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동교동계는 차기 대선 후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장하기 위해 두가지 편법을 동원했다. 하나는 이인제 카드이고, 다른 하나는 신3당합당론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두 카드 모두가 한나라당과 승부하기에는 역부족임을 깨닫고 있다. 그런데 동교동계는 왜 이 카드를 고집하고 있는가?
동교동계의 최초 선택은 이인제 카드였다. 동교동계가 이인제 카드를 선택한 첫 번째 이유는 수월한 통제 가능성이다. 이인제 고문은 당의 정통성이나 정체성에 비추어 볼 때 여타의 세력을 규합할 수 있는 역사적 도덕적 지도력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따라서 당내 조직기반도 매우 취약한 상태여서 동교동계가 아주 쉽게 통제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둘째는 당내 기반의 취약함과 보수적 경향이다. 이인제 고문이 동교동계의 도움으로 대선후보에 나선다고 해도 대선후보로서 활용 외에 그 이상의 정치적 파급력은 부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설사 그가 대권을 쥔다고 해도 당을 장악할 수 있는 조직력도 없을뿐더러 대권을 쥐고 당을 장악하려고 시도해도 그의 정통성과 정체성의 취약함으로 인해 쉽게 이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므로 동교동계의 기득권은 보장된다. 또한 이인제 고문의 보수적 경향은 동교동계가 그를 선택하는데 부담감을 덜어준다. 그가 대선후보가 되고 설사 대권을 성취한다고 해도 그가 모색할 수 변화는 충분히 예측가능하며 방어할 수 있는 제한된 변화에 그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셋째는 이인제 고문이 지난 대선을 통해 얻은 500만 표의 현찰과 국민 인지도의 유혹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조건을 안고 있었다. 우선 동교동계 안에서는 차기 대선후보를 내보낼 수 없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었고, 유력 후보군 중에 동교동계와 호의적이며 이후 기득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안전핀의 역할을 할 후보가 없는 대안부재가 이인제 카드의 유혹을 떨쳐낼 수 없도록 했다. 결국 이인제 카드는 동교동계의 입장에서는 자충수와 같다. 왜냐하면 벌써부터 이인제 필패론이 떠돌고 있으며, 동교동계 내부에서 이인제 카드에 대한 회의론이 강하게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의 단적인 표현이 다음에 논하려고 하는 신3당합당론이다.
동계동계가 두 번째로 선택한 카드는 신3당합당론이다. 신3당합당론은 이인제 카드에 회의를 품게 되면서 구상한 것으로 구체적인 후보를 지명하기 보다는 차기대선구도에서 앞 설 수 있는 조건을 창출한다는 의도이다.
동교동계가 신3당합당론을 추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그리고 알파를 더함으로써 후보가 누가 되던 신3당합당에서도 최대 계파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즉, 이인제 고문이 통제가능한 후보였다는 점과 마찬가지로 신3당합당에서 추대되는 후보 역시 쉽게 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그러나 신3당합당론에 대해 각각의 대선후보는 물론 민주당내 대다수 세력이 원하지 않은 방향이며, 국민적 설득력도 갖추고 있지 못해 실현가능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신3당합당론 역시 이인제 카드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후보가 추대되더라도 당내 기반은 취약할 것이며, 신3당합당의 후보는 이인제 고문보다도 더 보수화된 경향을 가질 수 있음으로 더 튼튼한 안전핀의 역할을 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신3당합당의 후보는 이인제 고문과 같이 500만 표의 현찰과 인지도는 갖고 있지 않지만 차기 대선구도를 유리하게 짜놓고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낙점된 후보라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충분히 보장받을 수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지금까지 동교동계가 내놓은 정권재창출 방안은 자신의 기득권 보장용으로 고안해 낸 작품이다. 다시 말해 정권재창출보다는 자신의 기득권을 보장한다는 1차 전제가 더 중요한 변수로 배치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인제 카드와 신3당합당론의 공통점은 동교동계의 기득권 보장용 카드인 것이다. 따라서 동교동계가 특별한 계기를 통한 반성없이 어떠한 대안을 제시한다고 해도 민주당과 국민의 입장에서 올바른 선택이 나올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당이 올바른 선택을 내리기 위해서는 당내 동교동계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대오가 형성되어야 한다. 지난 쇄신연대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대오가 필요한 것이다. 그때는 몇몇 인적쇄신을 목표로 했지만 지금은 민주당의 차기향방을 결정짓는 대선후보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과정을 눈 앞에 놓고 있다. 이번에 잘못된 결정이 민주당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훼손하고, 몇몇 계파의 기득권이 1차적으로 중요시된다면 국민은 민주당으로부터 등을 돌릴 것이며 민주당은 차기대선을 통해 공중분해 될 운명까지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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