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재 수행 의원들의 뉴욕 술판 논란

한나라당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 사실무근"

등록 2002.02.22 16:46수정 2002.02.25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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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 일행이 지난달 26일 오후(현지시간) WTC 테러현장을 방문, 항만 경찰청 소속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연합뉴스


상류층 자제들과 500만원대 술판 벌여

지난달 말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전·현직 국회의원과 현지 일부 상류층 한인 유학생들이 뉴욕의 한 술집에서 맥주, 양주 등을 포함, 500만원대에 달하는 술판을 벌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인 사회와 네티즌들, 그리고 여야간에 논란이 되고 있다.

20일 뉴욕한인회와 현지 교민 등에 따르면, 지난달 6박 7일간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던 일부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일정 마지막날인 26일 밤 뉴욕 32번가의 고급 술집에서 일부 상류층 한인 유학생들과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술판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정형근 의원의 처남이 마련했던 것으로 알려진 당시 모임에는 26일 밤 9시 30분께부터 시작됐으며 정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비서실장, 오세훈 의원, 남경필 대변인 등 현직의원 8명과 김영선 전 의원도 함께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같은 날 이회창 총재와 미국 정치경제전망 세미나에 참석했던 뉴욕 거주 일부 상류층 한인 유학생과 재미동포 등 20여 명이 후에 합류해 새벽녘까지 폭탄주 등 술판이 벌어졌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일부 보도나 인터넷 상에서 떠도는 것과 같이 일부 국회의원들이 10여 명의 호스티스 여성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다는 것과 이들 여성들에게 200달러씩의 팁이 전해졌다는 등의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일과 16일 뉴욕 32번가 '뜨락' 카페 주인인 강미경 씨는 <오마이뉴스>와의 두차례에 걸친 전화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밤 9시 넘어서 10여 명이 채 안되는 사람들이 와 맥주 등을 주문해 마셨으며 이회창 씨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들이 정확히 누구였는지 잘 몰랐으며 그들이 국회의원들이었다는 사실도 나중에 알았다"고 토로했다.

강씨는 이어 "단체 손님을 수용할 만한 룸이 없어 넓은 바깥 바(Bar)에 의자를 놓고 앉았으며 나중에 유학생들로 보이는 학생들이 여자친구 등과 함께 몰려와 (의원들에게) 인사를 하면서 양주와 폭탄주 등을 마셨다"고 말했다.


접대 여성의 술시중과 관련해 그는 "당시에 이들을 접대한 여성은 없었으며 2명이 이들 단체손님들을 위해 술과 음식을 나르는 써브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술값은 4000불(한화로 520만원) 정도로 카드로 계산됐다"고 밝혔다.

뉴욕 한인회의 김아무개 교민은 "이같은 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이번 달 초부터 교민사회에 떠돌기 시작했다"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내용이 사실이라면 허탈할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 한인주간지 폭로, 인터넷을 통해 급속 확산

▲시사겨레에서 거액의 술자리가 벌어진 것으로 보도한 뉴욕의 술집 '뜨락'. ⓒ오마이뉴스
애초 이같은 내용은 이번 달 초 미국 뉴욕과 뉴저지 일대에서 발행되는 '시사겨레'이라는 타블로이드판(2월 8일자) 한인 주간신문에 실리면서부터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6일 뉴욕을 방문중인 이회창총재가 9·11 테러 추모행사가 끝나고 한인 1.5세들과 한미간 정치경제전망을 주제로 간담회를 갖는 동안 한나라당 전·현직 일부 의원 11명이 뉴욕 32번가의 한 고급 술집에서 여성들과 폭탄주 등을 돌리면서 술판을 벌였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신문은 이들이 공식일정을 무시하고 맨하튼 소재 고급 술집에서 11명의 젊은 여성 접대부들과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졌으며 이들 여성들에게 1인당 팁으로 200불씩 지불됐다고 당시 술자리에 참석했다던 한 여성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사겨레' 김희성 기자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에서 "기사에 인용된 C양은 평소에 친분이 있던 여성이며 당시 술자리에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여성으로부터 직접 들은 내용을 토대로 작성한 기사"라고 말했다.

이같은 내용은 이번 달 중순께부터 현재까지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비롯해 일부 사회단체와 정치인 관련 사이트 등에 집중적으로 유포됐고 대부분 이 기사를 퍼다 나르는 형식이었으며 일부 글에서는 해당 카페의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었으나 확인 결과 이는 다른 카페 전화번호로 실제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시 술자리 논란, 정형근 의원의 처남이 자리 마련
11명 접대부와 수천불 팁 등 일부 내용 사실과 달라


▲미국 뉴욕 한인주간지 시사겨레 2월8일자 ⓒ 오마이뉴스
무엇보다 이번 술자리의 논란은 이 총재의 공식일정을 무시한 채 일부 의원들이 술판을 벌였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신문은 26일 이총재 일행이 9·11 테러 희생자에 대한 추도를 위해 사고 현장인 월드트레이드센터의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한 이후 일부 의원들 중심으로 술집으로 이동했으며 이 총재가 한인 1.5세들과 미국 정치경제간담회 동안 술판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남경필 대변인은 "모든 공식 일정이 끝난 후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방미를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간단한 술자리였다"고 밝혔다.

남 대변인은 이어 "오후에 뉴욕의 법률가, 세무사 등 한인 전문가 그룹과 간담회를 마치고 출입기자단과의 식사를 겸한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면서 "이후 몇몇 기자들, 의원과 함께 '팬텀오브오페라'를 보고 국내 기사 송고까지 확인했다. 뜨락에 간 시간은 새벽 1시가 넘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오세훈 의원도 "그날(26일) 총재의 공식일정을 다 끝마치고 저녁까지 한 다음에 미국을 갔던 의원들 모두 함께 갔다"면서 "총재 간담회 도중에 술판을 벌였다는 것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는 일부 의원들의 부적절한 술자리가 있었느냐이다.

신문은 이날 술집에 있던 전·현직 의원들 11명이 여성 접대부들과 룸에서 부적절한 술파티를 했고 1인당 200불씩의 팁까지 제공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카페 여주인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터무니없는 왜곡"이라고 반발했다.

강미경 사장은 "단체 손님이 와 룸에 있는 소파를 다 빼서 밖의 넓은 바에 차려놓고 술을 마셨다"며 "술을 접대한 여성은 없었고 단지 2명이 술을 나르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팁은 웨이터가 (손님들에게) 받아왔으며 1인당 100달러씩 200달러가 나간 것"이라며 "이 가운데 2명에게 40달러씩 (우리가) 더 보태 100달러를 맞춰줬다"고 말했다.

오세훈 의원도 "완전히 공개된 오픈된 카페였다"며 "그 자리에는 미국의 김영선 전의원과 총재의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던 무용 이벤트 사업을 하는 여성 등도 있었는데 이상한 술자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술자리는 미국의 LA 등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정형근 의원의 처남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의원들 이외에 이 총재와의 간담회에 참석한 한인 젊은 그룹인 자제들이 밤늦게까지 양주 등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술자리의 내용이 인터넷상에 논란이 일면서 확산되고 있다. 21일 한나라당 홈페이지 게시판 ⓒ 오마이뉴스


한나라당 의원들, 법적인 조치까지도 가겠다
민주당,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들에게 사과하라, 논평


이에 대해 자신들의 이름이 거론된 한나라당 의원들은 "인터넷상에 떠도는 내용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일부 조직에 의해 조직적으로 왜곡돼 확산되고 있다"면서 "법적인 조치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무성, 오세훈, 남경필 의원 등은 "순수한 의미의 미국 방문을 마무리하는 쫑파티였으며 룸사롱도 아닌 열린 공간에서 맥주를 마신 것이 전부"라며 "3자 등에 의해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유포시키는 것에 사법 당국에 수사까지 의뢰할 수도 있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경필 대변인은 "한마디로 대꾸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며 "순수한 의미로 미국 방문을 마무리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룸살롱도 아닌 열린 넓은 공간에 맥주 등을 마시며 이야기하는 분위기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술자리를 마련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정형근 의원과 김무성 의원 쪽에서는 직접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정의원의 이용수 보좌관은 "(술자리 내용에 대해) 터무니 없는 말이라고 (정의원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21일 '테러대참사 현장에서 '계곡주 파티'라니' 제목의 논평을 내고 "테러대참사의 현장에서 술파티를 벌인 것은 9·11 테러 희생자들과의 그들을 애도했던 세계 시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한나라당은 방미 기간중 이같은 향락의 자리를 마련한 사실이 있는지 진실을 밝히고 희생자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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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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