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쇄 후 보도기사 '보복성' 논란

사천시·공직협 "보복성 기사다", 기자들 "정당한 보도다"

등록 2002.01.31 11:14수정 2002.02.01 13:30
0
원고료로 응원
기자실(보도실)을 완전 폐쇄한 뒤 지역 언론에서 보도한 몇몇 기사에 대해 사천시와 공직협에서는 '보복성 보도'라 주장하고, 기자들은 '정당한 보도'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협 요구 받아 들여 기자실 완전 폐쇄

사천시(시장 김수영)는 지난 24일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회장 이성희)의 요구를 받아들여 기자실을 완전 폐쇄했다. 사천시청에는 10여 명의 지역 언론사 기자들이 출입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현재 시청 내에 기자실 없이 취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기사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김수영 시장의 사전선거운동 혐의 조사 보도이며, 다른 하나는 건축물 준공검사를 해주지 않은 사건 보도이다.

'선관위, 시장 사전선거운동 조사' 보도 논란

사천시장의 사전선거운동 관련 기사는 지역 방송에서 먼저 보도했다. "시장이 공식 행사가 아닌 마을 행사에 참석하고 시장의 부인까지 얼굴을 내미는 것은 사전선거운동에 해당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보도 이후 도내 몇몇 일간지에서 시장의 사전선거운동 기사를 보도하고, "선관위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 일간지는 "사전선거운동 혐의 김수영 사천시장 조사-선관위, 마을 동회 참석 주민과 대화 위법 소지"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 기사는 선관위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한 방송은 28일 "김수영 시장이 마을 동회와 영농교육장 등에서 사전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29일은 속보로 "경찰에서 수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지역 언론의 이같은 보도에 대해 김수영 사천시장과 사천시 관계자들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기자실 폐쇄에 따른 보복성 기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김수영 시장은 29일 저녁 기자를 만나, "사전선거운동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기자실을 폐쇄하고 나자 기자들이 보복성으로 기사를 썼다고 생각한다. 진실은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사천시청의 한 관계자는 "29일 보도 이후 선관위 등에 알아보았다. 조사나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런데도 마치 수사에 나서 사실인 것처럼 보도했는데, 이는 기자실 폐쇄에 따른 보복성 기사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사천지역의 한 지역신문 기자는 "시장의 사전선거운동 혐의와 관련한 언론의 보도를 보고 취재를 하고 있다. 정확한 사실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기자실 폐쇄와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사전선거운동 관련 기사를 먼저 보도했던 방송사 기자는 "기자실 폐쇄와 관련해 보복성 기사를 썼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노코멘트'라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방송사 기자와 기자실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방송사 기자들은 옛날에도 기자실을 사용하지 않았다. 공직협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주장들에 동의할 수 없다. 시장이 선거를 앞두고 공식 행사도 아닌데 참석하고 부인까지 얼굴을 내미는 것은 사전선거운동 혐의를 받는 일이기에 보도를 했다"고 말했다.

한 일간지 기자는 "방송에서도 나왔고 대부분의 신문들이 보도했다. 기자실 폐쇄 문제와 결부시키면 안 된다. 선관위에서 조사를 하고, 경찰에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보복성 기사라는 주장을 전혀 받아 들이지 않았다.

건축물 준공검사 관련 논란

또 논란이 되고 있는 기사는 건축물 준공검사와 관련한 기사다. 도내 한 일간지에서 1월 29일자에 "건축물 준공검사 안 해줘 말썽"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는 "사천시가 선량한 시민을 사전예고 없이 주차장법으로 경찰에 고발해 물의를 빚은데 이어 토지합병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완공된 건축물에 대한 준공검사를 해주지 않고 있다가 이를 사용한 건축주를 건축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한 사실이 드러나 말썽을 빚고 있다"는 내용으로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가 나가자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시장을 옹호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공무원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에서는 "시장님, 800여 직원이 성원하고 있습니다" "경찰에 고발이 되었다면 정상적인 행정행위 아닌가" 등의 제목으로, 신문 보도를 비난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사천시 정당한 행정행위를 했다"면서, 신문 기사에서 언급한 건축물 주인의 잘못을 지적했고, '왜곡 보도'라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관련 기사를 보도한 일간지 기자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기자실 폐쇄 무렵에 민원성 제보가 많았다. 민원인이 진정서를 들고 와서 호소를 해서 살펴보고 보도를 했다. 한 쪽 편만 든 것도 아니다. 제보를 받은 이상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보도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협 "보복성 기사" 해석, 시민단체 "잘못 희석시키기 위한 주장일수도"

사천시공무원직장협의회 이성희 회장은 "우리는 보복성 기사로 보고 있다. 어제까지 확인 바로는, 시장이 동네를 다닌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관련하여 선관위에서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 그리고 건축 민원과 관련한 기사는 공직협 부회장이 사천시 건축계장인데, 부회장의 업무와 관련하여 보복성 기사를 썼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천 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사전선거운동과 관련한 몇몇 보도가 사실인지는 더 두고 봐야 알 것 같다. 공교롭게 기자실 폐쇄 이후 시장과 담당 공무원의 업무와 관련하여 기사가 나오고 있어 받는 지적인 것 같다. 그렇지만 언론의 정당한 보도를 희석시켜 선관위와 경찰의 조사(수사) 방향을 틀기 위한 의도로 '보복성 기사'로 해석하는 측면도 있을 수 있다. 좀 더 지켜 봐야 알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천시선거관리위원회와 사천경찰서 관계자는 시장의 사전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언급을 피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추도식 날 노무현 모욕 떼창? 이게 힙합인가
  2. 2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국립수산과학원 기간제 연구원 숨진 채 발견... 유서에 '손찌검 당했다' 적어
  3. 3 아버지가 건넨 까만 비디오테이프... 보고 난 뒤 다른 사람이 됐다 아버지가 건넨 까만 비디오테이프... 보고 난 뒤 다른 사람이 됐다
  4. 4 "계엄군이 먼저 쏘지 않았다"는 아이들 말에, 학교에 518m 길을 냈다 "계엄군이 먼저 쏘지 않았다"는 아이들 말에, 학교에 518m 길을 냈다
  5. 5 삼성가 두 재벌 총수의 서로 다른 사과가 남긴 것 삼성가 두 재벌 총수의 서로 다른 사과가 남긴 것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