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한 편의 드라마처럼 짜릿하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정치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언제 우리 국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이렇게 고조된 적이 있었던가 과거를 되돌아 보게 될 만큼 최근 벌어지고 있는 민주당 대선 후보 국민 경선은 히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지난 주에 이어 어제 벌어진 경남 지역 투표에서 지역주의 경향을 보이는 특정 후보에 대한 몰표 현상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우려의 눈길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이인제 후보가 얻은 몰표와 노무현 후보가 얻은 몰표의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해 두 후보에서 쏟아진 몰표가 모두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없다는 점이다.
우선 노무현 후보가 경남 지역에서 얻은 표를 두고 일부 수구 언론과 비평가들은 지역주의 '묻지마 투표'현상이 다시 나타났다고 떠들고 있다.
하지만 잠시만 생각해보자. 과연 노무현 후보에게 보여준 표가 지역주의를 대변한 표들인가? 노무현 후보는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듯이 정치인으로서 편한 길을 놔두고 그 자신의 소신으로 험난한 길을 걸어온 정치인이다. 지역 감정의 타파라는 소신을 가지고 지역주의의 망령에 깊이 빠져있던 우리 정치사에 과감하게 도전한 몇 안되는 소신파 의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노 후보가 겪은 실패와 좌절은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의 기반이라 불리는 광주에서 당당히 1위로 우리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정치 혁명의 밑거름을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은 노 후보의 역경은 결국 광주로 대표되는 호남의 민심이 영남 출신의 노 후보에게 지지를 보냄으로써 작은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영남 민심도 노 후보의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끊임없는 도전에 대해 환호를 보낸 것으로 보여진다.
반면 이인제 후보가 충청과 대전에서 기록한 몰표는 지역주의 투표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있다. 물론 우리 민족의 情-지연, 학연, 혈연으로 대변되는-에 의해 동향 출신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행태가 이성적인 판단은 완전히 유보한채 거의 맹목적인 지역주의에 매달린 투표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보여진다.
이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어야 할 집단으로 정치권을 꼽는데 주저하는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동한 우리 정치권이 보여준 행태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무관심과 혐오를 가져오게 한 것이 사실이다. 이와 함께 우리 국민들도 지역에 따른 투표보다는 인물에 대한 투표를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의식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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