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면사포에 힘들었던 지난날 눈 녹듯”

네 쌍의 장애인 부부 합동결혼식 올려

등록 2001.12.28 12:43수정 2001.12.28 14:13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12월 21일 이천축협웨딩홀에서는 어려운 경제사정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네 쌍의 장애인들이 ‘특별한’결혼식을 가졌다.

이천축협 부녀회(회장 이옥희) 회원들이 지난 세계도자기엑스포 때 자원봉사를 하고 받았던 교통비와 식사비로 지급된 1만 원씩을 모아 결혼식 비용을 마련했고 장애인연합회에서도 1박 2일의 신혼여행비용을 부담키로 해 만들어진 자리다.

환갑을 넘긴 김영환 씨와 최돈자 할머니(59)가 최고령으로 가장 많은 박수갈채를 받았고, 결혼 8년이 지난 주능국 (55) 씨와 이명숙(45)씨, 결혼 10년 차인 장호원의 권화자(60) ·민영복(60) 씨 부부도 언젠가는 입어보려 마음먹었던 턱시도와 웨딩드레스를 이렇게 늦게나마 입어보는 것에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네 쌍중 가장 어린 오병호(28) ·김정미(23) 부부는 둘다 청각2급 장애인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날 결혼식에서는 수화합창단이 함께 나와 ‘사랑의 종소리’라는 곡명의 축가를 연주하기도 했으며 서재호 장애인연합회장이 네 쌍에 각 10만 원씩의 여행경비를 보탰고 연합회 임원들이 여행지인 수안보까지 차량을 운전했다.

식이 끝난 후 결혼식에 참석한 5백여 명의 하객들은 누구의 가족이라 따질 것도 없이 한마음으로 이들 네 쌍의 부부에게 박수를 보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캐나다서 본 한국어 마스크 봉투... "수치스럽다"
  2. 2 100만 해병전우회 "군 통수권" 언급하며 윤 대통령 압박
  3. 3 300만명이 매달 '월급 20만원'을 도둑맞고 있습니다
  4. 4 시속 370km, 한국형 고속철도... '전국 2시간 생활권' 곧 온다
  5. 5 "일본정치가 큰 위험에 빠질 것 우려해..." 역대급 내부고발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