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의 호수' '지젤' 연이어 무대에

유니버설발레단과 국립발레단의 봄 공연

등록 2002.03.27 20:30수정 2002.03.27 20:37
0
원고료로 응원
세상 모든 것에는 그것을 담는 적당한 그릇이 있는 법이다. 음식으로 바꿔 말하자면 토장국은 뚝배기에 담아 끓이고, 냉면은 넓적한 스테인레스 사발에 담아내는 게 제 맛을 내는 이치와 같다.

val1
▲<지젤> 중 한 장면. ⓒKNB

그렇다면 낭만발레(혹은, 서정발레)는 어떤 그릇에 담아내야 가장 잘 어울릴까? 황사 걷힌 2002년 봄.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과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김긍수)이 연이어 무대에 올릴 <백조의 호수>와 <지젤>은 그 질문에 답하는 공연이다.


새하얀 고전발레 의상인 '튀튀'를 입고 일사불란한 동작을 선보이는 수십 명의 발레리나들. 그들이 펼치는 군무는 창백하리 만치 푸른 조명 아래에서 춤추는 프리마(여성 주역무용수)의 독무와 어울려 낭만발레 미학의 절정이라는 '발레 블랑(ballet blanc. 백색발레)'에 성큼 다가선다.

<백조의 호수>와 <지젤>은 두 작품 모두 남녀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한다는 비극적인 설정과 여성 무용수가 보여주는 '비련의 몸짓'을 강조하는 슬픈 사랑이야기라는 측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다. 희극보다는 비극에 애착을 가지는 인간의 성정에 호소한 <백조의 호수>와 <지젤>은 발레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도 그 제목은 익히 들어 알고있을 정도.

"사랑은 죽음을 이겼다"- 백조의 호수

미국의 '뉴욕 타임즈'로부터 '세계 유수의 발레단만이 연출할 수 있는 테크닉과 통일성을 놀라운 수준으로 보여주고 있다'라 호평 받은 유니버셜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3월27일을 시작으로 31일까지 리틀엔젤스문화회관 무대에 올려진다.

val1
▲ <백조의 호수> 3막 중 백조와 흑조의 군무. ⓒUBC
<백조의 호수>는 유니버설발레단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레퍼토리다. 지난 92년 초연이래 무려 10년 동안(96년 제외) 계속해서 무대에 올릴 만큼 애착을 가진 작품인 동시에 150회를 공연한 발레단의 주력 작품인 것. 원작이 가진 비극미와 서정성에 한국발레의 특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다.


고난도와 테크닉과 뛰어난 연기력을 필요로 하는 '백조' 오데트와 '흑조' 오딜 역은 발레리나들에게 꿈의 배역으로 불린다. 이번에 그 꿈의 배역을 맡은 사람은 김세연, 임혜경, 이민정. 매혹적인 왕자 지그프리드 역에는 황재원과 아르템 쉬필렙스키 등이 캐스팅 됐다.

3막4장으로 구성된 <백조의 호수> 중 '마법에 걸린 오데트와 지그프리드가 선보이는 2인무'와 '왕자를 유혹하는 오딜의 훼떼(남성무용수의 도움 없이 여성무용수 자력으로 32회전하는 최고난이도의 테크닉)' 등은 발레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작품의 하일라이트.


우리 귀에 익숙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슬픈 사랑이야기 <백조의 호수>는 사랑하고싶은 봄을 불러오기에 충분해 보인다. 예술감독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그의 배신까지도 내게는 사랑"- 지젤

오는 4월6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날 국립발레단의 <지젤>은 '진정 위대한 사랑은 상대방의 잘못까지도 용서하는 것'이란 사랑의 고전적 의미를 설파하는 작품이다.

val1
▲<지젤> 중 한 장면. ⓒKNB
신분을 위장한 귀족 알브레히트와 맺어질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순박한 시골처녀 지젤. 깨어진 사랑은 지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애정이 증오로 바뀌는 순간이다. 하지만 애증은 종이 한 장 차이. 지젤은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알브레히트를 위해 밤의 여왕 미르타 앞에서 밤새도록 용서의 춤을 춘다. 그 사랑의 진실성을 깨닫고는 통곡하는 알브레히트.

하루에도 수십 번씩 '사랑'이란 단어를 남발하고 있지만, 그 단어의 진정한 뜻에는 무관심한 오늘날의 사람들에게 <지젤>이 보여주는 염결한 사랑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런 까닭에 <지젤>은 앞서 이야기한 <백조의 호수>와 함께 '이루지 못한 슬픈 사랑'을 위로하는 '낭만발레'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주역인 지젤과 알브레히트 역에는 김주원, 김지영, 윤혜진, 이원국, 장운규, 김보연 등이 캐스팅 됐다. 최근 방송 광고에 출연하기도 한 김주원은 빼어난 미모와 목에서 어깨로 흘러내리는 아름다운 선 탓에 '한국형 지젤의 표본'으로 불리는 발레리나. 오는 8월 네델란드 국립발레단에 입단, 유럽무대로 진출할 김지영의 춤과 연기 역시 발레팬들의 기대를 모은다.

이와 함께 바체슬라브 오쿠네프의 빼어난 무대미술과 의상은 <지젤>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킬 듯. <지젤>에선 '윌리(남자에게 배신당해 죽은 여자의 유령)들의 군무'와 '알브레히트와 지젤의 2인무'가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채는 매력을 발휘한다. 음악 아돌프 아당. 연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덧붙이는 글 | 관련문의: 
02)2204-1039(유니버설발레단)
02)587-6181(국립발레단)

덧붙이는 글 관련문의: 
02)2204-1039(유니버설발레단)
02)587-6181(국립발레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배재고 선수들의 엇갈린 진술... "8회초 전에도 '스벅 빵야' 했다" 배재고 선수들의 엇갈린 진술... "8회초 전에도 '스벅 빵야' 했다"
  2. 2 "선생님 파란색이죠?"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세 가지 "선생님 파란색이죠?"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세 가지
  3. 3 "닥치고 보완수사권 폐지의 끝은 한동훈 대통령 만들기" "닥치고 보완수사권 폐지의 끝은 한동훈 대통령 만들기"
  4. 4 유시민 독설에 또 뒤집어진 민주당... "하이에나짓 멈춰라" 유시민 독설에 또 뒤집어진 민주당... "하이에나짓 멈춰라"
  5. 5 김태효 구속으로 소환된 '구속종강 밈', 또 혼란 빠진 성균관대 김태효 구속으로 소환된 '구속종강 밈', 또 혼란 빠진 성균관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