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면 우리 머리를 밟고 가라"

CBS 노조, 권 사장 3연임 위한 재단이사회 저지

등록 2002.02.28 20:09수정 2002.03.0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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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S 사옥 5층에서 열릴 예정인 재단이사회를 막기 위해 드러누워 있는 CBS 노조원들. ⓒ 오마이뉴스 황방열

지난 2월 17일 임기를 마친 권호경 전 사장의 후임 사장 선출을 위해 오늘(28일) 오후 3시, 목동 CBS 사옥 5층에서 열릴 예정이던 CBS 재단이사회가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이날 새벽 3시부터 전면 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조 CBS지부(위원장 민경중)는 '이번 이사회가 사장청빙위원회를 구성해 후임 사장을 선출키로 약속했던 지난해 6월의 노·사합의안과 배치되며 권호경 전 사장을 3연임시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사회 개최를 저지했다.

표용은 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6명의 이사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간 오후 2시 30분, 노조원 180여 명이 5층 중앙의 승강기부터 회의실 앞까지 누워버렸다. 노조원들을 밟지 않고는 지나다닐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누워 재단이사들의 통행을 막았다.

▲노조원들의 재단이사회장 출입을 막는 법원의 고시문. ⓒ 오마이뉴스 황방열
노조가 이런 방식을 쓴 것은,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이 회사가 노조를 상대로 낸 '이사회방해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조합원들의 이사회장 출입을 금지했기 때문. 노조는 이사회장을 점거하거나, 물리적으로 재단 이사들의 출입을 막음으로써 경찰력 투입 구실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구호를 외치거나 찬송가를 부르는 식의 대응으로 일관했다.

사옥 1층 커피숍에 5∼6명의 재단이사들이 도착했으나 상황을 전해 듣고 5층으로 올라오지는 않았으며, 양천 경찰서에서 나온 사복형사들도 5층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노조원들은 "절대로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가려면 우리 머리를 밟고 가라, 우리 머리를 짓이기고 가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재단이사들을 막았다.

결국, 4시 50분 경 재단 이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사장을 뽑은들 무슨 의미가 있냐"며 무산을 선언하고 사옥을 떠났다.


민경중 위원장은 "회사 밖의 모처에서 재단 이사회를 열려는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앞으로도 권호경 전 사장의 3연임을 위한 어떤 시도도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 위원장은 또 "용역회사 사람들을 동원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일부 이사들이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라며 반대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CBS 권호경 사장 3연임 좌절, 재단이사회 노조원들 저지로 불발

지난해 12월 14일과 올해 2월 15일에도 후임 사장 선출을 위한 재단 이사회가 개최됐으나 노조의 저지로 무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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