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은 민주노총 충남본부장이고, 저는 7살난 딸아이를 둔 엄마이자 민주노동당 아산지구당 사무국장입니다. 며칠전에 남편이 경찰에 자진출석했고, 제가 남편면회를 요구하면서 겪었던 사연을 기사로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단지 저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에 계속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제 제가 남편과의 접견과정에서 알게된 기막힌 유치장 체험기를 올립니다. 남편이 겪고 있는 일들은 특별 케이스가 아니라 유치장내의 모든 피의자들이 겪고 있는 일입니다. 그리고 남편의 호소는 저만 들은 것이 아니라 지역의 인권사회단체와 경찰서 수사과장도 함께 들은 이야기임을 밝힙니다.
유치장 입감 다음날, 유치장 근무자들은 오전 6시 기상이 규칙이라며 모두 일어나 정자세로 앉으라 하더랍니다. 제 남편이 왜 모든 피의자가 일어나 앉아야 하는 것이냐고 묻자 그것이 규칙이라고 하더랍니다.
그 규칙은 무엇에 근거한 것이냐, 입감된 피의자들이 그 규칙을 지켜야 할 이유가 뭐냐고 묻자 이제 막 20대를 초반으로 보이는 근무자는 규칙이니까 지켜야 하는 것이라며 "죄 안 짓고 안 들어오면 될 것 아니냐"는 등으로 말했다하더군요.
그러더니 "모포들고 나오라"며 옆의 독방으로 옮기라 하더랍니다. 잠시후 그 근무자는 입감자 자료를 보면서 "민주노총? 이러니 경찰이 민주노총을 싫어하지"하더니 조금 있다가는 "인주면 공세리?(남편의 주소입니다) 이 동네는 왜 이리 범법자가 많아?, 우범지대구만"하더랍니다.
그리고는 녹음기와 카메라를 들고는 남편의 입감태도를 판사에게 제출하겠다고 하더라군요.
세상에, 유치장 철창이 가로막혀있지 않았다면 남편은 자신이 어찌했을지 모르겠더라고 하더군요. 유치장안의 피의자들은 형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조사를 받기 위해 있는 것임에도 마치 죄인 다루듯 하는 근무자의 태도에 남편은 충격을 받았고 격분했었다고 하였습니다.
피의자 모두가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모두 정자세로 하루종일 앉아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피의자가 앉거나 서거나 물구나무를 하거나 간단한 체조를 하거나 대체 다른 피의자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관리에 지장주지 않으면 되는 것이 아닌가요?
이미 입감된 그 사실만으로 피의자들의 자유가 제한되고 있음에도 거기에 더해서 마치 징벌을 받는 것처럼 정해진 자세로 하루종일을 보내도록 하다니요! 남편은 근무자의 눈을 피해 누워있다가 근무자가 오는 기척이 나면 벌떡 일어나 앉는 다른 피의자들을 보면서 기가 막혔다고 합니다.
저는 정말 놀라고 있습니다. 얼마전 중학생이 자기 친구를 괴롭힌다는 이유로 동급생을 흉기로 살해하고 자수한 사건이 있었는데, 우리 언론은 조금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는 정도로 지나쳤습니다.
저는 그 사건속에서 우리사회에 만연한 폭력에 대한 둔감함, 타인의 신체를 아무렇지않게 취급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끔직한 인권의식 수준을 보았습니다.
남편의 일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젊디 젊은 그 청년이 아무렇지도 않게 단지 유치장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타인을 무시하고 모독하고 그런 자신의 태도를 문제삼자 안 들어오면 될것 아니냐는 식의 태도를 보인것에서 저는 무섭고 끔찍한 우리의 인권수준을 느낍니다.
남편은 이미 해당근무자가 이후 사과를 했으니 덮어두자고 했습니다. 저 역시 그 청년을 문제삼고자 하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들 모두를 포함해서 특별히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분들은 인권에 대한 교육이 얼마나 절실한가를 제기하고자 합니다.
또한 남편은 벌써 입감 5일째인데도 볼 일을 보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우리 화장실문화는 갇혀있는 것인데 환하게 들여다보이는 배변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것이지요.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그렇다면서 이의 시정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편은 유치장 입감자 규칙에서의 문제을 제기했습니다. '입감자는 정자세로 앉아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며 명상한다'는 규칙이 있다는군요. 제가 그 부분 사진촬영을 요구했고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피의자는 모두 과오를 반성해야 하고, 정자세로 명상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 규칙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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