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2일 국무총리실에서는 <불법체류자 방지 종합대책>을 통해 자진출국과 1년 유예기간 후 전원 출국방침 등을 발표하였다. 한편 3월 18일에는 노동부장관이 국내 외국인력의 78%로 추산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합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도 정부 각 부처는 산업연수생제도에 대한 이해관계에서 티격티격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데, 적어도 지금상황에서는 5월 25일 이후 어떤 상황이 닥쳐올지 전혀 예상하기 힘든 상황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분명하고도 중요한 것은 외노협 등 외국인 이주노동자 지원단체들이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던 연수제 철폐, 노동허가제 실시, 미등록노동자 합법화 혹은 사면과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 발표된 연수제도 보완대책과 이른바 불법체류방지대책은 산업기술연수제도 개선이 아닌 연장 혹은 추첨방식 등의 개선으로 표현되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또한 1년 후 모두 출국해야 한다는 전제를 갖고 있는 <유예기간>은 국내 체류중인 미등록노동자들에게 있어서 정책입안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무슨 대단한 "당근"도 아니다. 더구나 더 가중되어 가는 영세업체 인력난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방침이다. 또한 법무부는 자진출국기간이 끝나는 5월 25일부터 예년과 다름없이 강력한(?)단속을 벌여 이른바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강제로 쫒아내겠다고 벼르고 있는 모양인데 그 효과라는 것이 '글쎄올시다'이다.
이런 정황을 감안하여 외국인노동자대책협의회(이하 외노협)는 <불법체류 방지 종합대책>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여 4월 1일(월) 오전 10시 서울 안국동 <느티나무>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서는 이번 종합대책에 대한 반대를 표명할 것으로 보이는데, 구체적으로는 연수제도 철폐, 송출비리 척결, 체불임금 해결대책요구, 고용허가제/노동허가제 실시, 미등록노동자 전면사면 등의 요구사항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4월 초에 민주당과 노동부, 그리고 외노협이 참석하는 외국인이주노동자 관련 법제정 문제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번에 발표된 종합대책의 근시안적인 방침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대규모 집회, 농성, 사이버 시위, 대국민 캠페인 등을 다각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여성이주인권연대와 서울경인지역 평등노조 등 4개단체도 3월 19일, 그릇된 현실인식에 기반한 이번 종합대책에 반대함은 물론, 3월 25일부터 5월 25일까지 설정되어 있는 자신신고기간을 거부할 것을 결의하였고, 3월 29일에는 오후 2시 서울 프란체스코 회관 206호에서 <이주여성인권연대 1주년 정책토론회>를 가지고 이후 방안을 모색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몇 번의 시위와 농성으로 산업연수제도 폐지와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참된 복지와 삶의 질 개선이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데 참으로 어렵고도 험한 길임에 틀림없다. 왜냐하면 이미 썩어버린 지 오랜 산업연수제도를 온존시키기 위한 세력들은 만만찮은 저항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도 뭉쳐야 산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아무쪼록 2002년 봄,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건강한 노동과 좀 더 나은 인간다운 삶을 위해 노력하는 제단체들이 '합리적인' 연대를 통해 멋있는 싸움을 한번 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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