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4월은 과학의 달
4월은 과학의 달이다. 해마다 각 교육청들은 4월을 과학의 달로 선정하고, 과학정신을 고취시키고, 아동에게 과학적 체험의 기회를 부여하는 갖가지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다. 십여 년 동안 계속 되고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서울시 교육청 관내의 학교들은 해마다 모형항공기, 글라이더 대회, 과학상상화 그리기 대회, 과학독후감쓰기 대회, 과학상자 조립대회, 라디오 조립대회 등 갖가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바라보는 교사들은 마음 한 구석에는 알 수 없는 허탈감이 존재한다. 그 허탈감의 정체는 바로 우리나라 과학교육이 그 전보다 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허탈감 때문이다. 교육인적자원부나 각 교육청이 과학교육에 투자하는 시간과 액수는 엄청나다. 초등학교에서 유독 자연과 실험연수를 5년마다 한번씩 실시하는 것을 보아도 그렇고, 해마다 과학실 자료 구입에 엄청난 양의 돈을 투자하는 것을 보아도 그렇다. 그러나 과연 우리나라의 과학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과학의 달을 보내면서 던져보는 나의 질문이다.
2. 과학에 대한 아동들의 썰렁한 태도
지금 교육에서 과학이 푸대접을 받는 것은 과학이라는 과목을 대하는 아동의 태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금 전국의 초등학교에서 실시되는 방과후 상설활동의 경우를 보자. <컴퓨터반>은 학교마다 아동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치는 방과후 상설활동 전담 회사들이 진을 치고 있으며 학교마다 10개 내외의 반들이 해마다 만들어져 성시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과학탐구반> <발명반>들은 학교에서 아무리 만들어보려고 애써도 신청하는 아동이 별로 없다. 폐강이 되기 일쑤이고 고작 한 두개 반이 명맥을 잇다가 쓰러지는 형편이다. 결국 이러한 현장에서 과학활동의 침체는 최근에 들어 이루어진 교사와 학부모들의 의식변화에 기인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결국 아동과 학부모의 의식에서 <과학>이라는 단어를 쫓아낸 것은 다름아닌 컴퓨터이다. <과학>을 아는 수많은 학부모들은 여전히 <과학적 소양>을 기르기 위해서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그저 사회의 흐름에 편승하는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과학교육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과학이라는 단어를 경시하는 경향조차 보인다. 물론 이러한 태도는 사회의 변화와 흐름에 부응하는 적절한 것일 수도 있다. 하긴 우리 사회는 이제 더이상 <에디슨>을 길러내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우리는 모두 <빌게이츠>를 길러내는 데에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3. 지금 우리 시대의 컴퓨터 교육은 빌게이츠를 길러내고 있는가?
컴퓨터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으나 과연 어린이들에게 시키는 컴퓨터 교육이 과연 빌게이츠를 길러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여러 컴퓨터학원에서 아동들이 배우는 내용은 그저 시대의 흐름에 부응해서 컴퓨터의 작동을 배우려는 움직임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결국 컴퓨터 기술자를 길러내는 교육을 우리 아동들에게 실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가지게 되는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좀 더 많은 아동에게 컴퓨터를 접하게 하는 것은 빌게이츠 같은 사람을 길러내는데 일조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무엇보다더 빌게이츠는 단순한 컴퓨터 기술자를 넘어선 창조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좀 더 본질적으로 말하자면 빌게이츠도 한 사람의 발명가였다는 점을 우리는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사회의 분위기는 갈수록 발명교육이나 과학교육을 등한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대로 가다간 빌게이츠는 고사하고 그저 컴퓨터 기술자를 대량 생산하는 이상한 모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갖게 되는 것이다.
4. 과학의 달을 맞으면서
과학의 달을 맞으면서 컴퓨터 교육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과학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진정 본질적인 과학과 과학적인 태도의 육성이 컴퓨터 교육에 밀려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결국 빌게이츠를 만드는 것은 컴퓨터를 많은 아동에게 권장하는 것보다 넓은 과학적 지식과 창조적인 태도에 관심을 기울일 때 가능하다는 점을 생각할 때 과학교육 혹은 발명교육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결국 이 시대의 교육이 담당해야 하는 일은 컴퓨터를 가르치는 일이 아니라 여전히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발명가를 길러내는 점이라는 점은 지금 이시대에 있어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과학의 달을 맞아서 각 학교에서 벌이는 행사가 너무 구태의연하다는 지적도 많고, 좀 더 새롭고 신선한 행사를 통해 과학의식을 고취시킬 수도 있지 않느냐는 지적도 많다. 그러나 정부에서 과학행사에 투자하는 비용이 너무 적을 뿐 아니라 과학의 달, 그리고 발명교육에 투자하는 액수가 컴퓨터 교육에 투자하는 돈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들은 아동들을 빌게이츠로 만들 생각을 하지 말고, 발명가, 자신의 생활을 개선시켜 나가는 사람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것이 본질적이고 효과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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