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담배공장 유치 아직도 옳다고 생각하나

정부, 금연분위기다... BAT, 투자유치 정책만 믿었다

등록 2002.03.27 23:36수정 2002.03.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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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는 지난 해 8월 8일 사천 외국인 전용공단에 세계굴지의 담배제조회사인 BAT(Britisa America Tobacco·대표, John A. Taylor)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BAT 외자유치는 지역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치적을 홍보한 바 있다.

그러나 당초 지난 해 11월 기공식에 이어 12월중에 완료를 예견했던 정부의 BAT의 ‘외국인투자지역’지정이 미루어지고 있고 담배공장을 외국인투지지역으로 지정하기 곤란하다는 산자부의 분위기로 인해 최근 경남도와 BAT사간의 미묘한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BAT사 한국만 믿었는데…

BAT사는 지난 25일 “경남도와 한국정부의 외자투자유치 정책을 신뢰하고 투자 결정을 했는데 이제 와서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승인에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는 것은 유감이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BAT관계자는 “지난 해 7월 1일 담배인삼공사의 담배제조 독점권을 해제하면서 외국담배의 경우, 관세를 금년부터 10%부과를 시작으로 매년 10%씩 증가시켜 2005년까지 40%로 적용키로 한 것은 비싼 관세를 물고 수출을 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국내에 들어와서 공장을 지어 생산 판매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이제 와서 이러는 것은 이해가 안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BAT뿐 아니라 여러 기업을 한꺼번에 검토하기 위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긍정적 판단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다. 지금은 거론의 단계가 아니지만 만일 ‘외국인 투자지역’지정이 무산될 경우 도와 정부를 상대로 어떠한 형태로든 대응할 것이라는 자세다.

최악의 경우 눈 앞의 외국자본유치 치적 쌓기에 급급해 명확하지 못했던 정부와 도의 입장이 국제소송이라는 된서리를 맞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정부, 외국담배공장 우대 정서에 반한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금연 열풍이 불고 있는 시점에서 외국인 담배회사에 대한 ‘외국인 투자지역’지정은 국민정서에 반한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당초 지난 해 열릴 예정이던 외국인 투자위원회 ‘BAT 심의’가 현재 공장 건설이 16%추진된 지금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 달 말께나 4월 초 중으로 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으로 밝히고 있으나 분위기는 부결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촉진법의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지정한다’는 규정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AT가 국내 판매용으로 제조할 예정이고 높은 관세혜택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지 국민의 환영을 받지 못하는 담배제조 공장이 법인세 면세 혜택까지 바라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한편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제도는 ‘98년 9월 '외국인투자촉진법' 제정 당시 대규모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사후 지정하는 제도로서 5000만불 이상, 외국인 투자비율 50%이상, 상시고용 1000명 이상의 신규공장 설립시, 시·도지사의 신청으로 외국인 투자위원회의 승인으로 지정된다.

‘외국인 투자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국세인 소득세와 법인세가 7년간 100% 면제되고 이후 3년간 50% 감면되며 지방세 감면혜택도 주어진다. 외국인 투자위원은 관계부처 장관들과 시·도지사 등 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경남도 ,우린 도와 줬을 뿐 ‘발뺌’

경남도는 “소송을 걸어도 경남도가 소송 상대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국제소송을 한다고 해도 외국인 투자 촉진법상 ‘일정투자규모가 되면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요건이 되며 이 경우 외국인 투자 위원회에서 결정토록 돼 있어 소송을 해도 BAT가 이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는 입장이다.

또 “BAT의 입장에서는 어차피 국내에서 공장을 하는 이상 제도적으로 주어진 혜택은 다 찾으려 하지 않겠냐”고 반문하고 “경남도는 BAT가 경남으로 오겠다고 해서 도와 준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불과 6개월만에 마치 김 지사가 앞서서 다른 시·도로 가려는 것을 가까스로 유치해온 것처럼 전국적으로 호들갑을 떨던 태도에서 한 발을 빼는 태도였다.

이처럼 경남도의 입장 변화는 당초부터 의문시 됐던 BAT의 각종 약속의 파기를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높여주고 있다.

남길우 도의원은 지난해 8월 도정 질문에 이어 3월 26일에도 “BAT사의 급격한 성장은 젊은 여성들을 이용한 5년간의 무차별한 마케팅 전략의 결과이며 ‘유흥업소 담배판매금지법’을 제정케 한 주범”이라 규정하고 이런 부도덕한 기업을 온갖 혜택을 부여하면서 유치한 이유와 앞으로의 대책을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었다.

국내 엽연초 사용 ‘무슨 소리’

BAT사가 유치 결정을 발표하던 지난 해 8월 도와 BAT사는 “한국산 잎담배를 원료로 사용하겠다”는 홍보에도 도지사와 BAT사 이외에는 그대로 믿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이는 이후 존 테일러 사장의 창원 모 음식점 기자회견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존 테일러 사장은 “담배인삼공사가 향후 8년간 한국 잎담배를 전량 구매키로 생산농가와 각서를 작성했으며 BAT사천 공장에는 잎과 줄기를 분리하는 원료창(GLT)시설이 없는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국 잎담배가 국제가의 2∼3배나 되고 중국의 3.5배나 되지만 담배인삼공사가 매입하는 가격에 사들일 것”이라고도 말한 바 있다.
이를 다시 말하면 BAT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담배인삼공사가 잎담배 구매를 허락하기 힘든 상황이고 원료창 시설 자체가 없으며 잎담배의 가격차 등을 감안할 경우, 사실상 한국산 잎담배 사용은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풀이 할 수 있다.

BAT 관계자는 “협약서는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국산 엽연초를 사용할 의지는 변함없으며 담배인삼공사에 협의를 의뢰했으나 답변이 없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한 잎담배 농가는 “BAT가 원산지 효과를 위해 일부사용은 할지 모르나 부산항을 이용하기 위해 사천을 택했고 원료가공 의무화 기준 100억 본을 어기고 80억본 생산계획 등이 외국의 가공 잎담배를 사용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헛 공약, 냉철해야

잎담배는 물론, 1000명의 고용 창출 주장 역시 금연 분위기 확산으로 빛을 보기는 어렵게 됐다. 또 담배 시장이 갈수록 줄어드는 만큼 추가 인원이 필요치 않으며 단지 한국 담배인삼공사의 매출저하로 줄어드는 인원만큼 BAT의 고용이 증가될 뿐 전체 고용효과는 없을 전망이다.

1조4000억원 투입 및 직접세 4조5000억원 납부로 한국 경제에 기여한다는 말도 모순이다. 담배는 60∼70%가 세금으로 모두 국민의 부담이며 인건비와 사무소 운영비용 등도 시설투자로 해석하는 착오때문에 실제투자는 1000억원 내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일부에서는 도가 실패한 사천 항공단지를 외국인 투지지역이라는 허울로 포장, 명분을 얻기 위해 국민 건강을 해치는 담배공장을 토지무상임대, 조세감면, 각종 지원 등의 실현 불가능한 혜택을 부여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BAT의 여러 가지 달콤한 주장의 실현은 안개 속에 가려지고 국민이 우려했던 외국담배 점유율은 지난 2월 말 현재 점유율 24%를 초과, 급진전하고 있는 사실이 외국 담배회사의 한국진출 이유를 잘 말해주고 있다.

이는 최근 양산의 모 공단에 또 다른 굴지의 외국담배회사를 불러들이는 단초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최고의 경영마인드와 경제도지사를 부르짖던 김 지사의 도정 경영은 결국 국가 경제에 실익이 없는 그저 국민 건강에 해만 끼치는 담배공장을 유치하고 치적을 홍보한 후 뒷마무리가 개운치 않자 발뺌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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