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단속, <빙산의 법칙>을 따르자

보이지 않는 70%의 은밀한 탈법을 찾아내야

등록 2002.02.22 16:56수정 2002.02.2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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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의 입법취지는 제1조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헌법과 지방자치법에 의한 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 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함으로써 민주정치의 발전에 기여함'에 있다. 그렇다 선거법은 공정한 게임을 위한 모두의 약속이다. 따라서 모든 법이 그래야 하는 것처럼 선거법은 누구나 알기 쉽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하며 모든 당사자에게 공정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현행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에는 현직 단체장이 선거일 180일전부터 공공기관을 제외한 타 기관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의 범위에 대한 해석에 명확한 기준이 없어 늘 논란이 있다. 선거철만 되면 지방자치단체에선 일상적 업무추진 사항까지도 어느 정도가 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인지 모호해 일일이 선관위에 유권해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단속주체인 선관위뿐만 아니라 대상의 하나인 자치단체 공무원들까지 모두 묻고 대답하느라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선거법 저촉 여부를 선관위 등 특정 기관만이 숙고 끝에 판단해야할 정도로 어렵고 애매모호하다면 그건 시빗거리를 안고 들어가는 셈이다. 그런 법 적용이 지속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정상적인 업무수행이 차질을 빚게 되고 결국 그 피해는 선관위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주민(유권자)의 몫으로 돌아오게 된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경기 안양시가 기부행위금지기간에 파출소, 소방서 등에 금일봉·위문품 등을 전달한 것이 문제가 돼 선거법 저촉여부로 관계기관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 졌다. 이 사례처럼 그것이 사전선거활동 의도를 가지고 한 것이라면 모두에게 노출된 직무수행, 특히 일반 유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닌 행정기관간의 연례적인 위문에서 얻을 수 있는 반대급부(잠재득표)가 과연 얼마나 될까 따져보아야 한다. <표의 대가성>이란 경제원리로 따져볼 때, 법을 어기면서까지 표도 되지 않는, 선거법 위반 단속주체의 하나인 경찰 일선기관을 위문할 바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선거법 위반 단속은 지방자치단체장의 드러난 활동을 체크하는 것이 가장 쉽고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드러난 활동은 불과 30%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많은 선거법 위반 행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빙산 氷山(iceberg)은 해면 아래에 해면 위 질량의 6∼7배나 되는 빙괴를 숨기고 있기 때문에 겉보기와 달리 매우 위험하다. 호화여객선 타이타닉호도 겉으로 드러난 30%가 아닌 해면 아래에 잠겨 있는 70%를 보지 못해 침몰한 것이다.

적은 인원과 예산 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거법 위반행위 단속은 지방자치단체의 드러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안주해서는 부족하다. 오히려 이 부분은 누구나 감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큰 틀로 묶어서 판단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은밀한 부분을 찾아서 불공정한 게임의 틀을 깨는 것이 감시기관들이 할 일이며 선거법의 입법취지에도 맞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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