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와 떠나는 발트3국 여행

리투아니아 - 빌뉴스 1

등록 2002.03.06 21:00수정 2002.03.08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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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이야기를 시작한 지가 몇 달이 되어갑니다. 정작 발트3국을
관광차원에서 들러볼 사람들을 위한 정보는 거의 나온 것이 없어 독자들로 부터 한맺힌 편지를 많이 받았는데, 기자가 가본 도시의 구석구석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한 나라의 멋진 풍경을 소개해 드리는 것도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것만큼 엄청난 중요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리투아니아에 가시려면 비행기를 타셔야죠. 요즘엔 기차를 타고
한국에서 유럽으로 나오는 용감한 젊은이들도 있더군요. 리투아니아에는 전부 두개의 국제 공항이 있는데, 하나는 빌뉴스에 있고, 하나는 카우나스에 있습니다. 카우나스에 있는 공항은 한국인에게 썩 유용한 공항은 아닙니다.

빌뉴스로 가는 비행기가 취항하는 곳은 덴마크의 코펜하겐, 헬싱키, 스톡홀름, 프랑크푸르트, 모스크바, 파리, 암스텔담, 키에프, 런던, 탈린, 바르샤바 등으로, 취항지가 썩 많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북유럽으로 가는 비행기가 없기 때문에 바로 연결이 될만한 곳은 프랑크푸르트와 모스크바, 런던, 파리, 암스텔담 정도가 됩니다. 자세한 사항은 동네여행사에 한번 물어보세요.

비행기표 구입을 하실 때 여행사에서 빌뉴스라는 도시를 아예 모를 수도 있으니, 참고로 빌뉴스 공항코드는 VNO입니다. 한국인들은 리투아니아에 무비자로 들어올 수가 있는데, 그 무비자 체류 기간은 일년에 15일을 넘겨선 안됩니다. 15일을 넘기면 어떻게 되느냐고요? 지난 기사 중에서 '리투아니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를 한번 열어보시지요.

리투아니아만 여행하기 위해서 어려운 걸음해서 유럽으로 나오는 경우는 없을 거니까, 유럽에 계시다가 각국에서 운행되는 유로라인 같은 버스를 타고 리투아니아에 오시는 방법도 좋은 방법입니다. 유로라인은 유럽의 주요도시를 있는 버스회사로 버스도 편하고 쾌적합니다. 유로라인을 비롯한 여러 버스들이 독일의 주요 도시와 암스텔담, 부다페스트, 칼리닌그라드, 프라하, 브라티슬라바(슬로바키아), 민스크(벨라루시), 리가, 탈린, 바르샤바 등으로 연결합니다.

기차로 올 경우에는 주로 폴란드를 통해서 오게 될텐데, 이전 같은 경우 바르샤바 발 빌뉴스 행 기차가 전부 벨라루시의 그로드노를 경유해서 지나갔기 때문에 20분여 밖에 안 되는 벨라루시 체류시간 때문에 30달러 짜리 벨라루시 통과비자를 끊어야만 했습니다. 관광객들의 원성을 들은 모양인지 얼마전 벨라루시를 통과하지 않고 직접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가는 기차가 생겼습니다.

물론 모스크바에서 들어오는 기차나 버스도 아주 많죠. 과거 소련 시절 스탈린이 서방에서 기차로 소련을 침략하는 일을 막기 위해 소련지역의 철도를 90mm 늘려놓았으므로 폴란드 국경에 정차하면 기차바퀴를 바꾸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그래서 기차로 여행하는 것이 버스로 오시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습니다.

버스로 오시건 기차로 오시건 빌뉴스에 들어와서 처음 보게 되는 풍경은 똑같습니다. 기차역 버스터미널 전부 맞은 편에 있기 때문이죠. 자그마한 광장과 긴타라스 호텔(그리 썩 좋은 호텔은 아니지만 그런데로 묵을 만합니다), 맥도날드 그리고 길게 줄을 이어 서있는 꼬리가 달린 트롤리버스들.

관광객들은 보통 그자리에서 어디로 갈지 모른 채 20분 정도 망연자실 서있기가 보통입니다. 요즘엔 빌뉴스 기차역과 버스터미널이 많이 좋아져서 '앉아서' 정신을 차릴 만한 좋은 시설이 많이 생겼습니다. 환전을 하실 분은 기차역에 나와 바로 왼편으로 있는 24시간 환전소에서 환전을 하시면 됩니다.

특별히 묵을 곳이 없다거나 예약해 둔 호텔이 없는 경우에는 기차역 안에 있는 관광안내소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해 줍니다. 말을 잘 하면 공짜로 지도로 얻을 수 있어요.

빌뉴스시의 볼거리는 구시가지에 집중되어 있고, 다른 볼거리들도 대부분 구시가지에서 걸어서 20분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러니 산책하는 기분으로 여유롭게 돌아보시면 됩니다. 구시가지에는 러시아 종교에서 카톨릭까지 서양 기독교종파의 교회는 다 몰려있고, 전반적으로 바로크 시대의 건축물이 주류를 이룹니다(양파대가리를 한 러시아종교교회와 유대교의 시나고그를 찾아보세요).

그러나 빌뉴스시가 건설된 때는 14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광장을 중심으로 거리가 방사형으로 펼쳐진 교과서적인 도시양식이 나타난 시기 이전에 지어진 도시이니만큼 거리구조 자체는 초기 중세도시의 모습을 아주 많이 보존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지리한 건축양식 얘기는 그만 두고 구시가지 구경은 '새벽의 문(Ausros vartai)'부터 시작합니다. 새벽의 문은 빌뉴스 버스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걸어서 약 5분 정도 되는 곳에 있는데, 본격적으로 구시가지가 시작되는 곳입니다. 지도상에서 Ausros vartu gatve를 찾아보세요(gatve는 리투아니아어로 거리라는 뜻입니다).

16세기 르네상스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로 초기에는 도시를 지키는 요새의 일부분이었는데(빌뉴스도 성곽도시였습니다) 1671년 그곳에 성모 마리아상을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 성화는 기적을 행하는 성화로 알려져 있는데, 리투아니아의 성지로 손꼽힙니다. 새벽의 문의 앞부분에는 리투아니아 전통문양이 양각되어 있고, 새벽의 문을 통과하여 뒤를 돌아보면 그 건물 2층에 은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성모 마리아상이 보일 겁니다.

구시가지를 향해 오른쪽편으로 보면, 어떤 입구 앞에서 사람들이 구걸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될텐데 바로 그곳에 성화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습니다. 그 성화의 실제인물은 리투아니아 사상 가장 아름다운 사람으로 손꼽히는 바르보라 라드빌라이톄(Barbora Radvilaite)라고 하는 설도 있습니다. 나와서는 그냥 새벽의 문을 뒤로 하고 곧장 앞으로 나가시면 됩니다.

주의! 혹시라도 폴란드에서 나온 여행자료집을 참조한 가이드 같은 경우에는 ostrabrama라는 이름으로 나와있을 수가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의 발트정보홈페이지 
 http://baltic.netian.com

덧붙이는 글 기자의 발트정보홈페이지 
 http://baltic.net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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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석 기자는 십수년간 발트3국과 동유럽에 거주하며 소련 독립 이후 동유럽의 약소국들이 겪고 있는 사회적 문화적 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저술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공식적으로 라트비아 리가에 위치한 라트비아 국립대학교 방문교수로 재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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