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2.01.31 13:06수정 2002.02.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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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나눔실천회는 장기기증운동뿐 아니라 사회복지운동의 일환으로 매월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이 일은 자연히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써달라며 적게는 2천원에서부터 많게는 1천만 원이 넘는 큰 금액을 송금해오는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 중에서 기억에 남는 몇 분을 소개할까 한다.
몇 년 전 신부전증으로 고생하는 대학생 환자가 본회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었다. 어머니와 조직은 같지만 천만 원이 소요되는 수술비가 없어서 치료조차 포기해야 할 상황이었다. 때마침 생명나눔으로 반가운 메일이 한 통 전달됐다.
환자를 후원해주고 싶다는 생명나눔실천회 회원 K씨였다.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금액은 천만 원 정도며 자기와 인연이 느껴지는 환자, 정말로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수술이나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를 돕고 싶다고 했다.
생명나눔실천회는 그 환자를 소개했고, K씨는 언론에 기사화되지 않도록 신신당부했다. 하다못해 사진촬영도 앞모습은 싫다며 본회에 천만 원을 전달하는 뒷모습 한 장만 남기고 갔다. 다행히 K씨의 후원금으로 수술받은 그 환자와 가족들은 현재 건강하고 행복하게 생활해나가고 있다. 건강한 사회인으로 변모한 환자는 세무공무원 7급에 합격, 매월 생명나눔실천회로 후원금을 꾸준히 입금시키고 있다.
그런데 K씨가 작년 연말에 또 찾아왔다. 전에 비해 금액은 많지 않지만 올해도 어려운 환자를 돕고 싶다고. 지난번 후원금 천만 원 전달식 때, 다음에 또 이런 큰 보너스를 받는다면 그때는 소년소녀가장을 돕기로 부인과 의견일치를 보았다던 말이 생각나서, 부인과 상의하고 오셨냐고 물었다.
K씨는 작년 일 년 동안 구청 사회복지과를 통해 소년소녀가장 지원을 해주었지만, 마음은 자꾸 치료비가 없어서 정말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 수술비가 없어서 수술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환자에게 쏠린다며 그일이 자신의 인연인지 모르겠다고 미소지었다.
우리는 병원으로부터 추천받은 환자 두 명의 내용을 주며 한 명을 추천하라고 했다. 그런데 그는 '두 환자 내용을 읽어보니 둘 중에 하나만 지원해주는 것도 못할 짓이다 싶어서 얼마 안되는 돈이지만 두 환자에게 조금씩 나눠서 지원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역시 자신의 이름이나 기타 내용은 알리지 말아달라는 '조건' 아닌 조건을 덧붙였다. 이후 6백만 원이 송금되어 왔고 생명나눔에서는 지난 23일 두 환자의 어머니께 직접 전달을 해드렸다. 우리는 환자 가족들에게도 후원자의 이름조차 이야기할 수 없었다.
"다른 환자도 그렇지만 특히 아이들이 아픈 건..."
대구에 사는 M씨. 이 분은 우연히 신문에 난 환자의 내용을 읽고 그 환자의 상태며 경제적 상황을 물어보고 나서 곧바로 천만 원을 입금해 왔다. 이분도 또한 비밀로 해달라는 말과 함께. 그러면서 자신이 다른 곳에도 후원을 하고 있는데 자신은 특히나 한 아이의 엄마로서 어린이들이 아픈 것을 차마 볼 수가 없다고 했다.
M씨와 통화를 하면서 '남편은 뭐라고 안하세요?'라고 물었더니, 남편도 처음엔 "그래 좋은 일 한다, 열심히 벌어서 어려운 사람 도와주는 일 하는데 나도 기분이 좋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M씨가 수시로 도움을 주는 곳이 생겨나자 남편으로부터 불평이 생겼다고 한다.
하지만 M씨는 "그래도 나는 내가 떳떳하게 번 돈으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좋아요"라고 하면서 어린이 환자가 접수되면 꼭 자신에게 연락을 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리고 정말 누구인지 모르는 후원자
아이 둘을 둔 엄마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내용을 보고, 천만 원을 익명으로 입금한 분이 있다. 이분에게 감사의 편지라도 보내려고 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문의를 했더니 은행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그분 기억나요, 그분께서 아마 이 돈이 입금되면 분명히 날 찾는 전화가 올 것이다. 그러나 꼭 비밀로 해달라. 이름과 전화번호 따위를 절대로 가르쳐주지 말라"고 하셨다는 말을 듣고 어이없이 전화를 끊은 기억이 난다. 아직도 그분이 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후 그분의 뜻으로 입금된 후원금은 모두 그 환자에게로 전달이 되었고 다행히도 그 환자는 지금 수술이 무사히 성공적으로 끝나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백혈병 걸린 스님이 자신은 수술을 받지 않는다며...
재작년 생명나눔실천회 사무실로 비구니 스님이 한 분 찾아오셨다. 시신기증을 신청하시면서 자신도 백혈병에 걸렸노라고하시며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는 머리를 보이며 모자를 벗으셨다.
그후로 그분은 생명나눔 소식지에 백혈병에 걸린 환자가 홍보되기만 하면 전화를 하셔서 후원금을 보내주고 계신다. 하루는 "스님! 스님도 치료받으시는데 비용이 많이 들지 않나요? 괜찮으세요?"라고 물으니 스님이 대답하시길 "나는 이미 수술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내가 수술 받을 돈으로 어린 생명들을 치료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그게 보시죠"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 스님이 요즘은 전화가 없으신 걸 보니 아마도 상태가 안좋아지신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든다.
부산의 한 회사
재작년부터 익명으로 한달에 꽤 많은 후원금을 입금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회사라는 것도 우연히 추적을 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사장님은 전화통화조차도 하지 않는다. 회사의 아가씨가 사장님께서 매달 후원을 하라고 하셨다며 꼬박꼬박 입금을 해오고 있다.
여기저기 수소문한 끝에 그 회사의 연락처를 알아내서 감사의 편지와 전화는 하고 있지만 2년이 넘은 지금껏 아직도 그 회사 사장님의 목소리조차 듣지 못했다.
연예인 장동건 씨도 후원하고 있다
생명나눔실천회에 장기기증신청을 하고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연예인 장동건 씨도 생명나눔의 후원자이다. 작년 6월에 홍보대사로 임명받고 나서부터 소식지를 발송했는데 소식지에 나온 환자들의 기사를 보고 그 뒤로부터 후원금을 보내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생명나눔실천회 : 02-734-8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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