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애니메이션 영화는 친숙하게 받아들이지만, 책읽기는 부담스러워하는 게 요새 아이들. 그러나 '사람과 세상을 이해하는 힘'에 이르기 위해서는 '독서'란 피해갈 수 길이다. 자신의 아이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배우고, 미래를 전망하는 혜안(慧眼)을 가지기를 바라는 부모라면 '역사책 읽히기'는 기본.
딱딱하고, 고루한 옛날 이야기로 오해되고 있는 역사를 어린이의 시각에 맞춰 풀어 쓴 책은 없을까?
일연의 <삼국유사>를 동화 형식으로 재구성한 엄광용의 <날아라 천마야 신나는 삼국유사>(전 3권, 깊은강)는 평소 이런 고민을 해온 부모들을 위해 나온 책이다.
경주로 여행을 떠난 꼬마 태원이가 <삼국유사>의 저자인 일연을 만나 천마(天馬)를 타고 삼국시대의 역사와 유물, 풍습 등을 체험하게 된다는 동화의 형식을 취한 <날아라 천마야...>는 동화작가인 태원의 아버지 이야기와 어울려 과거와 현재, 역사적 사실과 허구적 이야기이 공간을 오가며 진행된다.
책이 취한 '판타지 동화'라는 형식은 어린이들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역사적 사실의 정확한 전달만큼이나 재미있는 이야기 구성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파악한 작가의 포석으로 보인다.
그런 까닭에 등장인물도 작가의 펜 끝에서 나열되고 정의되는 것이 아니라, 작중 등장인물 일연 스님의 입으로 구현된다. 아이뿐 아니라 어른에게도 문어체보다는 구어체가 실감나고, 재미있는 법이다.
일례로 신라의 무열왕은 하루에 석 되나 되는 쌀로 지은 밥과 뀡을 아홉 마리나 먹던 대식가였고, 백제가 멸망하기 얼마 전인 659년에는 궁궐 안에 있는 홰나무가 마치 사람이 우는 듯한 소리를 냈으며, 황룡사에 그려진 솔거의 '노송벽화'에는 진짜 소나무인줄 착각한 새들이 날아와 부딪쳤다는 재미있는 역사적 사실들을 태원과 일연 스님의 대화 속에서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책의 중간중간엔 '삼국시대의 생활 모습'이란 코너를 배치해 '사냥' '제사 의식' '탑돌이' '해적선' 등 당시의 생활과 풍속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1권은 '슬기로운 임금님 이야기' 2권은 '지혜로운 스님 이야기' 3권은 '재미있는 인물 이야기'로 묶었다.
저자 엄광용은 1990년 <한국문학>으로 등단, 장편동화 <세발자전거를 타는 아이>로 삼성문예상을 수상했고, <장자 동화> <지구와 우주 이야기> <초롱이가 꿈꾸는 나라> 등의 아동용 책을 출판한 바 있다.
날아라 천마야 신나는 삼국유사 1 - 슬기로운 임금님 이야기
엄광용 지음,
깊은강,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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