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포털사이트의 무분별한 상술

청소년들 자주 사용하는 검색어 화면에 성인 광고

등록 2001.12.29 00:51수정 2001.12.30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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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 Next Human Network의 이니셜 약자로 구성돼 인간미를 흠씬 풍기는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꾼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사의 새 이름이다.

그러나 NHN은 휴머니즘을 표방하겠다는 회사의 새로운 타이틀과는 달리 영리와 수익을 위해서라면 성인과 어린이를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적인 광고 대행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검색어인 '만화'를 입력하면 해당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페이지 위에는 큼직한 상단배너광고로 '성인사이트 광고'가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비키니 수영복 차림의 젊은 여성이 반듯하게 드러누워 '상큼한 맛을 원하시면 저를 눌러주세요'라는 선정적 문구와 함께 바로 성인방송업체인 'no****.com'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광고를 하고 있는 것.

이는 '타깃광고'라는 포털사이트용 광고기법으로 최근 대부분의 포털사이트에서는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신종 광고대행 서비스이다. 광고주가 특별히 원하는 단어를 지정하고 광고료를 내면 네이버와 같은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가 그 단어로 검색를 할 때마다 광고가 노출되는 형식이다.

즉, 성인방송사이트 업주가 '만화'라는 단어를 타깃으로 지정, NHN사의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에 요금을 내면 NHN은 네이버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만화'라는 단어를 입력할 때마다 자동으로 광고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검색어로 '만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주 연령대는 과연 어느 정도의 나이대일까. 이는 네이버사의 경우만 보더라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네이버 서비스 중의 하나인 '이미지 서비스'에서 '만화' 검색어를 입력하면 거의 95% 이상이 청소년과 어린이를 상대하기에 알맞는 '만화이미지'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 '만화'라는 단어의 주 사용자층이 어린이와 청소년인 것을 네이버사 스스로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연령을 구분하지 않고 마구잡이식 고객잡기에 매달리는 성인사이트 업주도 문제가 충분하지만,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이용하는 만큼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는 포털사이트조차도 이같은 무신경한 행태에 함께 동조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넥스트 휴먼 네트워크'를 회사명으로 자랑스레 내건 네이버사의 '돈에 눈 먼' 휴머니즘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덧붙이는 글 | 국민언론연합 프레스코리아 네트워크 동시보도

덧붙이는 글 국민언론연합 프레스코리아 네트워크 동시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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