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입학은 매우 비효율적 관행

졸업은 12월, 입학은 2월에 이루어져야

등록 2002.02.27 19:59수정 2002.02.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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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이 되면 신입생 학부모가 되는 민지엄마는 요즘 설레임보다는 오히려 커다란 고민에 빠져 있다. 1996년 2월생인 민지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킬 것인지 아니면 1년간 유예할 것인지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무교육법에 따라 올 3월에 취학해야 하는 아동은 주민등록상 95년 3월 1일부터 96년 2월 28일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통념상 7살인 민지는 동네에서 8살인 언니, 오빠들과 함께 공부하게 되고 혹 이들에게 뒤처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은 어머니로선 당연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1학년이면서 계속 언니, 오빠라고 부르게 해야 할지 또한 고민거리이다.

비록 사소한 문제인 것 같은 이런 상황이 매년 2월이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한 초등학교에서는 올해 이런 이유로 입학을 유예한 아동이 20명 가까이 된다.

이 작은 듯하면서 커다란 고민의 원인은 수십 년간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는 2월 졸업·종업, 3월 입학·시업이라는 우리나라 교육 과정 때문이다. 이 고정된 교육과정은 이밖에도 교육현장에서 참 많은 교육적 병폐를 낳고 있다.

입학이 3월로 굳어진 것은 아마도 날씨 때문일 것이다. 열악한 교육재정 때문에 냉난방시설이 부족했던 탓에 긴 겨울방학을 보내고 2주일 정도 등교한 후엔 곧바로 한 학년을 마감하는 소위 봄방학을 맞이한다.

이렇다보니 2월의 학교교육은 어수선하다. 제대로 정상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11월경에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고교 3년생들의 12월 또한 같은 상황이다.

더하여 교원들의 정기전보인사가 2월 하순경에 이루어지다 보니 학생들에게 이임인사를 할 시간이 없는 비교육적인 상황이 나타나고 아무리 인사(人事)가 빨리 발표된다해도 타시도나 타시군으로 전출되는 경우 이사 등의 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수료식과 졸업식은 12월 하순에 하고 시업식과 입학식을 2월 중순으로 당기는 교육과정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다른 행정기관들과는 달리 3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로 되어 있는 교육기관의 회계연도도 타 기관과 같이 1월부터 12월까지로 할 수 있다.


교원들의 인사 또한 12월중에 마무리되어 수료식이나 졸업식 전에 함께 공부했던 학생들과 이임인사 정도는 나누도록 배려해야 할 것이다.
담임교사 배정이나 사무분장, 학교교육과정 수립도 1월 겨울방학중에 충분한 검토를 거친 후에 이루어질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인 학교운영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본다.

한 해 교육의 방향을 정하는 학교교육과정 수립에 있어서 인적자원 구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기대하긴 어렵다. 이제 변화하는 것을 넘어서 보다 효율성 있는 고정관념 탈피만이 교육발전을 앞당길 수 있다.


그러나 일제잔재였던 '국민학교'라는 호칭이 '초등학교'로 바뀌는 데 50년 이상이 걸렸으니 교육정책 입안자들의 의지와 노력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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