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혁규 지사에게 공천을 양보하라"

이회창 총재 경남지사 공천 개입에 타후보들 원성

등록 2002.03.28 18:41수정 2002.03.2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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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총재가 공천을 신청했다가 스스로 포기해 공천대상자에서 제외된 김혁규 경남지사를 한나라당 후보로 사실상 굳힌 것으로 전해져 공천서류를 접수한 권영상 변호사 등으로부터 심한 반발을 사고 있다.

한나라당 경남도지부는 '지방선거 후보 상향식 공천 규정'에 의거,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경남도지사 후보 신청서를 접수했다. 권 변호사는 19일 오전 8시 30분 공천신청자로 거론되어온 인사들 중, 제1순위로 접수했다. 이어 이강두(거창 함양) 정책의장, 김용균(합천 산청) 의원도 신청 서류를 제출했고, 김혁규 지사도 신청 마감일인 22일 마감시간 5분을 남겨둔 오후 4시 55분 서류를 접수시켰다.

그러나 김 지사측은 서류를 접수한 지 20분도 채 안 지나, 도지부 사무처를 재차 방문해 신청서류 일체를 반환할 것을 요구했고, 규정상 반환이 불가해지자 이날 6시 25분 이덕영 정무부지사가 대필한 '한나라당 공천 신청 철회서'를 접수해 사실상 공천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로써 김 지사는 한나라당 규정상 '합의 추대'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었으며, 도지부는 정식으로 공천을 신청한 이강두 김용균 의원과 권영상 변호사 중 1명을 선정했어야 했다. '합의 추대에 의한 후보자 결정은 공천을 신청한 자에 한해서 할 수 있다'는 원칙이 한나라당이 스스로 만든 규정에 명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총재는 28일 오전 11시 30분경, 정상적으로 공천을 신청한 권영상 변호사를 서울로 긴급호출해 '김혁규 지사에게 (공천을)양보해 줄 것'을 간청했다고 한다.

이 총재와 1시간 20분간 면담을 마친 권영상 변호사에 의하면 이 총재가 "김 지사에게 공천을 줘야 하니 양보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이에 권 변호사는 "당이 만든 법과 원칙을 스스로 파기할 셈이냐. 국민들이 한나라당을 어떻게 신뢰하고 지지하겠는가"라며 이 총재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총재는 "김 지사가 이번 대선에서 경남 유권자의 90% 이상을 싹쓸히 해주겠다며 자신에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고 하는 데 권 변호사가 이번만 양보해달라"고 재차 부탁하더라는 것. 이 말이 사실이라면 이회창 총재는 연말 대권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법과 원칙=이회창'이란 이미지마저 포기하는 측은한 모습을 보여준 것이나 진배없다.


이날 5시50분경 면담을 마친 권 변호사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경남이 혁규의 봉토냐. 언론들은 무얼하고 있단 말인가"며 울먹이며 하소연했다.

권 변호사는 함께 공천을 신청한 이강두 김용균 의원과 대책을 논의한 후, 최종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권 변호사는 스스로 만든 원칙과 법을 무시한 이회창 총재와 한나라당의 처사에 대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 강력히 규탄할 것을 심각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덧붙이는 글 | www.ur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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