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시민이 만들어 가는 대안언론 '대전충남 오마이뉴스'

등록 2002.03.31 23:04수정 2004.02.0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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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전에서 열렸던 지방언론 관련 한 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이 한결같이 '지방신문 위기'를 역설했던 적이 있다. 대부분 이러한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데, 플로어에 있던 한 현직기자가 "위기는 무슨 위기?"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순간 모두의 눈길이 그 기자에게 쏠렸는데, 그는 상기된 표정으로 "지방지는 위기가 아니라 뇌사(腦死)상태"라고 단언을 했다.

그날 그 현직기자의 진단은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렇게까지 지방신문의 실태가 심각한 것인가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뇌사판정의 이유인 즉 간단하다. 이미 지방지의 경영상태는 기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못하는 정도가 됐고, 그 때문에 열악한 상황에서 제작되는 신문은 불량상품일 수밖에 없다. 불량상품을 사줄 사람은 기관에 있는 공무원들 외에는 거의 없는 상태이고 이런 속에서 경영수지를 맞추고 살아남자면 외부적으로는 광고확보나, 독자확보에 무리수를 둘 수밖에 없다.

언론사 내부적으로는 적은 인력과 저임금으로 하루하루를 꾸려나가는 식의 운영이 불가피하다. 그러니 좋은 상품이 나올 리 만무이다.

한마디로 얘기하면 '빈곤의 악순환'이다. 어디서이든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지방지가 살아남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오는데, 지방지들은 '경영의 개선'에서 그 고리를 끊는 해답을 찾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하는 것은 물론, 독자확보와 광고 수주를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 신문사 고위 간부는 공개적인 자리에서 "지역주민들이 지방지를 전혀 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지역발전을 위해 신문을 봐 줘야 한다"고 했다. 주장의 근거로 지역주민들이 우선 지방지를 봐줌으로써 경영이 호전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신문의 질도 좋아질 수 있음을 들었다. 지방지를 비판하더라도 그 이후에 비판하라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다른 한 전문가는 '펌프론'을 말하기도 한다. 인위적으로 자금을 투여해서라도 일단 지방지를 살려 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말라버린 샘에 펌프를 가설하고 펌프질을 하지 않으면 절대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과거 1도 1사의 원칙이 적용되던 시절, 독점적 지위에 만족해하며 보다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투자보다는 신문 외적인 사업 확장에 열을 올려오지 않았느냐 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에게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군림해옴으로써 잠재적 독자를 신문으로부터 멀찌감치 등을 돌리게 만들었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신문발행의 자유화가 이루어진 이후에 이 지역에도 여러 개의 신문이 복간, 혹은 창간되었다. 중요한 문제는 매체의 양적인 증가가 상호 경쟁을 통한 질적 향상이라는 문제로 연결되어 지역사회 발전이나 지역사회의 민주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는가 하는 점인데, 답부터 말한다면 "아니올시다"이다.


기존의 신문은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해, 신생사들은 기존신문을 따라잡기 위해 공정한 게임의 룰을 포기한 채 이전투구를 벌여왔고 이 과정에서 갖가지 문제들을 야기시켜 왔다. 심지어 주민들 사이에서는 '언론공해'라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았고 언론사가, 혹은 언론인이 지탄의 대상이 되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지방지가 살아남는 해법은 그야말로 간단하다. '정도(正道)를 걷는 것'뿐이다. 언론 본연의 기능인 비판, 감시 기능을 제대로 하는 것만이 등을 돌린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있다. 이를 통해 지역사회 발전이나 개혁에 기여해야 하고, 이를 통해 신문사의 경영을 호전시켜야 한다. 정작 언론인 스스로는 그럴 의지가 없으면서 독자 탓만을 하는 것은 책임회피에 다름 아니다.

대전충남 오마이뉴스가 창간을 준비하면서 많은 사람들은 "진정한 지역의 대안언론이 되어달라"고 주문했다. 오마이뉴스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를 뒤집어보면 지역언론에 실망한 독자들이 많다는 얘기가 된다.

4월 1일 창간하는 대전충남 오마이뉴스는 지역의 진정한 대안매체로 자리잡을 것인가?

이 물음에 확답을 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기존의 지역언론과는 달라야 할 것이다. 아니 달라져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 하나의 그렇고 그런 '정보공해'를 유발하는 매체로 전락하게 된다.

오마이뉴스는 시민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신문이다. 그저 그렇고 그런 신문을 만들지 않도록 하는 힘은 시민들에게 있다. '대안언론'이 되어달라고 주문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 스스로 '대안언론'을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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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비평, 지역언론, 자연환경 등 다양한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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