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관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

오락가락 경찰 수사 발표 '축소ㆍ은폐' 의혹

등록 2002.01.31 16:21수정 2002.02.04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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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가 발생한 지난 29일 군산경찰서는 "오늘 화재가 발생한 업소들은 군산시에서 정식허가를 받아 운영하던 업소이며, 경찰들이 매일 관찰한 결과를 보면 이 지역에서는 윤락행위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특히 대명동 화재와는 달리 종업원들을 감금하고 윤락을 시키는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도 말했다.

군산경찰서는 또한 "지난해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윤락가 단속을 실시, 감금이나 윤락 혐의가 드러난 업주와 윤락녀 등 20여명을 사법처리했다"면서 지난 대명동 화재사건 이후 강금과 윤락행위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실시됐음을 유난히 강조했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책임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30일 중간수사 발표 자리에서는 이같은 발언을 번복했다.

송완식 군산경찰서장은 감금 여부에 대해 “최초 현장에 진입한 소방관이 출입문이 열려 있었다고 해서 그렇게(감금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아직 조사가 끝나지 않아서 정확한 입장을 밝힐 처지가 아니다”라고 감금이 아니라는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사실상 감금 상태였음을 인정하는 발언이었다.

특히 윤락행위가 없었다는 당초의 발언은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책임회피용 발언이었음이 드러났다.

인터넷 신문인 '아이군산'은 '개복동일대에서 윤락행위가 있었다'면서 경찰서 자체서류인 '개복동유흥업소 단속현황'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01년 3월 24일에 개복동 유흥업소인 '진○○'에서 김모씨외 7명이 윤락방지법 위반으로, 2001년 7월 15일에는 '청○'업소에서 박모 씨외 2명, 2001년 8월 5일에는 '홍○'업소에서 신모 씨 외 6명, 2001년 12월 19일에는 '청○'업소에서 권모 씨 외 2명, 그리고 참사 발생 일주일 전인 2002년 1월 22일에 '모○'업소에서 최모 씨 외 2명이 윤락방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경찰은 윤락행위가 없었다는 당초의 발언에 대해 거짓이었음이 드러나자 매우 당혹해 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의 수사 발표가 책임 떠넘기기와 거짓으로 드러나는 등 오락가락한 태도를 보이자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사건 대책위'를 비롯 유가족과 시민단체, 시민들이 경찰 수사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대책위는 "과연 감금과 윤락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군산시나 경찰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다면 이같은 일이 또다시 일어났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대명동 화재 이후 채 한달이 지나기 전에 군산의 모든 윤락업소들이 활기(?)를 되찾았다는 사실 하나만을 볼 때도 경찰과 군산시가 의지를 갖고 단속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사건에서도 이런 거짓말들이 계속해 나오는 것은 책임을 면하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면서 "경찰이 또다시 사건을 축소ㆍ은폐해 책임을 면하려는 몸사리기에 들어갔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이번 화재에서 사상자가 15명(12명 사망, 3명 중태)이나 된 것은 사실상 감금상태였기 때문이라는 증언과 물증이 계속해 나오자 단속기관인 군산시와 경찰 등 관련기관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책임규명을 해야만이 이같은 일이 또다시 재발되지 않는다며 강한 책임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경찰의 수사 발표가 계속해 번복되고 있는 가운데 군산시와 경찰서, 소방서 등이 떠넘길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떠넘기겠다는 생각에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등 관련기관들이 각자 몸사리기에 필사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초 소방서에서는 "화재가 나자 피해자들이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다 서로 뒤엉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1차 발표(29일)했다. 경찰서도 이같이 수사상황을 발표했다. 군산시 또한 "이번 사고는 당사자들이 당황하여 비상구를 찾지 못한 채 숨진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대명동 윤락가화재 사건 때 창문과 탈출구 밀폐로 인한 대형사고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지녔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난 30일 군산경찰서가 "경찰의 정밀 감식결과 이번 사건 희생자들은 2층이 아닌 1층에서 잠을 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29일 기자회견시 발표한 내용은 처음 출동해 화재를 진화한 소방서측 주장이 대부분이었고 경찰측이 동의한 내용이 아니다"라고 해명하자 곧바로 소방서는 군산시를 물고 늘어졌다.

소방서는 "화재가 난 업소의 2층은 주택이므로 소방점검대상 시설이 아니며 이에대한 책임은 허가를 내준 군산시에 있으므로 군산시에 물어보라"며 책임을 군산시에 떠 넘겼다. 소방시설 점검에 따른 책임을 조금이라도 면하기 위해 군산시에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셈이다.

수사 3일째인 이시각 현재 각 관련기관들이 보여주고 있는 몸사리기 작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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