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정규교과목 개설을 위한 연극계의 노력이 활발하다.
연극은 몇 가지 이유로 이미 영국, 프랑스, 독일, 미국, 캐나다, 호주, 남미, 동유럽권 국가 등에서는 정규교과목에 포함된 지 오래다.
첫째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개성을 발달시킬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이른바 개성화(Individualization)다.
둘째, 놀이에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경쟁보다는 협동(Cooperation)을 가르쳐 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흥미로운 연극적 방법을 통해 아동들에게 학습 동기(Motivation)를 부여하고 그 깊이를 더할 수 있다.
넷째, 언어와 사고, 행동들이 함축된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의 형태인 연극을 통해 인지, 정서, 사고 등 환경과 정신적 영역을 통합(Integration)하여 이해할 수 있다.
다섯째, 연극을 통한 감정이입(Through Empathy)을 통해 아동들은 일체감을 갖게 되며 상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고 깊어진다.
여섯째, 연극을 '실제 행동을 위한 연습'으로 볼 때, 극중 인물을 통한 자기 확인(Role Identification)의 기회를 부여한다. 결국 아동들에게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삶을 반영하고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연극은 극적 행위에 대한 참여를 통해 예술 형식에 대한 감상(Appreciation)과 이해를 촉진시킨다.
이는 문화예술의 저변확대를 통해 창조적 상상력을 제고하는 데로 작용하며, 결과적으로 사회발전의 토대가 된다.
이 같은 연극의 교육적 효용성을 종합해 보면, 연극은 교육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서적·예술적·사회적 측면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교과목으로 기여도가 매우 큰 분야다.
분석력, 이해력, 표현력, 전달력 등에 기초한 학습 능력의 향상, 공동작업을 통한 공동체 정신 배양, 예술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력 제고 등이 구체적인 기대효과이며, 이는 이미 서구 등지에서 실증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또, 영화와 TV 등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영상산업의 기초가 될 뿐만 아니라 관련 계열의 지망생이 연 1만 명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연극을 공교육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실적 근거와 설득력을 갖는다.
국내 고등학교에서 선택교과 선정 문제는 현재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먼저 한 뒤 학교장과 교사, 학부모 등으로 구성된 학교 운영위원회를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연극 교과목의 필요성에 대한 학부모와 학생들 스스로의 인식이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교육부의 적극적 의지가 필요하다. 일선학교뿐만 아니라, 시·도 교육청의 벽 또한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육부가 연극의 정규 교과목 개설을 권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반 환경적 요건의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이 경우 문화부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연극계의 단독 노력만으로 일선학교의 두터운 벽과 낮은 인식을 뚫고 나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예술종합학교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문화부가 뒷짐을 지고 관망하려는 태도는 위험할 수 있다.
교육은 교육부가 주무부서이긴 하지만, 문화예술적 체험이나 기타 사회적 행위를 통해 이뤄지는 측면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예술의 발전과 교육 효용성의 극대화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획득하기 위해서 문화부가 직접 나서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이는 공연법을 개정하고, 연극강사 풀제를 실시하는 등 그간 연극계 활성화를 위해 투여해온 문화부의 적잖은 노력에 화룡점정의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미 교사 충원, 교재 개발, 구체교육 프로그램 마련 등 제반 준비가 거의 갖춰진 '다된 밥'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즉각적 행동 돌입이 요청된다.
또한, 차제에 일선학교에서 실시되는 문자 텍스트 위주의 틀에 박힌 예술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범람하고 있는 영상 텍스트 이해향상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예술교과과정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말로만 하는 전인교육이 아니라 온몸으로 체득하고, 느낄 수 있는 진정한 전인교육을 위해 나서야 할 때다. 문화백년대계, 교육천년대계 아닌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