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2.02.21 16:44수정 2002.02.21 20:13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병원을 다니다 보면 의사의 상담에 얼 때가 많습니다. 모르는 게 죄라고 의사 선생님들이 제대로 알아들을 수 없는 진단과 마치 큰일이 날 것 같은 엄포에 가까운(?) 발언에 겁을 먹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어제 친구 모임에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의사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 친구는 아이가 이가 아프다고 해 치과를 갔는데 진료를 한 의사가 이것저것 지적을 하고는 병원방문이 너무 늦어서 치료를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앞이 캄캄했다고 합니다. 거기에다 "얼마나 들겠냐"고 물었더니 "썩은 이가 신경까지 건드리고 있어 큰일났다"며 200만 원 이상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월급쟁이 한 달 월급을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는 금액이라 다음에 온다고 하고 곧장 병원을 나와 다른 치과를 갔다고 합니다. 그곳에서 진료를 하더니 50만 원 정도면 치료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병원마다 의사마다 금액이 천지차이여서 무척이나 혼란스러웠다고 합니다.
첫 치과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어 50만 원이면 치료가 가능하다는 병원에 맡기자니 한편으로 불안감이 가시지는 않았지만 거금을 들일 수가 없어 일단 치료하기로 하고 돈이 적게 드는 그 병원에서 치료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치료 후 큰 문제없이 지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병원 이야기가 나오자 저마다 한 맺힌 것이 있다는 듯이 불만들을 쏟아냈습니다. 제 아내도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임신 8개월째 검사를 받아보기 위해 병원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의사가 초음파 검사를 한 뒤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 큰일 났습니다. 아이의 머리가 크고 머리에 물이 찬 것 같으니 수술날짜를 잡읍시다."
저와 아내는 깜짝 놀랐습니다.
"첫아이도 순산을 했고 임신 후에도 특별한 문제가 없었는데 수술날짜를 잡자니..."
저와 아내는 의사의 그 말을 듣고 밤잠을 설치며 걱정을 하다 만사를 제쳐두고 다음 날 다른 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병원에서는 아이의 상태가 건강하고 좋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앞 병원의 진료결과를 이야기했더니 문제가 없으니 돌아가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아내는 두 달 후 둘째 아이를 첫째 아이처럼 순산하였습니다.
다른 친구들도 불만을 토해냈습니다. 그 친구들은 의사들이 진료를 하면 큰일이 난다며 겁을 줘 울며겨자 먹기식으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속은 느낌까지 들 때가 적지 않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치과치료를 자주 받는다는 한 친구는 치과치료는 특히 병원마다 치료비가 천지차이라며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겨우 마음에 드는 병원을 찾아냈다고 말했습니다.
병원과 의사에 대한 불신이 의외로 사람들의 가슴 속에 뿌리 깊이 자리잡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최근 거리를 다니다 보면 병원이며 약국이며 딱딱한 이름을 버리고 부드럽고 친근한 이름의 병원과 약국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의사들의 이야기이거나 의학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잘못된 불만' 일지는 모르지만 불만의 이유는 충분한 것 같았습니다.
"의사선생님, 정말 큰 일 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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