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선거, 마산 현 시장과 부시장 대결 예상

"민선 시장이 시험쳐서 된 것인줄 아느냐" 공천 준 국회의원 실망

등록 2002.01.31 11:37수정 2002.01.3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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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5년 민선 1기 시장선거와 뒤이은 96년 총선에 출마 연이어 고배를 마셨다가, 작년 4월 김인규 전시장의 유고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시장직에 당선된 것으로 알려진 마산 황철곤 시장.

지난 해 말까지만 해도 공천권을 쥔 자신의 고교 동기생인 강삼재 의원과의 친분과 대안 인물 부재론 등의 이유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무혈입항(無血入港)’이 유력시된 그의 항로에 항해도(航海圖)에도 없던 암초가 나타나 멀고 긴 뱃길을 우회하는 차질을 빚게 됐다.

일각에선 취임 이후 꾸준히 나돌던 ‘땜방용 시장’이란 설이 사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예단마저 나오고 있다. 황 시장이 최소한 5년 보장은 따놓은 당상에서 자칫 잘못하면 땜방용으로 전락할지도 모를 위기에 처한 배경은 다름 아닌 변민욱(58세) 현 부시장 때문이라는데…

지난 16대 총선시 민주당 모 의원의 “(경상도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부활해도 한나라당 공천을 받은 개(犬)에게는 상대가 안 될 것”이란 예언이 대충 적중한 것처럼 이번 지방선거 역시 무소속 출마시 ‘백전백패(百戰百敗), 중과부적(衆寡不敵)의 이유로 출마 시도조차 포기하는 인사가 속출하고 있다. 이는 황 시장이 당연히 공천될 것으로 예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해 벽두부터, 지난 해 4월 보선시 빵빵한 경쟁상대를 물리치고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되어 최소한 5년은 무난할 것으로 점쳐지던 황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대상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설이 조심스레 타진되고 있는 원인은 무엇일까.

지난 보선때 공천장 준 국회의원 “실망했다(?)”

먼저 ‘한나라당 공천=당선’이란 등식부터 분석해보면, 한나라당이 지난 22일 발표한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제 도입 규정'이 겉으론 ‘경선(競選)에 의한 선출 형태’이지만, 지역별 특수성 따라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틈새를 남겨놔 여전히 지구당 위원장이 전횡과 독선을 행사할수록 길을 터놓고 있다.


이런 연유로 이번 지방선거 역시 지구당 위원장의 입김에 의해 공천될 공산이 다분하다. 때문에 황 시장 퇴출론이 불거지고 있는 것은 양 국회의원 중 누군가가 황 시장이 아닌 제2의 인물을 점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얼마 전엔 수 년전부터 황 시장에게 우호적이던 모 국회의원 입에서 마저 “실망했다”는 말이 터져나왔다는 것이다.

"시장이 시험쳐서 된 줄 아나?"지구당 위원장


지난 해 연말 마산시의회 정기회가 막 끝난 직후인 27일, 마산 모 지구당 당직자 연찬회가 열린 모 스탠드바. 지역 출신 도·시의원을 비롯 당직자와 당원 1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그 지역 위원장인 모 의원은 시의회 의원 3~4명과 동석했다. 그 의원은 며칠 전 시의회가 시장 판공비를 80% 가까이 삭감했다는 보도를 접했다며 “시장이 시험쳐서 된 줄 아나. 31명 의원 절반의 협조도 못 받고 어찌 시장하겠다는 거냐”며 황 시장을 꾸짖었다고 한다. 뒤늦게 연찬회장에 도착한 황 시장이 합석하려 하자 “당신은 좀 있다 오시요”라며 무안을 주기까지 했다는 것.

이로 볼 때 지난 해 보궐선거 때, 공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지구당 위원장조차 황 시장의 민선시장으로서의 자질이나 능력을 불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마저 낳고 있다. 특히 이 위원장이 지난 11일 시청 간부 공무원들을 마산 ㅅ음식점에 초청해 가진 만찬자리에서 “여러분이 모시고 있는 시장은 1년짜리 땜방용이 아닌 최소 5년짜리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레임덕 현상을 의식한 협조 발언을 한 것 조차 본심이 아닌 ‘최선을 다했다’는 명분 쌓기용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기도 하다.

4월 보선시, 모 의원과의 약속 이행 차원(?)

또 다른 지구당 위원장은 이미 이번 지방선거 시장 후보로 황 시장이 아닌 다른 인사를 염두에 두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보선직전, 당시 막강한 공천권 행사를 할 것으로 알려진 그가 내건 모종의 조건을 황 시장이 궁여지책으로 수용했을 것이고,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를 이행하라는 차원일 것이란 것.

그 조건이 무엇인지는, 당시 공천경합에서 황 시장보다 다소 우위에 있던 김모 씨가 한나라당 공천자 발표 직후, “모 국회의원이 1년만 하겠다는 각서를 쓰면 공천을 주겠다는 제의에 ‘나를 당신 졸(卒)로 보느냐’며 거부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는 데, 차라리 각서를 썼더라면 상황이 바뀌었을 것을…”라며 후회막급(後悔莫及)했던 것을 유추해보면 대충 짐작이 가능해진다.

또 지난 96년 총선시 국회진출을 놓고 맞붙기도 한 그가 황 시장의 장기집권을 탐탁히 여기지는 않았을 것이고, 취임 이후의 ‘관사’, ‘인사’, ‘행사’, ‘권위주의 부활’, ‘의회와의 감정적 갈등 야기’등 황 시장의 잇단 악수(惡手)에 따른 혹독한 비난 여론도 ‘퇴출 결심’에 상당히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견원지간으로 회자되던 이웃 출신 국회의원과의 앙금도 일부 개입된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이 의원측 관계자에 의하면 지난 11일 이웃 의원이 간부공무원과의 만찬에서 한 발언에 대해 “(의원님이)공천권이 자기에게만 있다는 거냐, 오만하기 그지없는 발언으로 진노하고 있다”며 불쾌한 감정을 표출했다는 것으로 미뤄 두 사람간의 앙금이 여전히 존재함을 암시해주고 있다.

현직 시장과 부시장 한판 진검 승부 펼칠 듯

이처럼 황 시장에 대한 일부 시민들의 여론이 비호의적이고, 양 지구당 위원장마저 시정수행 능력을 의심하는 기류를 눈치챈 인사들의 틈새공략도 시작됐다. 이들 중 유독 눈길을 끄는 인사는 현 마산 부시장인 변민욱(58세) 씨.

변 부시장의 부상으로 독주가 예상되던 마산시장 선거가 완전 딴판으로 치닫는 양상을 띄게 됐다. 특히 전국적으로 현직 시장과 부시장의 정면 한판 승부가 드문 현상 탓인지 본 선거보다 한나라당 공천 향배가 더 관심을 끌고 있다.

변 부시장은 지난 해 말까지만 해도 명퇴 후, 도 설립 모 연구기관의 사무국장직을 내심 원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올해 초 주위 지인들과의 심사숙고 끝에 출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출마를 결심한 데에는 한나라당 공천 획득이 가능하다는 측근들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해석된다.

변 부시장의 출마 결심은 황 시장이 최근 자신의 재기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지구당위원장마저 실망한 기색을 보이고 있고, 시민들의 여론조차도 비우호적인 반면, 자신에 대해서는 공직사회 내·외의 일부로부터 ‘무난할 것’이란 평이 자자한데 따라 자신감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양 지구당 위원장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경선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내다보이고 있다. 한편 한나라당이 발표한 대로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규정에 의한 경선이 치러질 경우, 황철곤 시장과 변민욱 부시장 외에도 김형성 의장, 윤봉현 전의장, 이흥식 공단가스사장, 신태성 전도의원 등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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