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휘야, 밝고 건강하게만 자라렴

<아빠가 쓰는 육아일기>

등록 2002.02.25 22:36수정 2002.02.26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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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아들 이야기를 쓰겠다고 PC 앞에 앉기까지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했다. 지난해 9월이었다. 정확히 말해 9월 20일 전후였다. 결혼 3주년 기념 여행으로 강화도를 다녀온 뒤 쓰곤 처음 사는 이야기 창을 찾았으니 꼭 5개월만이다.

그때 올렸던 글에 따듯한 화답을 보내준 많은 오마이뉴스 독자들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 일본 유학생활 당시 고생했던 이야기, 아내와 결혼해 마음고생을 하게 했던 이야기, 사랑의 결실로 태어난 범휘 이야기 등...


벌써 그렇게 됐나 싶다. 지난 해 7월 28일 태어났으니 내일 모레면 7개월을 채우고 8개월째로 접어든다. 생명의 소중함을 매일 느끼고 있다. 인생의 고귀함을 매일 느끼고 있다. 삶의 의지를 매일 깨닫고 있다. 아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에게 아빠는 "아가야 좀더 빨리 크면 안 되니?" 재촉한다. 2.72kg으로 태어난 범휘였다. 엄마 고생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예정일보다 3주나 앞당겨 태어나는 기특함을 보였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고 했던가.

아침에 출근했다가 저녁에 퇴근하면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주위에서 "어쩌면 그렇게 순한지 모르겠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그러나 아내와 나는 첫아이여서인지 순한지 까탈스러운지 잘 모르겠다.

하루는 퇴근해 들어가면 아이가 반갑다고 환하게 웃는다. 하루는 누워있기만 했던 아이가 기기 시작했다. 하루는 혀를 낼름거린다. 하루는 보행기를 타고 온 방안을 휘젓고 다니다. 사람들은 또 이야기한다. "저만할 때는 아이들이 저렇게 논다고." 작게 태어났던 아이는 지금 키가 70cm를 넘었다. 언제 클까 싶던 아이는 지금 몸무게가 8kg이나 나간다. 매일 아이와 함께 놀고 싶다. 그러나 생각뿐이다.

출근할 때면 아이가 서운해 하는 눈치다. 그러나 아이와 함께 종일 같이 하시는 어머니는 "어디까지나 착각이다"며 웃으신다. 엄마와 아빠가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아이는 외할머니와 함께 종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 잘 모르고 있나. 아님 엄마 아빠가 아침만 되면 어디로 가는 것을 알고 있나. 요즘 개월수가 차면서 아이는 부쩍 엄마 아빠를 몰라본다.

엄마는 아이가 오라고 해도 오지 않자 서운해 하는 눈치다. 종일 할머니와 같이 있어서일까. 하루가 지나면 아이는 또 다른 무엇인가를 준비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두 손을 잡고 입에다 갖다댄다. 두발을 잡아 빨아먹으려 한다. 장판을 들고 무엇인가를 찾으려 한다. 침대 밑에 뭐라도 있는 냥 머리를 집어넣고 엉덩이와 다리를 이용해 사람들을 웃게 한다.


아이는 건강하다. 지금까지 잔병치레를 한 적이 없다. 아내와 나는 그 점이 항상 감사하다. 언제나 밝고 건강한 삶을 살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많은 욕심 내지 않고 살고 싶다. 환하게 웃는 아이의 미소를 대할 때마다 무욕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는 듯하다. '욕심내지 말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주어진 행복에 감사하며 살아야지' 하면서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욕심을 내려고 한다. 사람과 사람들이 부대끼며 사는 우리네 일상생활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만 같다면 보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추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내일은 아이가 또 무슨 행동으로 엄마 아빠를 즐겁게 해줄지 어린아이처럼 마냥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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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신문 소성렬 기자입니다.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에 글을 올리게 된다는 것은 저에게 매우 의미있는 일입니다. 정치, 경제, 사회 분야등에 관한 뉴스는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지만 21세기 IT 강국에 걸맞는 핵심 콘텐츠 게임에 대한 기사는 많지 않기에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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