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공사발주, 왜 연말에 몰리나

진주 1~9월 평균 10건... 10~12월 평균 50여건

등록 2001.12.28 21:46수정 2001.12.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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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가 2001년 한 해 동안 발주한 각종 공사는 250여건에 이른다. 이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연말에 집중되어 있다. 1월부터 9월까지는 평균 10건 안팎이던 공사 발주물량이 10월부터 12월까지는 평균 50여건에 이른다.

12월에 발주한 진주시의 주요 공사를 보면, 상하수도 노후관 교체, 간이상수도 이용 시설공사, 지하주차장 출입구 지붕설치공사, 공북문 공중화장실 신축공사, 생활용수 배수관 매설공사, 진주성 산책로 정비공사, 상습침수지구 용수로 정비공사, 가로수 식재 공사, 도로변 조경공사, 하수도 정비공사, 가로등 분전함 정비공사, 자전거도로 턱 낮추기 공사, 도로변 공한지 조경공사, 배수관 매설공사, 도로표지판 정비공사 등이다.

공사 발주가 왜 연말에 몰리는 것인가? 일부에서는 불용예산을 처리하기 위한 차원에서 각종 공사를 연말에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해 동안 사용해야 할 예산을 다 처리하지 못할 경우 다음 연도로 넘기면 국고로 넘겨야 하기 때문에, 그 해에 다 쓰기 위한 차원에서 공사를 마구잡이로 발주한다는 것이다.

이런 불용예산에 따른 공사 발주는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리고 연말에, 그것도 겨울에 한꺼번에 공사를 발주할 경우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겨울에 공사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공기부족 등으로 부실공사가 될 우려가 있다”고 말한다.

불용예산을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공사를 연말에 발주하는 일이 과연 지방자치제가 어느 정도 정착한 요즘도 가능한 일인가에 대해 논란이 있다. 시에서 발주하는 대부분의 공사는 시의회에서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공사대금 집행도 시의회 승인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시의회에서 추경예산 등에 대해 심의를 거치는 과정이 있는데도, 불용예산의 집행으로 예산낭비를 할 수 있느냐는 논란이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불용예산을 연말에 마구잡이로 써서 예산을 낭비하는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진주시 관계자는 “여러가지 공사 가운데 불용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공사를 발주하는 사례는 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 시의원도 “시에서 발주하는 공사는 대부분 시의회의 심의를 거친다. 옛날 관선 시장 시절이거나 의회가 없을 때 불용예산을 집행하는 일들은 많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진주시 관계자는 공사가 연말에 몰리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예산 수입을 월별로 보고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에는 우수기라서 공사를 못할 때가 많고, 특히 농촌지역의 경우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철이기 때문에 공사를 못할 때가 많다. 그리고 공사는 보상이 따르기 마련인데 연초에는 대개 보상을 하기 때문에 연말에 공사를 발주할 수 밖에 없는 성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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