 정전협정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유엔사가 아닌 국방부가 이같은 성명을 내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여론을 너무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지난 28일 성명에서 북측의 해명 촉구와 함께 정부 당국의 경위 파악을 요구하는 강한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도 성명채택 배경이라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에 대해 황의돈(육군준장) 국방부 대변인은 "유엔사의 현장조사와 대북 접촉 제의 이후 북측의 반응을 지켜볼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날까지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과 남측 대화 제의에 일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으며, 이같은 태도와 연관지어 정부 일각에서는 총격사건을 북의 '계산된 행위'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분위기다.
유엔사측은 이날 오후 북측에 비서장급 접촉을 재차 제의하고 나섰지만, 북측이 정부의 항의성명에 대한 불만으로 이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로선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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