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조선이 '북 노동당' 된 사연

[고발]조선일보 판매원이 다녀간 뒤 생긴 사건

등록 2002.03.04 22:10수정 2002.03.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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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조선은 '북 노동당'.

뭐라고요? 이게 무슨 개뼈다귀 같은 소리냐고요? 이거 제가 편 주장이 아닙니다. 그럼, 작가 이문열 씨 주장이냐고요? 아닙니다. 요새 이 씨도 안티조선과 관련한 논쟁에서 근신하고 있는 것 다 아시잖아요. 그럼 누구 주장일까요? 김용갑 의원? 그도 아닙니다. 이제부터 안티조선이 '북 노동당'이 된 사연을 들어보세요.

3.1절의 불청객 '조선일보'

며칠 전 3월 1일이었답니다. 간만에 집에서 푹 쉬고 있는데 현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남편과의 단란한 휴식을 방해받아 다소 짜증이 나기도 했지만 현관 밖에서 "아이리스(집 근처 백화점) 백화점 아시죠? 행사 홍보차 왔습니다"며 계속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할 수 없이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반 정도 열자마자, 4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다짜고짜 포장된 전화기부터 문 틈 사이로 쑥 내밀었습니다.

'엥, 행사홍보를 하는데 웬 전화기?' 영문을 몰라서 잠시 어리둥절하는 사이 이 남자가 말을 했습니다.

"무슨 신문을 보시죠? 조선일보 보시면 6개월 정도 원하시는 만큼 무료로 신문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이 전화기를 비롯해서 주부님들이 좋아하시는 각종 생활용품도 드려요."


그때서야 전 알아챘답니다. '이 사람이 백화점 판촉원이 아니라 조선일보 보급소에서 나온 사람이구나.'

그래서 저는 "한겨레 신문을 구독하고 있어요"라며 말했고, 대답을 듣고 이 사람이 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이 사람은 갈 생각은 안 하고, 문을 비집고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에 비장의 무기를 생각했습니다.


백화점 판매원 가장 조선일보 구독 강요

"아저씨, 우리 내일 모레 이사 가요."
그랬더니 이 사람이 하는 말이 가관입니다.

"이사가는 그날까지 신문을 공짜로 보고, 조선일보는 전국적으로 보급소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사 가면 그 곳 보급소로 연결해 드릴께요."

(이 사람 현관문에 붙여놓은 조선일보 구독거부 스티커도 안 봤나?)

이 아저씨가 갈 생각을 안 하자, 저는 전화기를 밀어내면서 남편을 불러내려고 했답니다. 그제서야 이 아저씨는 사태 파악이 됐는지 "다음에 또 오겠습니다"라며 현관문에서 비껴 나갔습니다.

'휴, 정말 조선일보 지독하네'. 말로만 듣다가 조선일보 판매원의 방문과 경품을 동반한 집요한 구독강요 공세를 직접 당해보니 몸서리가 처졌습니다.

웃는 얼굴을 유지하면서 구독거부를 한다는 게 쉽지만 않았고, 자꾸만 내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손으로 그 사람을 떠밀쳐 내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니 말이죠.

이 사람을 쫓아낸 뒤, 안방으로 와 현관문 앞에서의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남편에게 자초지종을 알렸습니다(사실 남편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회원활동을 하는 조선일보 반대운동 지지자입니다).

그리고나서 남편과 방안 청소를 한 뒤 쓰레기를 버리며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는데... '앗, 이럴 수가?'

현관문에 붙여놓은 '조선일보 구독거부' 스티커가 반쯤 찢겨져 있었고, 더욱 황당한 일은 펜으로 다음과 같은 글자가 적혀 있네요.

'북 노동당'

참, 어이가 없었답니다. 이건 분명히 그 조선일보 판매원의 소행임이 틀림없었습니다. 스티커는 아침까지 멀쩡했고, 그 판매원의 방문 전후로 집에는 아무도 찾아온 사람이 없었습니다.

정중하게 구독사절을 했으면 조용히 물러갈 일이지 현관문에 붙여놓은 스티커에게 복수하고, 조선일보 반대운동을 매도하는 조선일보식 구호를 써놓고 가다니요. 이거 '오노'보다 더한 놈 아닌가요?

그리고 한편으로 씁쓰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일보 반대 운동을 펼치는 단체의 사상과 견해 차이를 인정해주고, 구독거부를 한 소비자의 의사를 존중해주지 못할망정 뒤돌아서서 보이지 않는 틈에 폭력이나 다름 없는 소행을 일삼고 가다니...

같이 바깥에 나와 이 사실을 목격한 남편은 "그 사람을 찾아내 혼내 줘야 한다"고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잡아떼면 할 수 없는 일. 정황증거는 있지만 현장을 포착한 것도 아니고 물증이 없으니 이를 어떡한답니까?

"조선 판촉원 아저씨, 현장에서 잡히면 인터넷에 공개합니다"

여기까지가 안티조선이 '북 노동당' 된 사연이랍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에도 이 조선일보반대 스티커가 정체불명의 침입자로부터 훼손을 당하는 사건이 우리 집에서 발생했답니다. 누군의 소행인지 알 길이 없었지만, 그 사건 전후로 조선일보 판매원이 아래집에 조선일보 구독요청을 하러 자주 왔다 갔다 한 일이 있어 의심을 하긴 했답니다.

그때 남편은 훼손된 스티커를 보더니 민언련에 가서 스티커를 수십장 가져와서는 그 다음 날 아주 단단히 현관문에 붙여놓았습니다. 그것이 다시 3.1절날 훼손당한 것이니 남편의 분노가 한편 이해가 가기도 했습니다.

오늘 이 글을 빌려 다시금 조선일보 보급소 관계자 여러분께 엄중히 요구합니다.

"조선일보 관계자 여러분! 우리 집(동작구 노량진동 000-00번지 감나무집)에 다시는 전화기 경품 들고 조선일보 구독강요하러 오지 마세요. 그리고 스티커 찢고, '북 노동당' 같은 매카시즘적 언어 폭력을 행사하지 마세요. 다시 한번 걸리면 얼굴 사진을 찍어 인터넷신문에 공개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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