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 준비할 때 아쉬웠던 일들

등록 2002.03.28 21:46수정 2002.03.29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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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봄이 오고 젊은 청춘남녀들의 결혼시즌이 되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에도 결혼준비를 위한 갖가지 패키지 상품이 많이 보인다.

결혼한 지 6년쯤 되었다. 엊그제 결혼한 것 같은데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 필름을 6년 전 결혼 준비를 할 때로 돌려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사람마다 중요시하는 것이 다르겠지만 중매로 만나서 결혼을 해서 그런지 나의 주장보다는 그저 주위의 이끌림에 의해 모든 걸 준비했다.


가장 아쉬운 점은 한복과 패물이다. 한복을 명절 때마다 입는 사람도 많이 있겠지만, 남편은 한복에 익숙하지 않아 너무 불편해 하고 옷맵시도 한복보다는 양복을 입는 것이 나아서 결혼하고 딱 두 번(신혼여행 다녀와서, 결혼 후 첫 명절 때) 입었다.

내 경우는 시가결혼식 때나 설날 세배드릴 때(아이를 낳고 나니까 한복도 몸에 맞지 않고 일하기도 불편해서 자연스레 입지 않게 되었다) 입었으니 남편보다는 몇 번 더 입은 셈이다.

한복은 입을 기회가 적기 때문에 비싼 것을 살 필요는 없다. 그런데 막상 옷을 사러 가면 상술에 넘어가 "일생에 한 번인데, 옷을 좋은 것을 입어야 옷맵시가 나지?" 하는 말 때문에 무리를 하는 것 같다.

거기다 "한복에 두루마기를 입지 않으면 말이 되나?"라고 해 결국은 두루마기까지 하게 되었다. 한복에 두루마기까지 300만원 정도 든 것으로 기억되는데, 경제적인 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한 것이었다. 살면서 그 돈을 모으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데, '일생에 한 번'이라는 유혹에 너무나 쉽게 돈을 써 버려서 지금 생각해도 아깝다.

원래 몸에 무언가를 걸고 다니는데 익숙하지 않아서 패물에 관심이 없었다. 가끔 굳이 악세사리를 한다면 값싸고 귀여운 모조품이 편하다. 그런데 이것도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것 때문에 어른들에게 이려 구색대로 하게 되었다(팔아서 저금하고 싶은데, 남편의 반대로 사용하지도 않는 예물을 간직하고만 있다). 특히 시계는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값싸고 시간 잘 맞으면 되는 것을 그 가게에서 같이 하다보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비싸게 사고 말았다.


결혼식도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얼마나 시간이 촉박한지(내 경우는 앞 시간에 결혼한 부부가 원체 많은 사진을 찍어서 수업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쉬는 시간 없이 바로 정신없이 결혼식을 하였다) 주례사 선생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로 들어오지 않았다. 20분이면 끝이 날 결혼식을 위해 그렇게 많은 돈을 쓰고 많은 하객들이 참석한다고 힘이 들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하객 수를 줄이고 좀더 검소하고 조용하게 결혼식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림살이도 처음부터 너무 구색을 맞추려고 무리를 할 필요는 없다. 꼭 필요한 것만 사고 살아가면서 하나씩 장만하는 맛을 알았으면 싶다. 절약을 해서 부모님 덜 힘들게 하고 본인들도 현금으로 가지고 살면서 요긴하게 쓴다면 더 좋을 것 같다.


결혼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인데, 끝인 것마냥 결혼 자체에 모든 걸 투자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결혼의 겉치레보다는 결혼의 의미를 가지고 실속 있게 결혼을 준비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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