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고문이 이중적이라고?

30일자 한나라당 논평에 대해....

등록 2002.03.31 19:59수정 2002.03.3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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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30일 배용수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민주당 노무현 고문에 대해 '이중적'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남을 욕하고 험구하는데엔 가차없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남의 비판에 대해선 터무니없는 궤변으로 모면하려 하고 있다"나?

나는 한나라당이 낸 논평을 보면서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제어할 수 없는 슬픔을 느낀다. 남을 욕하고 험구하는데엔 가차없는 한나라당이 그보다 못한 자신의 모습은 좀처럼 돌아보지 못하는 '이중적'인 행태를 벗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안쓰러운 탓이다.

한나라당은 노 고문이 이인제 고문의 이념공세를 가리켜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이 쓰던 매카시적 수법"이라 지칭했다며 발끈했다. 또 직전의 '음모론' 공방 때도 그를 '한나라당의 수법'이라고 덮어씌운 바 있다고 목에 핏대를 세웠다.

한나라당에게 묻는다. 매카시적 수법이 한나라당의 주특기가 아니라면 그러면 누구의 것인가? 대통령에게 '빨갱이적 수법' 운운하고, 청와대를 향해 '친북세력' 운운하며, 민주당을 지칭하여 '조선노동당 2중대'라 운운하던 세력들이 누구였는가?

또 이인제 고문이 음모론을 제기할 때 하루에 한 건씩 날마다 논평을 쏟아내며 실체도 없는 음모론에 숨을 불어넣으려 한 이들이 누구였는가? '보이지 않는 손' 운운하며 민주당 경선을 쉬임없이 음해하고도 이제 와서 그런 적이 없다고 발뺌할텐가?

부대변인은 노 고문을 향해 이렇게 비난했다. "어떻게 남에겐 그렇게 혹독한 사람이 자신에겐 그렇게 한없이 관대할 수 있단 말인가?" 남에게 혹독하고 자신에게 관대하기로 따지자면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를 능가할 이는 없다. 그걸 부인하겠는가?

한나라당은 또한 노 고문의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혹은 "정계개편 시작" 등의 과거발언을 물고 늘어지며 그를 "경거망동을 하는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한편, 그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상식을 벗어난 동문서답"을 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에게 다시 묻는다. 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던 폭압적인 인권말살의 시대에 군사독재의 하수인이 아니고서 한번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노래하지 않은 이가 어디 있는가? 그 시대에 그것은 민주요, 저항이며, 자유.평등을 갈구하는 기도가 아니었던가?

또 노 고문의 정계개편 발언에 대해 시기의 부적절함을 지적할 수 있을지언정 지역구도를 타파하자는 그 의도와 충정을 부정할 수 있는 이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한나라당은 정치의 지각변동을 원하고 있는 국민의 소리를 바르게 듣고 있는지 오히려 묻고 싶다.


부대변인은 노 고문을 향해 이렇게 비난했다. "이처럼 경거망동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감히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고 설치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경거망동으로 따지자면 당권.대권에 관해 일주일 사이에 말을 바꾼 이회창 총재가 몇 수 위다. 그렇지 아니한가?

한나라당에게 충언한다.

남을 헐뜯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아보라. 명색이 '한나라'를 자임하면서도 스스로 하나됨을 이루기는 커녕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파당적인 분열을 거듭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이 부끄럽지도 않은가. 국민들의 마음이 한나라당과 이 총재로부터 급속히 멀어지는 까닭을 이제라도 깊이 헤아려 보기 바란다. 상대에 대한 비난은 그 다음에 해도 늦지 않다.



[한나라당 논평] 노무현 고문의 이중적인 언동


민주당 노무현 고문의 태도가 매우 이중적이다. 남을 욕하고 험구하는 데엔 가차 없는 사람이 자신에 대한 남의 비판에 대해선 터무니 없는 궤변으로 모면하려 하고 있다.

엊그제 이인제 고문으로부터 이념공세를 받자 "한나라당과 수구언론이 쓰던 매카시적 수법"이라고 반발했다니 어이가 없다.

노 고문은 그 얼마 전 '음모론' 공방 때도 "한나라당의 수법"이라고 덮어 씌운 바 있다. 야당과 언론까지 끌어들여 뒤집어 씌우는 것이 무슨 버릇 같다.

어떻게 남에겐 그렇게 혹독한 사람이 자신에겐 그렇게 한없이 관대할 수 있단 말인가? 떳떳하고 당당하게 자신을 숨김 없이 드러내야 옳지 않은가?

게다가 노 고문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상식을 벗어난 동문서답을 하는 버릇도 있다.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 운운한 과거발언이 문제되자 "당시 정서적으로 노동자들이 소외받고 억압받던 시기에 상징적인 정치연설이었다"고 얼버무렸다.

노 고문은 그 얼마 전엔 야당의원 빼가기에 착수했다는 의미로 "통화가 시작됐다"고 말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자 "정계개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둘러댄 바 있다.

이처럼 경거망동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감히 국가 지도자가 되겠다고 설치는 것인지 참으로 한심스럽다. 노 고문은 보다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생각과 행적을 해명해야 할 것이다.

2002. 3. 30 / 한나라당 부대변인 배용수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하니리포터에 게재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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