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사람의 앞 마당에 오동나무가 있었는데 그만 말라 죽고 말았다.
지나가던 이웃 주민이 오동나무가 죽으면 운이 나쁘다고 충고를 하였다. 이 말을 들은 주인은 급히 말라 죽은 오동나무를 잘라버렸다.
그랬더니 이웃 주민이 다시 찾아와 “땔나무로 쓸테니 말라죽어 베어버린 오동나무를 달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나무주인이 화가 치밀었다.
“아니 당신이 땔나무로 사용하기 위해 나를 속여 나무를 자르게 했지!”“이웃지간에 이럴 수가 있는 겁니까?”하고 화를 버럭냈다.
이웃주민의 속셈이 그랬다면 몰라도 공연히 친절히 충고 해주었다가 터무니 없는 의심을 산 꼴이 되어 버렸다.
송나라에 한 부자(富者)가 살고 있었다.
장마가 져서 토담이 무너졌는데 아들과 이웃 주민들이 빨리 수리를 하지 않으면 도둑이 들겠다고 충고했다 그런데 마침 그날 저녁 도둑이 들어 재물을 훔쳐갔다. 그러나 아들에게는 충고를 해주어 선견지명이 있다고 칭찬을 한 반면 이웃 주민에게는 수상하다고 의심을 했다.
사람의 마음은 이와같다. 의심하려들면 끝이 없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그 목소리는 도둑이요, 행동은 도둑이고 웃는 모습조차도 도둑이고 눈빛 조차도 도둑이다.
공연히 의심하지 말라는 뜻에서 공연히 의심하는 마음이 있으면 있지도 않은 귀신을 낳는다는 뜻에서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는 선입관의 해(害)를 경계하는 말로 列子 설부(說符)편과 韓非子의 세난(說難)편에 나와 있는 고사다.
또 전국시대 위나라 혜왕 때의 일이다.
위나라 중신 방공이 태자와 함께 인질로 조나라의 한단으로 가게 되었다. 출발을 앞두고 방공은 혜왕을 찾아갔다.
“전하 , 지금 어떤 사람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방공의 말에 혜왕은 고개를 가로 저었다. 무슨 해괴한 말을 하느냐는 듯.
“그럼 두 사람이 똑같이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의심해 보겠지.”
“세 사람이 똑같은 소리를 한다면 그때는 어쩌시겠습니까?”
“그렇다면 과인은 믿을 것이오.”
방공은 혜왕의 대답을 듣고 이렇게 말했다.
“전하,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없는 것은 명확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세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한다면 그때는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난 것이 사실이 됩니다. 이제 제가 가있게 될 한단과 이곳 위 땅과의 거리는 저잣거리보다 멀고 또한 신을 참언하는 자 역시 세 사람보다 많을 것입니다. 그러니 임금님께서는 국정을 밝게 살피소서..."
혜왕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방공의 걱정대로 그가 한단으로 떠나자마자 혜왕에게 참언하는 자가 생겨났고 혜왕은 방공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방공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하여 후에 태자는 볼모에서 풀려나왔으나 의심을 받은 방공은 끝내 임금을 다시 만날 수가 없었다.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대의원들에 의한 경선 릴레이가 한창인 가운데 주자들의 말 성찬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처럼 선거에 참여하고자하는 유권자들의 이목을 즐겁게 해주는 대목에서 판을 깨려는 것이다.
누가 경선에서 승리하든 관심 밖이다.
6.13 지방선거도 경합이 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경선이라는 민주주의를 도입해 축제 분위기를 일궈나가고 있다.
그러나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은 대의원들의 투표에 의해 경선 결과가 나왔고 후보자가 결정되었음에도 한결 같이 스스로 승리자(Winner)가 되려고 할 뿐 패배자(Loser)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승리자(Winner)가 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저항하는 상대방을 완전 장악하고 꺾어 버리려는 정복자(Conqueror)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한 술 더떠서 패자입장에서 “승자가 사전에 대의원들을 포섭했다, 향응을 제공했다” 는 등의 각종 전문(傳聞)과 심증(心證) 등 의심만을 가지고 자체행사로 조용히 축제분위기를 연출해야 할 경선 과정을 진흙탕싸움으로 변질시켜 버리고 있다.이는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뒤흔드는 몰염치다.
소수 대의원들의 의사를 존중하지 못하는 후보자들이라면 이들이 만일 당선되었을 때 대다수 유권자들의 의견을 존중할리 만무하기 때문에 걱정이 앞서는 것이고 주변의 지지자 몇몇으로 인하여 혜왕을 염려했던 충신 방공을 혜왕이 끝내 보지 못하는 우(愚)를 범할 것으로 사료되어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물증도 없이 자신의 지지도에 대한 반성은 커녕 패자의 변을 넘어 패인(敗因)을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몰아붙이면서 의심을 사는 것을 보노라면 있지도 않은 귀신마저 불러오는 의심생암귀(疑心生暗鬼) 현상을 보는 것같아 안타까운 마음이다.
혹시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을 마치 전투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때문일까? 아니면 이기면 충신(忠臣)이고 지면 역적(逆賊)-Losers are always in the wrong-이라는 지지자들의 과잉 충성 때문일까.
모두가 유권자들은 안중에 없는 소아병적 후안무치(厚顔無恥)의 소산이 아닐까?
어려서부터 지는 것은 못 배우고 이기는 것만 배운 소치일까?
민주주의의의 걸음마인 “지는 것도 배우는 겸양(謙讓)의 자세”를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덧붙이는 글 | 경기도 성남 시장 한나라당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탈락한 B,J 씨 등 후보자군과 민주당 도의원 경선에서 탈락한 K 후보자는 경선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들어 불복의사를 밝히면서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한 도의원 후보자가 있어 대의원들의 경선의미를 퇴색시키는 것은 물론 이를 지켜보고 있는 시민들의 눈살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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