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조선족 아이돕기 인터넷 후끈

등록 2002.04.13 13:19수정 2002.04.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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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에 걸린 네 살배기 조선족 아이를 돕기 위한 손길이 인터넷을 훈훈하게 달군다.

사연의 주인공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1년 넘게 앓아온 조선족 어린이 왕뢰(4살) 군. 중국의 낙후된 의료 서비스 때문에 한국을 찾았지만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연이 퍼지자 수많은 네티즌들이 치료비 모금 운동에 나섰다.

이 운동의 중심에는 MSN 메신저가 있다. MSN은 지난 11일 MSN 사이트(www.msn.co.kr)에 '조선족 백혈병 아이 돕기'이벤트를 마련해 왕뢰 군의 가슴 아픈 사연을 소개하는 한편 후원금 모금을 시작했다.

도움을 주려면 행사 홈페이지에 가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휴대폰 번호를 적고 '왕뢰 도와주기' 버튼을 누르면 된다. 한번 클릭할 때마다 모금되는 1천 원은 휴대폰 요금에 더해진다. 행사기간은 5월 15일까지.

MSN은 왕 군이 투병하는 동영상을 행사 홈페이지에 올려놓았고, 네티즌들이 왕 군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낼 수 있도록 홈페이지와 MSN 커뮤니티(communities.msn.co.kr)를 연결시켰다. MSN 메신저 이용자들이 자기 메신저에 등록된 사람들에게 이벤트에 참여하도록 권하는 파일도 등록해 놓았다.

MSN 관계자는 "네티즌들이 MSN 메신저를 통해 왕 군 돕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이트 차원에서 힘을 보태기로 했다"며 "모금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많은 이들이 참여해 훈훈한 사랑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왕 군이 입원해 있는 서울중앙병원에 따르면, 왕 군은 현재 약물을 이용한 항암 치료를 받는 중이고 치료가 끝난 한 달 뒤에는 골수검사를 받는다. 이 검사에서 백혈병 세포가 5% 이하면 골수 이식을 실시한다. 왕 군은 지금 백혈병 세포가 8.5%다.

왕뢰 군의 가슴 아픈 사연

왕뢰 군은 지난 1일 부모와 함께 한국에 와 현재 서울중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병원은 지난 3일 1차 검사에서 왕 군이 골수이식을 받지 않으면 살기 힘들다는 판정을 내렸다.

왕 군에게 백혈병 증세가 나타난 것은 지난해 5월. 멀쩡하게 잘 놀던 아이가 갑자기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백혈병이었다.그것도 악성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M5b). 왕 군 부모는 고향인 훈춘 근처의 병원을 모조리 뒤졌지만 치료할 수 없다는 말만 들었다.하지만 아이를 포기할 수 없어 톈진의 소아백혈병병원에 입원시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별 차도가 없었다. 치료비만 눈덩이처럼 불었다. 15만 위안(2천5백만 원). 훈춘에서 집을 대여섯 채 살 수 있는 큰 돈이다.문제는 이 돈을 어떻게 마련하다 해도 아이가 살아날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유일한 방법은 골수이식이지만 중국의 의료 수준이 떨어지는 데다 왕 군과 맞는 혈액유전자형 골수를 찾기가 어려웠다. 결국 부모는 한국행을 택했다.

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을 접한 한국골수은행협회와 서울중앙병원 소아과 김태형 박사(울산대 교수)가 발벗고 나섰다.김 교수는 "국내 골수은행은물론대만이나 일본,미국 쪽 골수은행에도 부탁해 아이에게 맞는 골수를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치료비. 왕 군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입원비, 검사비, 수술비 등을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아마 1억 원 이상이 될 것이다. 왕 군의 어머니 이화(25) 씨는 "한국에 올 때만 해도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아이만 건강해지기를 바랐는데 막상 살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는 돈이 없어 걱정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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