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보신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월드컵을 앞두고 국제축구연맹에서 보신탕 문제를 걸고 넘어진 것이다.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간단히 말하자면 보신탕은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한 가지이고 학교에서 사회교과에 대한 정상적인 교육과정을 이수한 사람이라면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하고 남의 문화를 자신들의 문화에 맞춰서 해석하고 비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보신탕은 우리나라의 음식문화이다.
"며느리 말미받아 본집에 근친갈 제 개 잡아 삶아 건져 떡고리와 술병이라."
조선시대 농가의 1년 12달을 노래한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의 팔월령의 한구절이다. 조선 헌종 때 정약용의 둘째 아들 정학유가 지은 가사로 농촌에서 한햇동안 계절을 따라 해야할 일들을 일깨우며, 그때 그때의 세시풍속을 지켜가며 살아가는 모습을 노래한 교훈적인 내용이 들어 있다. 계절에 따른 농사에 관한 과학적인 지식이 나타나 있으며, 농촌의 세시(歲時)풍속이 잘 표현되어 있는 노래이다.
이 노래의 한 구절에 농사일을 마무리한 농가에서 며느리가 휴가를 얻어 친정 부모를 찾아뵈려 갈 때 며느리에게 떡과 술과 함께 개고기를 삶아 보낸다는 내용이다.
조선시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도 "개를 삶아 파를 넣고 푹 끓인 것을 구장이라고 한다. 여기에 죽순을 넣으면 더욱 좋고, 구장에 고춧가루를 타서 밥을 말아서 시절음식으로 먹는다. 이렇게 먹고 나서 땀을 흘리면 더위를 물리치고 허한 기운을 보충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어 여름더위가 한창인 삼복(三伏)에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복중에 많이 먹는 이유는 음양오행설에 근거하여 개고기는 화(火), 복(伏)은 금(金)에 해당하여 화기(火氣)로서 금기(金氣)를 억눌러 더위를 이겨낸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전으로 올라가더라도 우리 민족이 개를 먹었다는 증거를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고구려의 벽화에는 개를 잡는 장면이 있으며 고려시대에는 개를 구워서 먹는 습속이 유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는 중종31년 김안로가 개고기를 좋아하여 아첨배들이 개고기를 뇌물로 바치고 벼슬을 얻었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 또한 1847년 프랑스 선교사 '달렌'이 쓴 <조선 교회사> 첫머리에 "조선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는 개고기이다"라고 쓰여 있을 정도이다.
이처럼 개고기는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에게 귀한 몸보신용 음식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왜 우리민족은 개고기를 먹었을까. 지금처럼 소고기, 돼지고기가 흔한 시대에는 왜 개고기를 먹느냐고 할지 모르지만 농경사회에 살던 우리 조상들로서는 고급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서 집안의 귀한 노동력인 소를 잡을 수 있었겠는가. 아니면 집안의 귀한 재산인 돼지를 잡아 먹을 수 있었겠는가.
여름 삼복더위에 엄청난 노동력이 필요한 벼농사를 하는 지방에서는 온 마을이 함께 힘든 일을 하고 그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동네에서 돌아가며 개를 잡아 개장국을 끓여 나눠 먹은 것이다. 소는 값비싼 농업노동력이며, 돼지도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잡지 못할 정도로 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며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깃들어 있는 음식인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철학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개고기의 선택은 당연했던 것이다. 여름이 되면 양기가 몸의 바깥으로 나가게 되는데 이 경우 속을 따뜻하게 하는 음식이 필요하고 체질적으로 태음·소음인에게 더욱 필요한데, 우리나라 사람의 70% 정도가 태음·소음인에 해당하기에 대표적으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인 화(火)기를 갖고 있는 개고기의 선택은 한의학적으로도 너무나 당연한 것이었다.
양을 치는데 개를 사용한 유목민들은 개 말고도 양이나 말, 소라는 충분한 고기를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굳이 개를 먹어야 할 이유가 없었고 그들에게 있어서의 개는 농경사회의 소에 해당하는 개념이었다.
그리고 산업혁명이 일어나 유목민의 시대가 끝나고 개를 집안으로 들여 애완견으로 기르기 시작한 서구인들로써는 보신탕 문화를 이해할수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또한 개고기의 효능에 대한 의학적인 측면도 고작 불포화지방산이어서 비만에 걸릴 위험이 없다고만 말하는 서구의 의학으로서는 한의학적인 측면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것 또한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은 이해를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세계화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사명인 것이다.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한다는 것. 문화적 다원주의를 이해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지녀야 할 필수적인 소양인 것이다.
그리고 이해를 못하겠다면 그들이 입을 다물면 되는 것이다. 그들이 남의 민족이 먹는 음식을 자신들이 먹지 않는다며 뭐라고 하는 것은 바로 그들의 무식을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나도 서구적인 생각으로 물들어 보신탕을 오로지 혐오스러운 눈으로만 바라보고 있는 우리 나라 사람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미남미녀의 기준이 너무나도 서구화 되어 지나가는 외국인이 다 잘생기고 예뻐 보이는 것처럼 우리의 의식이 어느 샌가 너무나도 서구화 되어버린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우리가 보신탕을 먹지 말자고 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또 우리 나라의 높으신 분들이 외국분들에게 한번만 봐달라고 사정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그저 사회교과서 한 권 들고 가서 그들에게 문화적 상대주의와 다원주의의 이해를 가르쳐주고 그들의 무지를 꾸짖어주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창완기자가 하니리포터에 게재했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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