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선정 <1월의 좋은 사설> - 경향신문 사설

등록 2002.02.19 16:34수정 2002.02.19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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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이 용산 미군미군기지를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대체부지 선정과 이전비용을 두고 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미국측은 1990년 한국과 체결한 '용산기지 이전에 관한 합의각서(MOA)'의 정신에 따라 용산기지를 이전키로 했다지만 약 100만평정도의 새 부지와 200달러로 추산되는 이전비용을 한국측에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1990년 노태우 정권 당시에도 양국은 기지이전을 합의하고서도 미군측의 과다한 비용 부담 요구 때문에 결국 유야무야 된 바 있다. 미국측의 이러한 터무니 없는 요구가 실상은 용산 미군기지 이전 논의를 무력화시키고 장기주둔을 꾀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이전문제와는 별도로 용산 기지내에 주한미군을 위한 아파트 건축을 착공키로 해 미국에 대한 이 같은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1990년 6월 양측이 합의한 17억달러의 이전비용은 미군측의 일방적인 비용인상(96억달러) 요구로 발목을 잡히더니 결국 정부는 이전계획을 유보하고 말았다.

이후 잠잠하던 이전논의가 다시 현안으로 등장한 것은 기지내 아파트 건립문제를 둘러싼 국내의 반대여론 때문이다. 미국이 이러한 반대여론을 무마하고자 다시 미군이전문제를 꺼냈다는 우려가 제기될 만 한다.

이에 경향신문 1월 21일자에 실린 <새 미군기지는 새 사고로>라는 사설은 미국의 이 같은 시대착오적 주장에 대해 차분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또 기존의 극단적인 반미감정에 따른 언사와 미국은 우리의 맹방이라는 무조건적인 친미적 시각의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합리적이고 균형적인 사고와 논의의 틀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민언련의 2월의 좋은 사설로 선정된 이유이다.


지난 50여년간 주한미군의 주둔과 철수문제는 남북한간의 평화통일 협상을 위한 단골의제이면서 남한내의 진보와 보수를 가름하는 민감한 주제였다.

주한미군에 대한 일종의 고정관념이 국내에 자리잡으면서 미군철수 주장은 반미요, 빨갱이라는 등식이 성립됐고 미군이 철수하면 북한이 당장 쳐들어 올 것이라는 사고가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폐쇄된 사고의 틀 안에서는 어떤 새로운 시각도 용납되지 않았고 그동안 미국중심에 서서 주한미군의 존재를 인식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향의 사설은 수도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의 외세에 의한 수난의 역사를 언급하며 이전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기지중에서 주권국 수도 한 가운데에 한국처럼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곳은 유례가 없으며 마땅히 주인으로서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주한미군의 구실이 북한의 전쟁 억지력보다는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 수행을 위한 이해에 기초한 만큼 이전비용도 합리적으로 나눠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군기지는 각종 세제혜택은 물론 주둔에 필요한 비용의 약 80%를 한국정부가 부담해 왔다. 하지만 그것도 모자라 터무니없는 이전비용을 요구하며 이를 전적으로 한국정부가 부담하라고 한다면 이는 이전논의를 하지 말자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이 요구하는 대체부지를 확보하는 것도 문제지만 미국의 일방적인 비용 산출과 이를 한국에 전가하는 미국의 고압적 태도야말로 한국 국민을 설득시킬 수 없을 것이다.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한반도에서의 북한 위협은 줄어든 반면 9.11테러를 기화로 일본은 자위대를 해외에 파병하는 등 군사 재무장에 나서고 있고 중국 또한 하루가 다르게 급부상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전은 대규모의 지상군을 파병하고 재래식 무기를 사용하기 보다는 최첨단 무기와 정보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는 추세이다. 예전과는 다른 기지 규모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을 도외시하고 10년 전의 합의각서에 기초하여 수도권 주변의 대체부지와 이전 비용를 요구하는 것은 이전을 회피하거나 '또 하나의 용산'을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번 기지이전 논의가 지난번처럼 흐지부지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언론은 주한미군에 대한 새로운 사고와 함께 논의의 다양화를 꾀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데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경향신문 사설> 새 미군기지는 새 사고로

용산 미군기지를 이전키로 한.미가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는 보도다. 새 기지 후보지로 송파, 성남, 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측의 대체부지 제공의사마저 거부한 채 현 기지 내에 아파트 및 독신자 주거시설 건설을 고집해온 미군이 갑작스레 미군기지 이전을 강조하고 있는 배경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용산기지 이전설이 비등한 국내여론을 잠시 피하기 위한 미군측의 술책이 아니라면 환영할 일이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의 의미는 단순히 서울 도심 요지 녹지공간 87만평을 되돌려받는 것에만 있지 않다. 고려말 몽골군, 조선말 청군과 일본군, 해방 뒤에는 미군 등 외국군이 주둔해온 민족 수난의 상징적 자리를 주인으로서 되찾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북한의 위협에 대처한다지만 명색이 주권국 수도 한가운데 외국 군대가 대규모로 주둔하고 있는 것 자체가 창피스런 일이다. 더구나 현 용산기지는 서울의 도심개발과 교통, 환경 등에 수많은 장해요소가 돼왔다.

용산기지 이전에 앞서 우선 고려해야 할 것이 한반도 및 동북아 안보상황 변화다. 1990년 용산기지 이전 합의 당시와 달리 한반도에서 '북한의 전쟁위협'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중국의 급부상과 일본의 재무장은 미국에 큰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부시 행정부하 미국의 세계 지배전략도 북한위협 억제력으로서 주한미군의 역할보다는 동북아 '힘의 균형자'로서의 역할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특히 미래전은 아프간 전쟁이 보여주듯이 대규모 군대의 주둔보다는 첨단무기와 정보에 의해 승패가 결정난다.

따라서 새 미군 지휘부대는 굳이 민원소지가 많은 서울 주변일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보.과학전하 기지 규모도 현재보다 대폭 줄여야 한다. 주한미군이 북한 침략 억지보다 중국 견제 등에 더 큰 주둔 목적이 있다면 기지 이전비용도 양측이 합리적으로 나눠야 마땅하다. 터무니없는 이전비용 요구로 이전을 회피하거나 새 미군기지를 '제2의 용산'으로 만드는 식은 안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한 '2002년 1월 이 달의 좋은 사설' 보고서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에서 작성한 '2002년 1월 이 달의 좋은 사설' 보고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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