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풍(稅風)'이 국세행정에 미칠 영향

등록 2002.02.22 16:51수정 2002.02.2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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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년 대선 당시 국세청을 이용해 불법선거자금을 모집한 사건, 이른바 '세풍'의 주역인 이석희 前국세청 차장의 체포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조세업계에서도 정치권, 일반국민들의 관심 못지 않게 이 사건이 국세행정에 어떤 역작용을 일으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 정부와 여당이 이 前차장의 조기송환을 전략적으로 이용할 경우 한나라당은 각종 게이트와 대통령 친인척과 연관된 비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안 前청장 비리혐의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등 맞불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여 여·야간 치열한 폭로전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국세청의 전직 청장과 차장인 '安vs李' 논쟁이 정치권에 가속화하면서 여론의 도마 위에 '국세청이 까발려질 가능성이 농후해졌다.

1998년 세풍사건 수사 당시 임채주 前국세청장은 물론이고 이 前차장의 부탁을 받고 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불법모금을 지휘했던 주정중 前중부지방국세청장(당시 국세청 조사국장)이 구속되는 등 국세청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던 사실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물론 국가재정역군들인 국세공무원들의 사기도 급전직하 했다.

임 前청장에 이어 DJ정부 최초의 국세청장으로 취임한 이건춘 씨는 이러한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불식시키고 비리의 온상인 듯 보이는 국세청의 모습을 일신하기 위해 세정개혁기획단의 구성, 부조리 단절과 세무행정 관행 개선 등 획기적인 조직개편 단행 계획을 발표했던 선례가 있다.

결론적으로 이석희 씨의 체포로 야기된 '세풍과 안 前청장' 스캔들은 손영래 청장의 국세행정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게다가 국세행정의 일선에서 굳은 사명감을 가지고 의욕 차게 일해야 할 국세공무원들의 사기에도 적잖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 자명하다.


따라서 어느 시점에 가서는 손 청장도 조직의 분위기 일신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세정가의 관측이다.

최근 진 념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국세청에서 열린 전국세무관서장 회의에서 밝혔듯이 여러 가지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세수여건이 예년에 비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최초로 100조 원을 초과, 103조여 원으로 책정한 국세수입예산액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러한 때 나라살림에 필요한 국세수입을 담당하고 있는 국세청의 사기가 떨어진다면 국가재정의 전체적인 운영에 있어서도 손해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풍사건은 국세청이 기업들을 동원해 선거자금을 모금했던 유례 없는 국기문란 사건으로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의 조속한 해결 없이는 제2의 개청을 통한 세정개혁으로 국민에게 참신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국세청의 노력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변할 수 있다.

정치권은 이런 점을 고려해 양대 선거를 앞두고 세풍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본질을 흐리는 물타기 전략을 최대한 자제하고 법과 원칙에 입각한 진상규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는게 세정가의 정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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