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2.03.27 23:53수정 2002.03.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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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 내서읍 상곡에 위치한 자그마한 임대아파트 105동 뒤편에 물어 찾지 않으면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내서읍 장애인 공동쉼터’라고 적힌 조그마한 콘테이너 박스 하나가 초라하게 서있다.
이곳이 바로 내서읍 중리지역 장애인들의 쉼터이다. 지난 20일 정오 무렵 이들이 무언가 쫓기는 모습처럼 바삐 움직였다. 지역 복지회관의 주선으로 TV에서만 보아왔던 경남도의회를 방문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에겐 외출이래야 고작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 쉼터로 칭하는 콘테이너 박스를 오가는 게 전부였지만 이날 만큼은 생애 처음으로 맛보는 외출다운 외출인 셈이었다.
이곳 장애인들의 쉼터 운영을 관장하는 임명랑(내서읍 상곡리) 대표의 마음은 더 없이 바쁘기만 했다. 휠체어에 의존해야만 외출이 가능한 7명의 회원을 비롯, 각종 장애로 몸이 불편한 회원들을 의회방문 약속시간에 맞추어 챙기려니 마음은 바쁘고 몸은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한 임 대표는 전 쉼터 회원들에게 사전 당부에 당부를 거듭했지만 이런 사실을 알리 없는 회원들은 이 날따라 더욱 늑장 준비에 변함이 없다.
급기야 인근 육군 39사단 삼계 기동대 소속 장병 도우미와 중리복지관 직원들의 진땀 빼기 도움 속에 지역 향토기업인 삼영기업측에서 제공한 회사통근 버스에 몸을 싣자 버스안은 작은 설레임과 안도의 미소로 가득차게 되었다.
이윽고 도의회 정문 광장에 도착, 장병 도우미들의 도움으로 휠체어에 탄 회원들이 한 두 명씩 차에서 내리고 의회안으로 들어서자 행사 직전 긴장한 탓인지 지체장애인 이모(여) 씨가 갑자기 화장실이 급하다며 허둥대는 모습에 한때 웃음바다를 연출하기도 했다.
“내서읍 장애인복지관 설립을 승인합니다”
의회에 들어선 장애회원들은 방문을 기다리던 백상원 도의원의 환대를 받으며 한 가지씩 의회 운영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전반적인 의회 운영소개가 담긴 비디오 상영과 함께 간단한 기념품을 전달받은 이들은 의회내 명패가 부착된 각 의원들의 의자에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번씩 앉아 쑥스러운 표정의 눈빛을 연출하기도 했다.
순간 의회 관계자가 “이 자리는 여러분들의 귄익을 대변하는 자리입니다. 여러분들이 도의원이라면 무엇부터 실천하시겠습니까”라고 묻자 그들은 동시에 “복지관 설립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한 동료가 의장석에 올라가 “내서읍 장애인 복지관 설립을 승인합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드리자 모두들 숙연한 자세로 제발 이게 꿈인 아닌 현실로 이어지길 바라는 모습이 역력했다.
견학을 마친 이들은 간단한 방문 기념 촬영을 마치고 잠깐의 요동속에서 흔들렸던 마음을 진정시키며 타고왔던 버스에 다시 올랐다. 한나절의 흥분된 아쉬운 외출이었다.
한편 ‘장애인 쉼터’는 지난 해 5월 관내 시·도의원과 일부 주민들의 도움으로 산기슭에 작은 컨테이너를 마련하고 휴식과 함께 보람의 장으로 출발했지만 전체 회원 40여명이 옹기종기 모여있기란 턱없이 부족하고 협소한 쉼터다.
그 동안 쉼터 운영을 도맡아 온 임명랑 대표는 “의회 방문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신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이들에게 많은 외출의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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